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한 독서, 세련된 신앙

최승진 사무국장/기독교출판협회

2018-10-16     최승진 사무국장

얼마 전 아내가 TV에서 보던 최신형 스마트폰을 구입했습니다.

중학교에 다니는 딸도, 초등학생인 아들도, ‘최신형 스마트폰은 무슨, 그냥 전화 걸고 문자 보내면 됐지’라고 타박하던 나도 그 아우라에 넋이 나가서 아내의 허락을 구했습니다. ‘한 번만 만져볼게요.’ 그런데, 아내의 자신감은 그리 오래 가지 못했습니다. 스마트 폰으로 고작 전화와 문자, 그리고 동영상 시청에 그치는 아내가 감당하기에는 너무 ‘스마트’한 기기였던 겁니다.

초등학교 5학년에 불과한 아들이 몇 번 만지는 듯하더니, 초기화면과 기본 설정을 다 바꿔놓는 바람에 아내는 급히 중학생 딸에게 도움을 청해야 했습니다. 웃지 못 할 일을 겪으면서, 첨단기기를 장난감처럼 조작하는 아이들의 세련된 ‘기술’에 감탄하면서, 짐짓 이러한 시대에 ‘책과 독서’는 어떤 의미를 가질 수 있을지 고민이 되었습니다.

화면만 터치하면, 아니 그저 음성으로 부르기만 하면 알아서 필요한 정보를 보여주고 얘기해주는 시대에 과연 ‘책과 독서’가 설 곳이 있을까? 의구심이 들었습니다. 하지만, 그 질문에 대해 확신을 갖는 데는 오랜 시간이 필요하지 않았습니다.

인간이 ‘사고하는 능력’으로 모든 다른 생명체들과 구별된다는 사실은 반박불가의 진리입니다. 때문에 사고하는 능력을 갖추는 것은 모든 인간의 필수 요건인데, 일반적으로 ‘사고의 능력’을 얻는 가장 확실한, 검증된 방법이 바로 독서입니다. 이것은 결코 오래된 역사책에서만 그런 것이 아닙니다.

오늘날에도 가장 성공하고 가장 뛰어난 업적을 이룬 사람들은 하나같이 독서의 중요성에 대해 증언합니다. 페이스북의 창업주인 마크 저커버그는 한 해에 수십 권의 고전을 읽고, 히브리어와 라틴어를 공부하는 것으로 유명합니다. 마이크로소프트사의 빌 게이츠 역시 “나의 성공에는 독서가 절대적인 역할을 했다”라고 인터뷰 했습니다.

독서는 인간의 뇌를 깨우는 학습의 농장입니다. 그 농장에서 열심히 일(독서)하면 ‘지혜’의 열매를 얻게 됩니다. 그리고 그 지혜는 단순히 오늘을 사는 ‘지식’이 아니라 한 사람의 일생과 그가 속한 가정, 공동체, 사회, 국가 심지어 시대를 바꾸는 놀라운 역사를 이루게 됩니다. 이미 언급한 마크 저커버그나 빌 게이츠 등만 보더라도 우리는 이 말이 결코 거짓이 아님을 알 수 있습니다.

그리스도인의 관점에서도 이것은 엄연한 진리입니다. 사도 바울은 그의 영적 아들인 디모데에게 “성경은 구원에 이르게 하는 지혜가 있다”(딤후 3:15)라면서, “모든 성경은 하나님의 감동으로 된 것으로 교훈과 책망과 바르게 함과 의로 교육하기에 유익하니 이는 하나님의 사람으로 온전하게 하며 모든 선한 일을 행할 능력을 갖추게 하려 함이라”(딤후 3:16~17)고 설명합니다.

가을이 되면, 흔히 ‘독서의 계절’이라고 얘기합니다. 하지만, 독서의 중요성은 그만큼 중요하게 여겨지지 않는 듯합니다. 만약, 누군가가 다시 나에게 “이 가을에 무얼 하면 좋을까요?”라고 묻는다면, 나는 ‘독서하세요’라고 대답할 겁니다. 물론, 가을을 지나서도 같은 대답을 할 겁니다. 왜냐하면, 내가 아는 한 독서가 참된 지혜에 이르는 가장 확실한 방법이기 때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