꼼지락거리면 부흥됩니다

이찬용 목사의 행복한 목회이야기

2019-04-30     이찬용 목사

목사님은 제겐 부담스러운 존재였습니다. 얼굴을 안지 20여년이 지났지만, 사모님이 혼자 생활비를 버시고, 그 목사님은 그냥 빈둥빈둥 지내는 모습이 별로 좋아 보이지 않았기 때문에 그저 소 닭 보듯 지내왔던 것 같습니다.

그런 어느날 당신 교회에서 부흥회를 해 달라는 요청 전화가 왔습니다. 저는 별로 마음이 내키지도 않고, 부담스럽기도 하고, 바쁘기도 해서, 두어 번 거절했음에도 불구하고 계속 전화가 오더라구요. 하여 저녁만 세 번 하기로 하고, 그 목사님이 시무하시는 교회에 갔습니다.

그런데요. 그곳에서 제가 정말! 놀란 건 하나님이 일하시는 모습을 볼 수 있었기 때문입니다. 그 목사님은 목회를 그런 식으로 하다 월세도 못 내고, 어려워지니 상가 주인이 건물을 빼달라고 하는데 있는 돈으로는 다른 곳으로 갈 데가 없더라나요. 몇몇 성도들을 어느 주일 오후에 만나서 이제 이 건물을 옮겨 당분간 집에서 예배 드려야 한다고 말하니, 당장 다른 교회를 나가겠다고 하는 성도들도 있었구요. 이런 저런 말을 듣게 된 목사님은 어느 기도원에 들어가 금식 기도하던 중 뜻밖에 주님의 음성을 듣게 되면서, 살아계신 하나님을 비로소 체험하셨구요.

기도원에서 내려와 조그마한 상가 지하실에서 다시 시작하며, 전도하기 시작하니 이곳저곳에서 조금씩 도움의 손길이 오고, 성도들이 몰려오기 시작했다고 합니다.

한번은 길에서 목사님 부부가 커피 전도를 하고 있는데, 택시 운전사가 커피 먹으러 와선 자신에게 안수기도를 해달라고 부탁해서 길거리에서 안수기도도 해준 적이 있었답니다. 꼬마들이 자기 할머니를 전도하기도, 연세가 꽤 있으신 분이 버스를 몇 정거장 타고 그 교회를 찾아오기도 하며 재미있게 목회하고 계시는 것을 보았기 때문입니다.

“꼼지락거리면 부흥합니다”

그런데 꼼지락거릴 생각을 안 하고, 큰 교회 비판만 하고, 성도들, 세상 탓만 하는 목회자들이 있어 걱정입니다, 가깝게 지내는 장학봉 목사님이 식사 하는 자리에서 ‘툭’하고 던진 말씀이었습니다. 지금 내가 있는 자리에서 내가 할 수 있는 뭔가를 하는 신앙, 세대를 탓하고, 다른 사람을 탓하고, 계산만 하고 앉아 있는 내가 아니라, 그저 내가 할 수 있는 일을 하고, 꼼지락거리는 신앙, 이 신앙이 지금 이 세대에 더 필요한 건 아닐까요.

사도 바울은 “우리를 새 언약의 일꾼으로 부르셨고, 정죄의 직분이 아니라, 의의 직분이기에 죽이는 사역이 아니고, 살리고 건축하는 사역자”(고후 3:1~11)라고 분명히 말하고 있습니다.

지금 내가 있는 자리에서 내가 할 수 있는 뭔가를 하는 신앙, 세대를 탓하고, 다른 사람을 탓하고, 계산만 하고 지적질만 해대는 내가 아니라, 그저 내가 할 수 있는 일을 하고, 꼼지락 거리는 신앙, 이 신앙이 지금 이 세대에 더 필요한 건 아닐까요?

하나님의 나라는 변명과 핑계가 필요 없습니다. 그 목사님을 통해서 제가 본 것은, 믿음으로 지금 있는 자리에서 내가 할 수 있는 일을 신실하게 하면, 주님은 반드시 어떠한 통로로든지 은혜와 도움을 베푸신다는 것이었습니다. 그 목사님은 자신의 삶을 통해 살아계신 하나님을 신실하게 전하고 계셨듯이요. 지금 나는 어떠한 모습일까요?       

부천 성만교회 담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