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도인, 정의로운 정치 실현 위해 힘써야

박득훈 박사, 교회가 지녀야 할 핵심가치 ‘정의, 평화, 생명’ 꼽아

2017-07-03     김성해 기자

연세대학교 신과대학와 연합신학대학원은 지난달 26일부터 27일 양일간 연세대학교 신학관에서 제36회 미래교회 컨퍼런스를 개최했다. ‘교회의 사회·정치적 위치를 논하다’를 주제로 열린 컨퍼런스에서 발제자로 나선 교회개혁실천연대 공동대표 박득훈 박사는 정치에 무관심한 그리스도인들과, 건강한 시민의식이 결여된 현실을 지적했다.

박득훈 박사는 “그리스도인은 하나님 나라의 시민이며, 동시에 세상 나라의 시민으로 살아가야 한다”며 “바울은 그리스도인의 시민권은 하늘에 있다고 말했다. 이는 하나남 나라의 통치와 보호 아래 있는 시민이란 뜻이며, 동시에 복음에 합당한 시민으로, 세상에서 시민의식을 갖고 살라는 의미로 이해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성경은 일관되게 그리스도인에게 정의로운 정치참여의 소명이 있다는 점을 보여준다”며 구약과 신약 속에서 하나님의 중대 관심사가 정의로운 정치임을 설명했다.


그는 △아브라함이 자손에게 의와 공도를 지키게 하라고 명하신 하나님의 말씀 △출애굽의 해방 역사와 다양한 율법조항들 △불의한 권력에 대해 수많은 예언자들이 하나님의 말씀으로 저항의 목소리를 내며 이뤄낸 정의 △희년의 자유를 선포하러 이 땅에 오신 예수님 등을 설명하며 정의로운 정치와 시민의식을 보여줬다.

박득훈 박사는 예수님의 사역에서 정의로운 정치가 드러났음을 밝혔다. 그는 “예수님은 예루살렘성전이 누구든지 기도하고 싶으면 올 수 있는 곳이 아니라, 백성들의 주머니를 터는 강도들이 모여있는 곳으로 전락했음을 간파하고 강력하게 항거하셨다”며 “이를 통해 예수님은 하나님의 정의로운 이름으로 불의한 권력에 맞서셨고, 이는 예루살렘성전의 배후 노릇을 하고 있던 로마체제에 저항한 것과 다름없는 행위였다”고 주장했다.

박 박사는 이어 그리스도인과 교회가 지녀야 할 시민의식에 대해 언급했다. 그는 교회가 지녀야 할 핵심가치를 정의, 평화, 생명으로 꼽으며 이 세 가지는 하나님 나라의 가장 중요한 통치원리임을 강조했다.

박득훈 박사는 “하나님 나라의 정의는 오늘의 정치영역에서 민주회복과 경제영역에서 경제 평등을 뜻한다. 또 평화는 한반도 상황에서 남북의 평화통일을 의미하며, 생명은 사람이 살고 있는 생태환경을 의미한다”며 “그리스도인은 정의와 남북간의 평화, 하나님께서 창조하신 생태환경을 지키기 위해 힘써야 한다”고 말했다.

끝으로 그는 한국교회를 향해 지난 과오를 회개하고, 하나님 나라의 시민이자, 세상 나라의 시민으로 살라는 주님의 명령을 엄중히 받들고, 핵심가치인 정의, 평화, 생명을 위해 정의로운 정치참여에 헌신할 것을 당부했다.

이번 컨퍼런스는 박득훈 박사 외에도 서울대학교 홍기원 교수와 가지와 숲 아카데미 정용성 박사, 더물어민주당 상임고문 오충일 목사, 서원대학교 김성건 교수, 성공회대학교 이정구 총장, 연세대학교 박영신 명예교수가 사회와 정치 속에서 교회의 위치, 올바른 역할, 이념 등에 대해 논의하는 자리가 됐다.

한편 컨퍼런스 발표에 앞서 드려진 개회예배는 연합신학대학원 방연상 부원장의 사회로 진행됐으며, 경동교회 채수일 목사가 ‘빌라도와 예수’란 제목으로 설교했다. 이어 연합신학대학원 유영권 원장이 환영사를 전했으며, 예배는 채수일 목사의 축도로 마무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