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유 사역자의 역할

최귀석 목사의 ‘성경적 내적 치유’(32)

2017-12-06     최귀석 목사

상처를 입은 사람과 작은 상처를 입은 사람 중에 아픔의 크기가 더 큰 사람은 누구일까. 사람들은 상처의 크고 작음과는 무관하게 각자의 주관적 성향에 따라 똑같이 고통을 느낀다. 그것은 문제의 크고 작음에도 관계가 없다. 욕구가 충족되지 않은 인간은 항상 나에게 다가온 고통이 가장 크다고 느끼기 때문이다.

하지만 한 번 겪어 치유된 고통의 크기만큼의 고통은 그 다음에 훨씬 강도가 약하게 느껴진다. 다시 말해 쉽게 극복된다. 큰 사건에서의 위기충격을 잘 넘긴 사람은 작은 사건의 고통을 만나도 그 아픔의 노예가 되거나 늪에 빠지지 않는다. 큰 고통을 한 번 이겨내면 작은 고통은 스스로 치유할 수도 있다는 말이다.

인간 내면의 상처가 궁극적으로 치유되기 위해서는 성령 하나님의 역사가 있어야 한다. 내면의 상처는 한꺼번에 일시적으로 해결되지 않고 자연스럽게 한 가지씩 해결돼야 하는데, 이를 위해 그 상처를 조명하실 성령 하나님의 역사를 이끌어 내기 위한 도구가 필요하고, 그 중보역할을 하는 이가 바로 치유 상담자다.

그러면 상담자는 위기에 놓은 내담자를 어떻게 도와야 할까.

1) 말을 많이 시키되 내담자가 자발적으로 내면을 꺼내어 이야기할 수 있는 심리적 여건과 환경을 만든다.

2) 피드백(끌어내는 말)으로 내담자에게 처한 위기의 사건과 상황을 파악한다. 반영적 경청으로 내담자가 이야기한 내용을 한 번씩 정리하고 반복하며 확인한다(내담자가 한 말을 한 번씩 반복해서 이야기해 말의 흐름을 이어주면서, 상담자가 내담자의 말에 집중하고 있다는 것을 알게 한다).

3) 내담자의 말에서 상담내용과 관계된 유용한 정보를 제공받아 내담자 스스로 내면의 자세한 아픔의 상황을 이야기할 수 있도록 유도한다.

4) 사건해결을 위해 내담자가 어떤 결론(판단, 결정)을 내렸다면 그 결론에 대한 상황을 가정해 후속적으로 일어날 수 있는 일에 대해 이야기를 해주어야 한다.

공감이란, 상담자의 마음속에는 그 아픔이 없지만, 내담자의 아픔을 이해하고 수용할 수 있는 마음을 말한다. 반면, 동감은 내담자의 마음속에 있는 그 아픔을 상담자의 아픔으로 그대로 느끼며 수용할 수 있는 마음이다. 그러므로 상담자에게 필요한 반영적 경청은 공감을 초월한 동감이어야 한다.왜냐하면 내담자가 상담자를 찾아오는 이유는 ‘내 편이 되어 달라’는 것이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내담자가 격분의 감정을 갖고 있을 때 상담자도 함께 격분하는 것이 필요하다. 또한 내담자의 아픔을 함께 느끼는 누군가가 있다는 것을 알도록 해 정신적으로 안정감을 갖도록 해주어야 한다.

그리하여 상담자는 내담자가 상담자로부터 힘과 용기를 얻고, 내담자 스스로 마인드 컨트롤을 하며 건강하고 행복한 자리로 돌아갈 수 있도록 도와주는 역할을 해야 한다.

최귀석 목사 / (사)한국가정치유상담연구원장 / 행복으로가는교회 담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