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반도 평화의 발걸음, 한국교회가 내딛습니다"

한국기독교연합, 지난 16~20일 백두산 평화통일기도회 개최...북중접경지역 탐방

2018-07-20     중국 단동 = 이인창 기자

“우리의 소원은 통일~ 꿈에도 소원은 통일~ 이 정성 다해서 통일~ 통일을 이루자~”

맑게 갠 백두산 천지를 바라보며 한국기독교연합 북중접경지역 탐방단이 손을 맞잡고 평화와 통일을 염원하는 노래 ‘우리의 소원은 통일’을 힘 있게 불렀다. 백두산 정상을 둘러싼 봉우리들과 깊이를 가늠하기 어려운 천지를 보고 잊자니 곧 통일이 다가올 것만 같은 기분이다.

‘중국’이라고 쓰인 비석 뒤편에 새겨진 ‘조선’이라는 글귀가 그 너머가 북한 땅임을 알려주고 있지만, 겨우 나무난간에 막혀 단 한발자국도 디딜 수 없음에 가슴 한 켠이 아려온다.

사단법인 한국기독교연합(대표회장:이동석 목사)이 ‘한반도에 평화를! 2018 백두산 평화통일기도회’를 주제로 북중접경지역을 직접 돌아보고 한반도의 평화와 번영, 통일을 위해 기도하는 기회를 마련했다.

지난 16일부터 20일까지 4박 5일 일정으로 북한과 인접한 중국 단동과 백두산 천지 등을 찾아가 하루속히 통일의 때가 다가올 수 있도록 마음을 모았다. 특히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협정 실현을 위해 기도하며 의미있는 시간을 보냈다.

40여명으로 구성된 탐방단은 지난 16~17일 인천국제공항을 출국한 후 서해에 접한 대련공항으로 입국해 중국과 북한 최대 교역로인 단동을 먼저 방문했다.

한기연 회원들은 현지에서 선박을 대여해 압록강 상류를 향해 이동하며 직접 북한 땅을 바라보았다. 건너편 중국의 산림이 울창한 것과 대비되는 북한의 산에 나무는 여전히 턱없이 부족했다. 압록강 바로 앞까지 심겨진 옥수수를 보면서 여전히 절박한 식량사정을 가늠할 수 있었다.

탐방단은 압록강변에 나와 일하고 있는 북한 주민들에게 ‘사랑한다’는 인사를 건네며 진심을 다해 동포애를 전달했다. 허름한 옷차림에 강변에서 빨래를 하거나 고기를 잡는 북한 주민들은 대부분 못들은 채 했지만 간간히 노인과 어린이들은 손을 흔들어주기도 했다.

탐방단은 해방 이후 남북한 최대 전력생산량을 자랑했던 북한의 수풍댐 앞까지 방문하기도 했다.

이어 18일에는 우리 민족의 명산 백두산을 방문했다. 중국 정부가 백두산 등정코스로 개발한 서파로 이동해 무려 1442개 계단을 올랐다. 평화를 소망하는 사람들의 방문을 알기라도 하듯 백두산 천지는 8일간의 비구름을 그치고 맑은 하늘과 깊은 칼데라 호수의 모습을 드러냈다.

회원교단 대표를 비롯해 어린이부터 80대 노인들까지 구성된 탐방단은 천지를 바라보며 찬송가와 통일의 노래를 부르고, 하루 속히 한반도 땅에 평화가 임할 수 있도록 간절히 기도했다.

백두산을 내려와 숙소에 돌아와서도 수요기도회를 열고 통일을 향한 기도의 열기를 더했다. 함께한 이들은 ‘한반도 평화통일을 위해’, ‘북한동포의 인권과 종교의 자유를 위해’, ‘전쟁의 상처 치유와 회복을 위해’, ‘한국교회 일치와 연합을 위해’를 기도제목으로 통성으로 기도했다.

한기연 선교위원장 박요한 목사는 “문재인 정부 들어 남북한 사이에 대화가 활발해지면서 새로운 관계개선의 분위기가 만들어지고 있다. 이러한 때에 한국교회가 이 땅의 평화와 통일을 깊이 생각하고 기도하길 바라는 마음에서 프로그램을 기획했다”며 “기도의 마음이 이후 한기연 회원교단과 한국교회 전체로 확산됐으면 한다”고 전했다.

실향민 가족인 보배성결교회 이명섭 목사(한기연 법인이사)는 “파주 오두산 전망대에서도 보이는 고향 개성을 두고도 끝내 가보지 못하고 돌아가신 아버지가 많이 생각나 이번 탐방에 대한 감회가 새롭다”며 “남북한 관계가 더욱 좋아져서 꼭 평화통일이 이뤄졌으면 좋겠다”고 소감을 전했다.

탐방단은 이번 일정 중 우리 선조들의 기상을 느낄 수 있는 집안시를 방문해 광개토대왕릉, 장군총, 환도산성 등 고구려 유적을 돌아보았다. 우리 민족의 역사와 유산을 지키는 것이 소중한 것임을 직접 깨닫는 기회가 됐다.

한기연 사무총장 최귀수 목사는 “한국교회가 국가적 소명의식을 갖고 기도해왔던 한반도 평화통일이 금번 정부에서 새롭게 부각되고 있다. 한기연은 이러한 분위기에 부응하면서 앞으로도 회원교단과 회원들과 더불어 복음적인 통일을 위해 노력하게 될 것”이라고 방향을 제시했다.

한편, 한기연은 백두산 평화통일기도회를 잇는 연속선상에서 9월 추석 명절을 즈음해 고향 땅을 갈 수 없는 탈북민 등을 초청한 가운데 한라산을 비롯해 제주 일대에서 평화통일 기도회를 추진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