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폰 광고에서 배우는 한 문장의 힘

차성진 목사의 SNS세대와 소통하는 글쓰기①

2019-02-11     차성진 목사

모든 것을 전달하고자 하는 마음은 접어 둬야

아이폰의 광고에는 굉장히 독특한 점이 있습니다. 여러 가지 기능이 아이폰에 추가되었음에도 오로지 단 한 가지 기능만을 골라 30초간 소개한다는 것입니다. 애플의 홍보팀은 도대체 왜 이런 선택을 하는 걸까요? 왜 아깝게 수많은 나머지 기능은 소개하지 않는 걸까요? 그들은 다음 문장을 명확히 알고 있기 때문입니다.

“사람들의 기억에 남는 것은 오로지 한 문장이다.”

지나치게 많은 정보는 오히려 아무 것도 사람들에게 남기지 못합니다. 그래서 여러 장점을 담는 타사 핸드폰 광고는 ’좋은 핸드폰이더라~’는 막연한 기억만을 시청자에게 전달합니다. 그러나 ‘얼굴 인식’ 하나만을 강조한 아이폰의 광고를 보았을 때, 사람들은 아주 구체적인 형태로 아이폰을 기억하게 됩니다.

“야, 이번 아이폰 얼굴인식 기능 장난 아니더라”

자신의 의견을 누군가에게 전달하는 것이 글쓰기의 목적이라면, 많은 정보를 주는 것보다 중요한 것은 ‘명확하고 선명한 한 가지의 정보를 주는 것’ 입니다. 설교문을 작성하다보면 전달하고 싶은 이야기가 참 많을 때를 종종 느낍니다. 이 부분도 강조하고 싶고, 이 이야기도 알아야 할 것 같고, 이 배경도 이해해야 할 것 같아서 초조해 지는 경우가 흔히 있지요. 그러나 성도들이 기억할 수 있는 양의 한계가 있음을 기억한다면, 그 모든 것을 전달하고자 하는 마음은 조금은 접어 두어야 합니다. 대신 성도들이 집에 들고 가기 좋게끔 명확한 한 문장을 손에 꼭 쥐어 주어야 하지요. 때문에 설교자는 ‘나는 오늘의 설교를 통해서 무엇을 말하고 싶지?’ 라는 질문과 이 질문에 대답할 수 있는 ‘한 문장’을 설교 작성 전에 항상 마련해 두어야 합니다.

짧은 글을 통해 예시를 보여드리겠습니다.

미리 한 문장을 마련하지 않고 글을 썼을 때 나타나는 대표적인 문제점입니다.

“성도는 거룩해지기 위해 항상 노력해야 합니다. 그것은 성도의 의무이자 십자가에 대한 감사의 표현입니다. 믿음의 선진의 예를 들겠습니다. 미국의 장로교 목사 티모 알리스타는 늘 아침저녁으로 자녀와 함께 말씀을 묵상했다고 합니다. 이처럼 본인의 신앙 뿐 아니라, 자녀의 신앙 교육도 성실히 하는 것은 대단히 중요합니다.”

성도는 거룩해야 한다는 것과 자녀의 신앙 교육을 잘 해야 한다는 두 이야기가 혼재 되어 있어서, 들을 때는 좋지만 듣고나면 기억에 남지 않는 글이 되었습니다. 저 두 가지 이야기 모두 좋은 이야기지만, 효과적인 전달을 위해서는 둘 중 하나의 메시지만을 명확히 붙잡는 것이 더 좋다고 할 수 있습니다. (만약 두 가지 모두 정말 정말 강조하고 싶다면? 좋은 일이네요. 다음 주 설교의 내용이 마련된 것이니까요. 애플이 이렇게 광고를 만듭니다. 두 가지 강점을 강조하고 싶을 경우, 차라리 광고 한 편을 더 찍습니다. 대중에 대한 필사적 연구와 고민이 보이는 결정이지요.)

수많은 말씀을 넣어서 항아리만한 보따리를 만들어 어깨에 던져주는 것보다 좋은 것은 명확한 한 가지의 메시지를 손바닥만 하게 곱게 접어 주머니에 쏙 넣어주는 것이 삶의 터전으로 여행을 떠나는 성도들에게는 더 도움이 될 것입니다.

임마누엘 덕정교회 담임 / 신학생 글쓰기 강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