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기총 향한 신천지의 쉐도우 복싱…왜?

내부 결속 다지기 위한 '만만한' 상대로 지목
신천지 신도들 2천명 지난 11일 대규모 시위

2019-01-14     손동준 기자

한국의 주요 교단들이 이단으로 규정하고 있는 신천지예수교증거장막성전(총회장:이만희, 이하 신천지) 신도들이 지난 11일 한국기독교총연합회(대표회장:엄기호 목사, 이하 한기총)가 위치한 한국기독교연합회관 앞에서 대규모 시위를 벌였다.

이날 모인 신천지 신도는 주최측 추산 2천명에 달했다. 영하의 추위 속에서도 2시간 여 가까이 집회를 이어간 이들은 한기총의 해체를 촉구하며 함성을 지르는 등 퍼포먼스를 단행했다.

신천지 신도들이 이같은 집회를 벌이는 까닭은 무엇일까. 국제종교연구소 탁지원 소장은 먼저 “최근 신천지가 쇠퇴기에 접어들었다는 지표들이 여럿 나오고 있다”며 “외부 압박을 통한 내부 결속을 도모하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신도 수가 줄어들고 교주의 죽을 날이 얼마 남지 않은 상황에서 마지막 발악을 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렇다면 신천지가 다른 교회 연합단체가 아닌 한기총을 상대로 지목하고 있는 까닭은 무엇일까. 한기총이 과거 한국교회를 대표하던 시절이라면 수긍할 수 있는 부분이지만 현재 한기총은 주요 교단들의 탈퇴 및 행정보류가 이어지면서 위상이 전과 같지 않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날 현장에 있던 한 교계 연합단체 관계자는 “신천지가 한국교회를 상대로 ‘쉐도우 복싱(상대가 없는 허공에 대고 샌드백도 없이 복싱 연습을 하는 것)’을 하는 것 같다”며 “혹한 속에 2천명이나 되는 사람들이 모여서 규탄하고 있는 한기총 사무실의 상주 인원은 고작 서너 사람에 불과한데 누굴 보고 소리를 지르고 있는지 모르겠다. 한기총의 위상이 추락하면서 '만만하게' 생각하는 것 같다. 여기 모인 젊은이들은 이런 사정은 잘 모른 채 위에서 시키는 대로 하고 있을 것”이라고 안타까움을 나타냈다.

한편 전국신천지피해자연대 홍연호 대표는 ‘공격적인 대응’을 주문하면서 “현재 한국교회는 신천지의 집회시위 등 공격에도 특별한 방법을 찾지 못해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게 현실이다. 한국교회가 정확한 매뉴얼을 가지고 강력하게 대처해야 할 시점”이라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