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효성의 문화칼럼]미투

방효성의 성지를 찾아서 (64)

2018-03-06     운영자

요즈음 미투 운동(?)이 들불처럼 번지고 있다. 성폭력과 성추행을 당해 고통 가운데 시간을 보낸 피해자들이 이 땅에 만연한 잘못된 성의식을 바꿔보고자 수치를 무릅쓰고 용기를 낸 고백들이 이어지고 있다. 가해자로 지목되어 언론에 언급된 당사자들은 그들의 명예와 신뢰가 하루아침에 무너지며 존경의 대상에서 지탄의 대상으로 전락하고 있는 모습을 본다. 

이러한 추한 일들의 일면은 사회가 갖는 구조적 틀 속에서 이미 예견되어 있는 일이기도 했다 왜냐하면 그 내면의 구조가 지위와 부당한 권력과 힘, 이해관계가 얽혀 있는 만연된 구조이기도 하다. 우리 사회의 구조적 모순가운데 일어난 성추행과 성폭력이 깊숙이 숨겨져 왔고 상대적 강자에 의해 당연시 행해져 왔기에 피해자들은 적극적 도움을 받지 못하고 묻혀버리는 사회통념적 모순 속에 고착화 되어져 왔다. 

영국의 극작가이자 비평가인 ‘죠지 버나드 쇼’는 생전에 수많은 어록을 남겼다. 그중 정치인과 경제인들에게 한통의 편지를 보낸 일이 사회적으로 커다란 혼란을 일으켰던 일로  유명하다. 그것은 다름 아닌 편지 내용이었다. 그 내용은 ‘다 들통 났으니 빨리 도망쳐라!’ 라는 발신인 불명의 글이었다. 간단한 이 한마디의 편지를 받은 많은 경제인들과 정치인들이 사라지는 일이 발생했다. 자신의 잘못이 발각돼 처벌을 받게 될 위기에 있었기에 도둑이 제발 저린다는 심정으로 잠적한 것이다.

이러한 일이 비단 남의 일만이겠는가 반문해본다. 우리가 사는 세상은 어디서나 드러나지 않은 잘못들과 잘못을 인식하지 못하는 감춰진 잘못에 대하여 자유로운 사람은 많지 않을 것이다. 이번 ‘미투’ 현상이 우리에게 주는 교훈이 없다면 이것 또한 부질없을지 모른다. 그것은 우리 모두 스스로 돌아보는 기회가 되어야 할 것이다. 

연약한 자 작은 자의 고통과 눈물을 닦아주시는 예수님의 긍휼하심이 상처받은 이들의 가슴에 따뜻한 온기를 불어넣어주길 소망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