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경실 칼럼]시험을 이긴 욥이 새로 얻은 세 딸의 비밀

노경실 작가의 영성 노트 “하나님, 오늘은 이겼습니다!”

2017-03-09     노경실 작가

*욥기 42:12~17 여호와께서 욥의 말년에 욥에게 처음보다 더 복을 주시니 그가 양 만 사천과 낙타 육천과 소 천 겨리와 암나귀 천을 두었고, 또 아들 일곱과 딸 셋을 두었으며, 그가 첫째 딸은 여미마라 이름하였고, 둘째 딸은 긋시아, 셋째 딸은 게렌합북이라 이름하였으니, 모든 땅에서 욥의 딸들처럼 아리따운 여자가 없었더라. 그들의 아버지가 그들에게 그들의 오라비들처럼 기업을 주었더라. 그 후에 욥이 백사십 년을 살며 아들과 손자 사 대를 보았고, 욥이 늙어 나이가 차서 죽었더라.

지금으로부터 불과 10여 년 전 쯤. 지하철을 탔을 때입니다. 토요일 낮 시간이라 꽤 많은 사람들로 붐볐는데, 나이 든 사람들이 한 곳을 보며 소곤거렸습니다. 궁금증에 나도 그 곳을 바라보았지요. 젊은 부모와 5, 6살 초등학교 3, 4학년 정도 되어 보이는 세 여자 아이가 눈에 들어왔습니다.

어른들은 혀를 차며 말했습니다. ‘에구, 딸 만 셋인가 봐. 저렇게 힘들게 키우면 뭘 해. 남 좋은 일만 시키는 거지.’ ‘그럼! 남의 집 일꾼으로 보내는 거지’ ‘저 아버지는 얼마나 힘들까? 딸만 셋이니…옛날 같으면 저 여자는 시댁에서 쫓겨났을텐데…좋은 세상이야.’


그런데 어느 새 나 역시 한숨을 내쉬고 있었습니다. ‘저 남자는 정말 힘들겠다. 여자 애들은 하나도 도움이 안 될 텐데…엄마한테야 말벗도 되겠지만, 그것도 잠시지. 조금 크면 다들 다른 곳으로 새처럼 훨훨 날아갈텐데….’ 

어린 딸, 셋을 데리고 있는 아버지에게 보내는 시선, 10여년 전만 해도 그것은 측은함, 안타까움을 넘어선 동정이었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어떠한지요? 정말 놀랍고 놀라운 변화가 그 짧은 시간 속에서 일어났습니다.

아들 둘만 있는 집은 ‘쪽박’이고, 딸만 둘 이상 있는 집이 ‘대박집안’이라는 말까지 생겼습니다. 예전에는 양쪽에 아들 둘을 끼고 의기양양하게 거리를 다녔지만, 지금은 그런 부모에게 근심의 눈길을 보냅니다. ‘아들 키우면 뭐해? 학교에서부터 밀리고, 사회에서도 밀리고, 연애할 땐 여자 노예 노릇하고, 결혼하면 처가댁 머슴인데….’


어제 나는 홍대 지하철역을 지나다가 여자 화장실 앞에, 여자들의 온갖 종류의 가방을 하나씩 들고 쭉 줄지어 서 있는 젊은이들을 보았지요. 그리고 그날 밤. 욥기를 공부하고 있는데, 마지막 장의 마지막 부분쯤에서 나는 웃고 말았습니다. 욥기를 읽다가 웃는 사람은 거의 없을 겁니다. 

욥의 세 딸 때문이었지요. 하나님은 시험을 이겨낸 욥에게 새로운 가정을 주셨습니다. 새 아내를 통해 일곱 아들과 세 딸을 얻었지요. 그런데 성경에는 유독 세 딸을 자세히 소개합니다. 아들에 대한 설명은 단 한 줄도 없는데 말입니다. ‘모든 땅에서 욥의 딸들처럼 아리따운 여자가 없었더라.’

이것은 곧 그의 새 아내가 얼마나 아름다운지를 간접 알려주기도 하며, 세 딸들의 성품이 엄마를 닮아 참으로 곱고 현숙하다는 것까지 말해주는 것입니다. 하나님은 그전 아내로부터 받은 욥의 상처를 이렇게 보상해주는 게 아닌가 합니다. 욥이 세 딸을 얼마나 사랑하는지 ‘그들의 아버지가 딸들에게 그들의 오라비들처럼 기업을 주었더라’고 전합니다. 


그런데 더 놀랍고 재미있는 것은 딸의 이야기가 여기서 끝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성경은 우리가 그리 알고 싶어하지 않는데도 굳이 세 딸의 이름을 주욱 늘어놓았습니다. 주석책을 찾아보니 첫째 딸, ‘여미마’는 비둘기 종류의 새의 이름이라고 합니다. 또 다른 주석은 ‘낮’의 뜻을 가졌다고 합니다. 그래서 욥이 어두운 고난을 통과하여 환한 낮처럼 형통의 축복을 받은 것을 뜻한다고 하니, 딸의 외적 아름다움이 얼마나 눈부신지 짐작이 됩니다.

둘째 딸, ‘긋시아’는 종교의식에 사용하는 계피의 향을 말한다고 하니, 둘째의 품격 넘치는 아름다움은 물론 욥의 진정한 하나님에 대한 경외심을 표현한다고 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셋째 딸은 ‘게렌합북’으로 여자들이 눈화장을 할 때 사용하는 분가루라고 합니다. 이 점 역시 셋째의 화려함을 표현하는 것일 겁니다.

성경은 이렇듯 욥의 일곱 아들의 이름은 전혀 알려주지 않으면서도 세 딸에 대해서는 너무도 친절하게 말합니다. 하나님은 고난을 이겨낸 욥에게 육신의 세상을 기쁨으로 살아갈 선물까지 주시니 그 얼마나 자상한지요! 욥이 세세히 이런 점까지 말하지 않았는데도 아름다운 아내와 세 딸을 주신 것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모두 알 것입니다.

1분 기도>>>
하나님을 아버지라 부르면서 아버지로서 누리지 못하는 사람들이 얼마나 많은지요. 영적인 것 외에는 신경도 안 쓰실 것 같은 거룩의 제왕 아버지, 인간의 자잘한 일상의 모습은 거들떠보시지 않을 것 같은 고차원 아버지, 욥이나 야곱, 다윗 같은 믿음의 거장이 아니면 아들 취급을 안 해 줄 것 같은 최고 지상주의 아버지…이렇게 생각하고 기도하지 못하는 사람들이 의외로 많습니다. 그러나 욥의 세 딸 이야기를 통해 하나님이 얼마나 자상하며, 유머 넘치는 분이심을 깨닫고 다시 예수님 의지하고 기도합니다. 저도 아버지 하나님께 아기처럼 기도하렵니다. 예수님 이름으로 기도합니다,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