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최도 순서자도 비밀... '국가금식회개의 날' 무슨 집회인가?

상암 월드컵경기장서 지난 13~15일 개최

2017-04-13     김성해 기자

국가금식회개의 날 성회가 지난 13일 상암동 서울 월드컵경기장에서 개최됐다. 6만석의 경기장은 텅 비어 있었고, 행사 주최도 순서자 이름도 확인할 수 없었다. 박근혜 전 대통령을 비판했다가 다시 박 대통령 탄핵을 인용한 사법부를 비판하는 등 정치적 입장도 모호했다. 계시와 은사, 신비주의 관련 발언도 나왔다.

한국교회 공적 기관을 빌려 기자회견까지 했지만 이 집회는 장소와 날짜 명칭 이외에 어느 것도 제대로 공개된 것이 없어 의혹만 가중시키고 있다. 성회 첫날 안내 담당자는 “오직 하나님의 이름만 앞세우는 기도회이기 때문에 인도자로 나서는 목사님들의 이름은 넣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날 기도회는 개인회개, 교회회개1, 교회회개2, 국가회개1, 국가회개2 순서로 나뉘어 각각 진행됐다. 기도회에서 설교를 전한 김 모 목사는 “대한민국은 1960년대 이후 가난을 극복하기 위해 새마을 운동 등으로 여러 가지 운동을 일으키며 부유해졌지만, 곧 자본부족이 찾아왔다”며 “이를 해결하기 위해 1972년, 서울시는 이란과 더불어 무슬림이 한국 땅에 들어올 수 있는 길을 열어주는 일을 저질렀다”고 말했다.

김 목사는 또 “또한 박근혜 전 대통령은 임기 시절 중동을 방문한 일이 있었다. 박 전 대통령은 중동을 방문하면서 이스라엘 땅은 외면했다”며 “이것은 한국교회가 하나님의 백성으로 회개해야 할 일이다. 이스라엘 땅은 하나님의 눈인데, 대한민국 대통령이 하나님의 눈을 외면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출애굽기 4장에는 하나님께서 ‘이스라엘은 나의 장자’라고 말했다. 국가의 지도자가 하나님의 눈을 도외시하는 일 이후 한국 땅에는 메르스, 조류독감 등이 발생하게 됐다”며 “이는 물질을 우선시 하는 바벨론 시스템으로 인한 결과”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대통령이 이스라엘을 방문하지 않아서 메르스와 조류독감 같은 재난이 닥쳤다는 위험한 발언도 서슴지 않았다.

김 목사는 “물질만능 사상인 바벨론 시스템에서 벗어나야 한다. 돈을 구하기 위해 이스라엘, 하나님의 눈을 외면함으로써 대한민국 땅은 수많은 고통을 겪고 있다”며 “이 자리에 모인 우리는 대한민국의 국민으로서 이 나라를 위해 회개해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김 모 목사는 이 외에도 “탄핵사건에 헌재가 내린 판결은 사법부가 제 기능을 못하는 것이며 입법부가 타락했고, 언론에는 공정하고 정직함이 없어졌다”며 “대한민국에는 정직한 영이 부어지길 기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밖에 기도회를 인도한 목회자들은 애국가를 부르거나, 과거 한국장로교목회자들이 신사참배 한 것으로 인해 북한 교회가 폐쇄되는 결과가 벌어졌다며 회개를 촉구했다.

성회에 참석한 성도들은 통성으로 기도하기 시작했다. 곳곳에서는 태극기 깃발, 흰색, 청색의 깃발을 흔들며 기도하는 사람들도 발견됐다. 성도들은 ‘대한민국을 회복시켜 달라’고 소리지르거나, 그 자리에서 두 팔을 들고 서서 ‘주님’을 연이어 부르짖는 등 각 순서마다 주어지는 기도제목을 가지고 기도했다.

한 이단전문 매체는 "금식회개성회 이면에 은사와 직통계시가 도사리고 있다"며 검증되지 않은 집회에 대한 주의를 요청했다.

국가금식회개의 날 성회는 오는 15일까지 계속된다. 주최측은 경기장에 참석하지 못하는 성도들을 위해 유투브로 동시 생중계 방송을 진행하며, 현재 300여 명이 방송을 시청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