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회단상]해불양수

이병후 목사 / 가양제일교회 담임

2019-10-01     이병후 목사

며칠 전 멋진 말을 들었습니다. ‘해불양수(海不讓水)’라는 말입니다. 바다는 어떠한 물도 마다하지 않고 받아들여 거대한 대양을 이룬다는 뜻입니다. 어느 산중턱에 조그만 샘물에서 시작된 물이 흘러서 개울물이 되고 개울물이 강물이 되는데 모든 물은 바다로 흘러갑니다. 

바다로 흘러가는 물이 시작되는 곳에서는 깨끗한 물입니다. 그러나 사람이 사는 도시를 지나는 동안 물은 온갖 쓰레기와 생활 폐수, 공장 폐수가 섞이면서 오염되고 썩어 악취가 진동합니다. 이런 물이 바다로 흘러가면 육지에서 가까운 바다는 오염이 됩니다. 그러나 크고 깊은 바다는 오염된 모든 것을 정화시켜버립니다. 

그러므로 태평양이나 인도양, 대서양 같은 큰 바다는 생명력이 왕성합니다. 아무리 깊고 빠른 강물이라 해도 바다는 모두 받아들입니다. 또 아무리 큰 홍수가 나도 바다는 모두 받아들이고 넘치지 않습니다.

그래서 누군가 하나님의 사랑을 바다 같다고 했습니다. 맞습니다. 참으로 하나님은 바다 같은 사랑으로 우리의 모든 것을 받아들이십니다. 우리가 실수를 하고, 원망을 하고, 죄를 짓고, 수많은 잘못을 했을 때도 용서 하시고 받아주셨습니다. 

누가복음 15장에 보면, 아버지의 재산을 미리 상속받아 떠났던 탕자가 허랑방탕하여 재산을 모두 탕진하고 말았습니다. 마침 그해 흉년이 들었고 궁핍해졌을 때 비로소 아버지의 집을 그리워하며 돌아왔습니다. 아버지는 돌아오는 탕자를 따뜻하게 맞아주었고 과분하게 잔치까지 베풀어주었습니다. 이것이 바다 같은 하나님의 사랑입니다. 

목회 중에 만난 사람들 중에는 저에게 힘과 용기를 주고 감동을 주는 사람도 많이 있었지만, 제 마음을 아프게 하고 상처를 주어 밤잠을 설치게 한 사람들도 있었습니다. 

이런 사람을 가슴에 품고 함께 가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닙니다. 그러나 우리 예수님께서 자신을 반대하고 거역한 많은 사람들을 다 용서하고, 사랑하고, 품어주었듯이 우리도 바다 같은 하나님 아버지의 마음으로 사랑하고, 받아주고, 품어주는 사람이 되어야 합니다. 

사도 바울은 초기 기독교인을 심하게 박해하던 사울이라는 사람이었습니다. 그러나 그가 다메섹으로 가다가 하나님을 만나고 거꾸러졌습니다. 하나님께 항복했습니다. 그리고 다소에서에서 조용히 하나님의 때를 기다리고 있는데 아무도 가까이 하려하지 않았습니다. 

그 때 그를 받아들여준 사람은 안디옥에 있던 바나바였습니다. 바나바는 다소로 찾아가 바울을 데려온 후 동역자로 세워주었고, 그로인해 바울은 기독교 역사에 가장 위대한 영향을 끼친 사람이 되었습니다. 

이제 주위를 한 번 둘러보시기 바랍니다. 외국인이라고, 전과자라고, 병들었다고, 어리다고, 가난하다고, 장애인이라고 편견을 가지고 냉담하게 대하지는 않습니까? ‘해불양수’, 바다 같은 사랑으로 함께 품고갈수 있는 따뜻한 사회를 만들어 가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