교회 교육은 세상과 다르게

통계로 보는 세상 - 87

2019-11-26     지용근 대표

우리 사회는 학벌 중심 사회이다. 최근 발표된 대학 및 교육에 대한 인식조사 결과(일반국민 1000, 한국리서치, 2019.08)에 의하면, 국민 80% 이상이 대졸자와 고졸자, 서울 소재 대학과 지방대, 명문대와 비명문대의 학력 차별이 심하다고 인식하고 있다. 이런 인식 하에서 국민의 절반 가까이는 학력으로 인해 열등감과 소외감을 느껴본 경험이 있다. 이런 열등감을 극복하기 위해서라도 국민들은 자녀 교육에 매진한다. 그래서 자녀가 명문대에 입학하게 되면 집안의 자랑이라고 생각하는 이가 전국민의 75%나 된다. 자녀 교육은 필연적으로 사교육이 따라온다. 2018년 기준 초중고 사교육비 총액은 약 19.5조 원 정도 된다. 학생 1인당 월 사교육비가 40만 원 정도 된다는 이야기다(통계청, 2018년 초중고 사교육비조사, 2019.3.11). 국민들은 사교육비가 부담되지만(91%), 남들이 하니까 심리적으로 불안함, 한편으로 자녀를 남들보다 더 앞서나가게 하기 위해 사교육을 하고 있다.

그런데 소득 변화에 가장 민감한 지출 항목이 교육비이다. 산업연구원 연구 결과에 따르면 우리 국민은 여러 생활비 중에 소득이 줄어들면 교육비부터 줄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대로 소득이 늘면 교육비부터 늘린다. 따라서 중하위권 소득층의 경우 돈이 없어 학원을 못보낸다는 말이 통계적으로 설득력을 얻는다(산업연구원, ‘가계소득과 서비스 소비지출의 비대칭성에 관한 연구보고서’, 2016.08.15.). 앞으로 우리 사회가 양극화되면 될수록 교육적 혜택에 대한 양극화도 더욱 심화될 것이다. 실례로 통계청 ‘2018년 가계동향조사 결과’ (2019. 04.25.)에 따르면 월소득 700만 원 이상 가구와 100만 원 미만 가구의 교육비가 무려 17배나 차이 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교육개발원에서 조사한 2018 교육여론조사 결과(일반국민 2000, 2018.09)에 의하면 우리 국민은 자녀 교육에 성공했다는 의미를 좋은 직장에 취직한 것을 1위로 지적했다. 자녀 교육의 목적이 자녀의 출세와 성공과 강하게 연결되어 있음을 알 수 있다. 또 자녀 장래 생활에 대한 기대를 질문했는데 가족이나 주위사람들과 원만하게 지냄경제적 윤택함이 동일하게 1위로 지적됐다(보고서 8p).

여기서 교회의 역할이 있을 것 같다. 첫째로, 교회 교육은 세상 교육과 다르게 바로 성품 교육에 초점을 두어야 할 것이다. 후에 사회생활 하면서 수많은 인간관계를 맺으며 경쟁사회에서 살아가야 할 텐데, 교회 학교가 어릴 때부터 하나님의 성품을 가르치고 실천하게 하는 교육 현장이 됐으면 하는 바람이다. 둘째, 교회 교육을 통해 삶에 다양한 가치관을 심어 주어야 할 것이다. 한국인은 행복의 조건으로 을 과도하게 의존하고 있다. 교육 열풍이 부는 것은 결국 사회적 성공, 경제적 풍요에 대한 욕구 때문이다. 따라서 교회는 삶의 목표에 대한 다양한 가치관을 형성할 수 있도록 가르쳐서 과도한 사교육, 교육적 몰입에서 벗어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필요하다. 셋째, 교회 교육을 통해 창의적 사고 역량을 키워 줄 수 있었으면 한다. 앞에서의 한국교육개발원 조사에서 우리 국민은 미래 학생에게 우선적으로 길러줘야 할 역량으로 창의적 사고 역량1위로 꼽았다. 이 부분은 기존의 사교육과 공교육이 모두 커버하지 못하는 빈 영역이라 볼 때, 이와 관련 교회학교 교육이 성경 공부 외에 창의력을 길러주는 방향으로 가는 것도 사회가 따라오지 못하는 차별적 영역이 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