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소해도 내몰리는 노동자… 정부가 해결해야”

3개 종단, 현대기아차 및 톨게이트 노동자 문제 관련 공동 성명 발표

2019-09-16     손동준 기자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총무:이홍정 목사)를 비롯한 종교계가 법정 투쟁에서 승리하고도 사태 해결을 보지 못한 현대기아자동차 노동자 문제와 한국도로공사 톨게이트 수납노동자 문제에 대해 정부의 적극적인 개입을 요청하고 나섰다.

교회협 정의평화위원회와 천주교서울대교구 노동사목위원회, 대한불교조계종 사회노동위원회는 지난 10일 현대기아자동차와 한국도로공사 톨게이트 수납노동자 등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겪고 있는 부당해고, 인권유린 사태의 해결기미가 보이지 않는 상황에 대해 깊이 우려하며 공동성명을 발표했다.

3개 종단은 현대기아차 노동자들은 이미 현대기아차에서 행해지는 사내하청이 불법파견이었음을 법원을 통해 10차례 이상 확인 받았지만 현실은 달리지지 않았다사측은 법원의 판결을 무시하고 있으며, 노동부는 사태 해결을 약속했음에도 불구하고 이를 위한 구체적인 노력을 기울이지 않은 채 손을 놓고 있다고 설명했다.

톨게이트 수납 노동자들과 관련해서는 이들 역시 지난 829, 대법원 근로자 지위확인 소송에서 최종 승소했음에도 불구하고 이를 이행해야 할 공공기관인 한국도로공사는 이를 제대로 이행할 의지를 전혀 보이지 않아 이에 항의하기 위해 명절을 앞둔 상황에서 본사를 찾아갈 수밖에 없었다고 소개했다.

이들은 정부가 책임감을 갖고 문제 해결을 위해 나설 것을 촉구했다. 성명은 법은 이미 이분들에게 노동자로서의 정당한 권리와 명예를 회복시켜주었음에도 기아현대자동차 사측과 한국도로공사, 그리고 노동부는 법적 판단조차 제대로 이행하지 않으며 성실하게 일해온 노동자들에게 큰 고통과 아픔만을 안겨주고 있다참으로 참담한 상황이라고 밝혔다.

특히 문재인 정부를 향해 대통령 스스로 노동이 존중받는 사회를 만들겠다고 약속한 바 있다. 그러나 현실은 참혹하고 망연자실할 뿐이라며 정부는 스스로의 약속뿐만 아니라 법원의 판결마저도 모른 채 하고 있다고 규탄했다.

이들은 끝으로 우리 종교인들은 현 시국에 대한 심각한 우려를 공식적으로 천명하며. 도덕과 윤리, 양심과 신앙의 가르침에 따라 고통 받는 수많은 노동자들과 함께 하며 깊은 사랑과 연대를 실천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3개 종단이 성명을 발표한 지난 10일에는 기아차비정규직지회장 김수억 씨가 현대기아자동차의 불법파견을 규탄하며 서울 고용노동청 앞에서 44일째 노상단식을 이어가고 있었으며, 한국도로공사 요금수납 노동자들은 직접고용을 촉구하며 김천 도로공사 본사에서 이틀째 농성을 벌이는 중이었다. 김수억 씨는 단식 47일째인 13일 호흡곤란을 호소하며 병원으로 이송됐으며, 톨게이트 노동자들은 추석 연휴에도 농성을 이어 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