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의 후반전, 하나님께 드렸습니다”

강근배 선교사, 시니어 선교 이야기 담은 ‘상한 갈대가 꺾이기 전에’ 발간

2019-04-26     한현구 기자

복음화율이 0.5%도 채 되지 않는 기독교의 불모지 일본. 젊은 사역자들조차 선교가 쉽지 않다고 고개를 저을 때 50대 후반의 나이로 일본 선교에 뛰어든 이가 있다. 지난해 4월 10년간의 일본선교를 마치고 돌아온 강근배 선교사(73)의 이야기다.

강근배 선교사는 결코 쉽지만은 않은 도전인 시니어 선교사로의 결단과 일본인들의 마음을 열고 복음을 전한 생생한 이야기를 신간 ‘상한 갈대가 꺾이기 전에’(도시사역연구소) 속에 담았다.

명문대를 졸업하고 잘나가는 건설회사에 취직해 아쉬울 것 없는 인생을 살았다던 강 선교사가 하나님을 만난 것은 37세 때다. 그때부터 그의 삶의 목적은 완전히 달라졌다. 선교사의 꿈을 조금씩 키워나간 것도 그때부터였다.

56세가 되자 더는 미룰 수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길로 하던 일을 모두 내려놓고 아세아연합신학대학원에 입학해 신학과 선교학을 공부했다. 2007년 2월, 59세의 나이에 목사 안수를 받고 할렐루야교회 파송으로 일본 땅에 발을 디뎠다. 인생 제2막의 시작이었다.

처음 5년간 순회 선교사로 여러 교회를 돌며 말씀을 전하고 한국어 교실을 운영했던 강 선교사는 그 다음 4년 동안 한국선교사로서는 드물게 일본인들이 모인 히메지히가시교회 담임 목회를 맡게 됐다. 강 선교사가 처음 부임할 때 17명의 성도가 모였던 히메지히가시교회는 4년 뒤 32명의 성도가 모이는 교회로 부흥했다.

강근배 선교사는 “일본인들은 예의를 중시하고 쉽게 마음을 열지 않아 다가가기 쉽지 않다. 하지만 인간관계의 어려움을 겪는 이들은 누구보다 예수님을 필요로 하는 사람들”이라며 “경계심을 녹이고 관계를 트는 것이 전도의 첫걸음”이라고 설명했다.

10년의 사역을 마치고 한국에 돌아온 강 선교사지만 일본을 향한 마음은 여전히 뜨거웠다. ‘상한 갈대가 꺾이기 전에’라는 책 이름 역시 일본교회를 생각하며 붙인 제목이다. 교회를 다니는 사람도 적지만 교회 안에서도 전도의 열정을 찾기 힘든 일본교회가 다시 생명력을 찾았으면 하는 마음에서다.

은퇴 이후의 삶을 하나님께 드리고 너무나도 큰 은혜를 경험했다고 고백하는 강 선교사는 시니어 선교사로의 헌신을 적극 권유했다. 그는 “자녀를 양육하며 선교도 해야 하는 젊은이들보다 여유가 있고 받은 은혜와 경륜을 활용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고 시니어 선교사에 대해 소개하면서 “나이가 든 크리스천들을 만날 때 ‘내 신앙생활은 이 정도면 됐지’라고 안주하며 아무것도 하지 않는 모습을 보면 안타까운 마음이 든다. 선교를 통해 예수님께 인생을 전적으로 맡기고 동행하는 삶의 기쁨을 알아갔으면 한다”고 도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