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도 영성과 죽음문제는 답 못해…미래에는 교회가 희망”

합동총회 교육진흥원, ‘한국교회 미래전략 수립을 위한 포럼’ 개최

2017-08-18     정하라 기자

첨단과학시대, 알파고와 같은 인공지능(AI)으로 인간이 할 수 있는 대부분의 것들을 해결하는 시대가 왔다. 그러나 아무리 과학기술이 발전해도 답하지 못하는 문제가 바로 인간의 영성과 죽음에 대한 분야다. 그렇기에 미래사회 속 종교적 영향력이 감소할 것이라는 전망에도 불구하고, 교회가 희망이 될 수 있다는 진단이 나왔다. 

대한예수교장로회 합동총회 교육진흥원(원장:노재경 목사) 주최로 열린 종교개혁 500주년 기념 ‘한국교회 미래전략 수립을 위한 포럼’에서다.

지난 17일 서초동 사랑의교회에서 개최된 이날 포럼에서는 합동총회가 지난 2016년 10월 31일부터 11월 8일 9일간 전 국민 1,000명을 대상으로 종교에 대한 인식조사 결과가 발표됐다.

일반국민 중 53.6%(536명)가 종교를 가지고 있었으며, 기독교 신도비율은 25.2%(252명)로 나타났다. 또 연령이 높을수록 종교를 가지고 있는 비율이 높았는데 종교가 있는 사람 중에서는 50세 이상이 61.9%로 가장 많았지만, 10대는 33.7%로 가장 적었다.

종교가 있는 국민 중 기독교인이 47.0%로 가장 많았으며, 그 다음으로 불교(30.4%), 천주교(21.1%)가 뒤를 이었다. 기독교인들의 종교생활 이유로는 ‘마음의 안식이나 행복을 위해서’(42.1%), ‘영생을 위해’(22.2%), ‘어려서 믿고 있어서’(19.0%) 등의 순이었다.

일반 국민들이 가지는 교회에 대한 이미지도 확인됐다. 교회에 대한 이미지는 긍정적(28.4%)이기보다 ‘부정적’(71.6%)이라는 답변이 더욱 높았다. 또 한국교회에 대한 신뢰(24.7%)보다는 ‘불신’(75.3%)하고 있다는 비율이 더 많았다.

특히 한국교회가 신뢰받기 위한 우선적 개선사항으로는 ‘교회의 건전한 재정사용’(27.4%), ‘타종교에 대한 태도 개선’(22.2%). ‘목사, 성직자 등 지도자의 모범적 생활’(16.9%), ‘교인들의 모범적 삶’(10.9%)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한국교회의 신뢰도가 눈에 보이는 객관적 행태를 통해 드러나기를 기대하고 있는 것이다.

교회 헌금의 바람직한 사용용도로는 ‘사회봉사 및 공헌이나 구제’(65.5%)로 가장 많았고, 그 다음으로 ‘교회운영’(25.9%), ‘신자들에 대한 도움이나 구제’(20.9%)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특히 일반 국민들은 미래사회에 종교의 영향력이 점차 감소할 것으로 내다봤으며, 기독교에 대해서는 교인 수 감소와 영향력 약화를 예측하는 부정적인 시각이 다소 높았다.

향후 10년 이후 종교를 믿는 사람들이 증가(44.5%)하기보다는 감소(55.5%)할 것이라고 예상하고 있었다. 2~30년 이후도 종교심이 약화되거나, 감소(42.7%)할 것으로 예상했다. 특히 10년 내 다른 종교에 비해 기독교 신도들의 비율이 감소(65.3%)할 것이라 예상하고 있었다. 

한국교회에 대해서는 미래사회에서 영향력이 감소(54.6%)할 것이라는 예측이 높았다. 또 일반국민 10명 중 7명 정도(68.4%)가 향후 우리 사회에서 기독교가 부정적 영향을 미치리라 예상하고 있었다.

그렇다면 기독교 이미지를 개선하기 위한 방법은 무엇일까. 향후 기독교 이미지 형성에 영향을 주는 요인으로는 38.2%가 ‘목회자의 생활태도’를 꼽았으며, 다음으로는 ‘기독교인의 생활태도’(27.4%), ‘교회 봉사활동’(11.3%), ‘교회 전도방식(8.6%)’ 순으로 응답했다.

노재경 목사는 “현재 교회 안과 밖의 단절의 벽이 너무 큰 상태에 있음을 인식해야 할 것”이라며, “일반인들이 교회를 바라보는 시각(불신 75.3%)과 교회 안(신뢰 79.0%)에 있는 구성원들이 교회를 바라보는 시각에는 큰 차이가 있다”고 전했다. 또한 그는 “교회 내적으로 교회 성도로서의 정체성 확립을 통한 결집력 강화가 필요하다. 교회가 신뢰성을 확보한 후 좋은 문화를 보급함으로 사회적으로 문화를 선도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렇게 기독교에 대한 인식이 부정적인 상황에서 미래 교회가 살아남을 수 있는 방법은 어디에 있을까.

몸이 불편한 상황에서 영상강의를 통해 강연을 대신한 이어령 박사(전 문화부 장관)는 ‘미래 교회 어떻게 살아남을 수 있을 것인가?’를 주제로 정보화시대 기계로 대체할 수 없는 영역을 종교가 담당할 수 있으며, 거기에 미래 교회의 희망이 있다고 설파했다.

이 박사는 “정보화시대 속에 인간보다 더 똑똑한 인공지능이 모든 것을 해결하는 시대가 됐지만, 아무리 과학이 발전해도 인공지능으로는 절대 할 수 없는 것이 영성과 죽음의 분야”라고 강조했다. 또한 그는 “그렇기에 인공지능 시대는 거꾸로 생명의 시대이고, 종교의 시대”라며, “이럴 때일수록 교회의 역할이 더욱 커질 것이며, 교회를 찾는 이들의 마음과 동기가 달라지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끝으로 미래 한국교회를 이끌어갈 목회자들을 향한 당부를 전했다. 이 박사는 “반드시 생명화시대가 온다는 것을 인공지능이 증명하고 있다. 이는 가까이 보면 절망이지만, 멀리 보면 희망”이라며, “종교개혁 500주년을 맞는 오늘날, 생명의 테마가 그 어떤 시대보다 절실한 시대의 사명이라고 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