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 눈높이에 맞춘 지혜의 보물창고 탈무드

노경실 선생님이 들려주는 어린이 탈무드/노경실 글‧송하완 그림/뜨인돌어린이

2017-03-13     한현구 기자

세상은 조용할 날이 단 하루도 없다. 타인보다 자신을 먼저 생각하는 이기심과 옳고 그름을 판단하는 지혜가 부족하기 때문이다. 우리는 지금 옳은 가치관, 선한 양심, 정직한 삶, 바른 판단을 위한 지혜의 부재로 발생한 국가적 혼란을 눈앞에서 보고 있다. 그러나 입시에 중점을 둔 우리나라 교육은 인성과 가치관 정립보다는 당장의 지식을 채우는 데만 급급하다.

노경실 작가가 이런 시대에 꼭 필요한 책인 탈무드를 어린이들의 눈높이에 맞게 다시 썼다. ‘어린이 탈무드’는 1만 2천 페이지에 달하는 방대한 양의 탈무드 중 30편을 골라 어린이들에게 꼭 필요한 덕목을 제시한다.

탈무드는 유대인의 정통과 관습, 축제, 율법 등이 담겨있는 책이다. 한마디로 유대인의 정신과 문화에 대한 모든 것이 담겨있다. 그래서 유대교에서는 토라(모세 5경)와 함께 가장 중요한 책으로 여긴다.

저자는 탈무드의 내용을 쉽고 재밌게 풀어 소개한다. ‘누가 다이아몬드의 주인입니까’라는 이야기는 낙타를 산 랍비의 일화를 담고 있다. 야자나무 열매를 팔며 생계를 이어가던 가난한 랍비는 장사를 위해 가진 돈을 모두 털어 낙타를 구입한다. 그런데 낙타의 안장을 벗기자 다이아몬드가 발견된다. 제자들은 가난한 생활이 끝났다고 좋아하지만 랍비는 ‘나는 낙타를 산 것이지 다이아몬드를 산 것은 아니다’라며 다이아몬드를 반납한다. 랍비의 정직함에 감명받은 낙타주인은 다이아몬드를 랍비에게 선물로 준다.

책 속에는 한 편의 이야기가 끝날 때마다 ‘함께 토론해요’ 코너를 통해 아이들에게 질문을 던진다. 아이들은 질문을 보고 고민하며 이기주의에서 벗어나 성숙해지려면 어떤 노력이 필요한지 생각해보게 된다.

‘함께 토론해요’ 코너와 함께 ‘노경실 선생님의 인성교실’ 코너도 마련돼 있다. ‘인성교실’ 코너는 탈무드 이야기에 대한 이해를 돕고 생활에 적용시키기 위해 어떤 노력이 필요한지 말을 걸 듯 친근한 문체로 이야기한다.

노경실 작가는 “이 작은 한 권의 책을 통해 탈무드를 공부하는 것은 마치 하늘의 구름 한 점을 보는 것에 지나지 않겠지만 이 책을 시작으로 탈무드 속 지혜의 바다를 경험하길 바란다”면서 “한 페이지, 한 페이지 읽을 때마다 우리의 마음과 생각을 돌아보게 되며 좀 더 아름답고 지혜로운 사람이 되고픈 열정이 생겨날 것”이라고 전했다.

한편 노경실 작가는 서울예술대학 문예창작과를 졸업하고 중앙일보 신춘문예 동화 부문에 ‘누나의 까만 십자가’가, 한국일보 신춘문예 소설 부문에 ‘오목렌즈’가 당선되며 등단했다. 저서로 ‘상계동 아이들’, ‘복실이네 가족사진’, ‘엄마를 안아주는 아이’ 등이 있으며 아이들을 위한 집필활동과 해외 어린이책을 우리말로 옮기는 일에 힘쓰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