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립자부터 교수, 학생까지 함께 말씀읽고 기도하며 ‘영적 동행’

백석대 신대원 신입생 영성수련회 현장을 가다

2017-02-22     이현주 기자

지난 7~18일까지 백석연수원에서 300여명의 신입생 ‘성경통독’
100여명 교수들 함께 합숙하며 예비 목회자들 영적지도 이끌어

“신학생 여러분, 우리 대학에 참 잘 오셨습니다.”

지난 16일 충청남도 병천면에 위치한 백석연수원에서는 백석대학교 신학대학원 입학을 앞둔 신입생들의 영성수련회가 열흘째 진행되고 있었다.

300여 명의 신입생들은 열흘 밤낮을 성경 읽고 기도하며 목회자로 부름 받은 자신의 사명을 꼼꼼히 점검했다. 이 자리에는 기독교학부 교수 120여명이 함께 했다. 신입생 영성수련회에서는 교수, 학생할 것 없이 지난 7일부터 열흘 동안 성경통독에 참여하며 매일 저녁 무릎기도로 하나님의 뜻을 구한 것.

설립자 장종현 목사도 예외는 아니었다. 평소 “신학교를 운영하는 운영자부터 바뀌어야 신학교육이 살아난다”고 주장해온 그는 연수원에서 학생들과 함께 먹고 자고 기도하며 2주에 걸친 영성수련회 현장을 지켰다.

예수 그리스도의 생명으로 무장하지 않고는 영적 전쟁터에 나갈 수 없다. 영혼구원의 사명을 감당할 신대원생들이라면 더욱 강한 영성이 필요한 것은 당연한 사실. 백석대학교 신학대학원은 목회자를 꿈꾸는 M.Div.과정 신입생들을 매년 영성수련회를 통해 학업을 준비하고 본격적인 목사수업을 받는다. 이 과정에서 학교가 가장 신경을 쓰는 부분은 ‘기도-말씀-신학’의 조화다.

신학은 학문이 아닙니다

16일 저녁부흥집회 강사로 나선 설립자 장종현 목사는 “영성수련회를 2주 동안 할 수 있는 학교, 그런 학교를 하나님이 기뻐하시지 않을까 생각한다”며 말씀을 시작했다. “중심을 보시는 하나님께서 모든 생활 속에서 우리를 도우실 것”이라며 “성경을 많이 읽고 열심히 기도하는 목회자가 되길 바란다”고 신입생들을 격려했다.

지난 2003년 전 세계에서 모인 신학자들 앞에서 “신학은 학문이 아니다”라고 선언해 학계에 충격을 던진 장 목사는 지금도 단호히 “신학이란 성경에 나타난 하나님의 뜻을 아는 것”이라며 “신학이 예수 그리스도의 생명으로 죽어가는 영혼을 살리고, 교회를 살리고, 세상을 살리는 학문이 되지 못한다면 그것은 인간의 지식을 자랑하는 헛된 것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신학을 공부하러 온 학생들에게 “신학은 학문이 아니다”라고 거듭 주장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지난 40년 간 신학교를 운영하면서 신학의 발전을 지켜본 장 목사는 신학의 발전에도 불구하고 기도가 사라지고, 교회가 문을 닫는 기현상을 목격했다.

미 서구 유럽이 그러했던 것처럼 신학이 학문으로 발전하면서 지식을 채우는 데 머물고, 교수들이 유학시절 배운 서구의 학문을 이식하는데 급급했기 때문이다.
장 목사는 “신학이 인간의 자랑이 되면 안 된다. 그런 사람은 복음을 부끄러워하게 된다”며 “복음을 부끄러워하는 사람은 생명을 살리지 못한다. 신학은 학문으로 시작하지만 복음으로 끝나야 하고 하나님의 말씀으로 끝나야 한다”고 강조했다.

설립자의 이런 의지는 신학교육을 기도와 말씀 중심으로 변화시키고 있다. 성경에 모든 삶의 해답이 있음을 확신하면서 생명을 살리는 교육, 생명을 살리는 목회자를 양성하는데 주력하고 있는 것이다. 그래서 이날 신입생들에게 성경대로 사는 삶의 중요성을 거듭 역설했다.

“신학공부 죽어라 하고 목회는 못하면 어찌하겠습니까? 성경을 읽지 않고는, 무릎을 꿇고 기도하지 않고는 하나님의 뜻을 알 수 없으며, 죽어가는 영혼을 살릴 수도 없습니다. 여러분은 장차 교회를 살리고, 생명을 살리는 목사가 되어야 합니다. 목회자가 영적 능력을 잃으면 교회의 문은 닫히게 되어 있습니다.”

기도-말씀-신학의 조화 놀라워

“신학은 학문이 아니다”라는 장종현 목사의 주장은 ‘개혁주의생명신학’을 탄생시켰다. 개혁주의생명신학은 16세기 종교개혁 정신이 담긴 개혁주의신학에 다시 영적 생명을 불어넣는 것이 핵심이다. 종교개혁자들이 주창한 5대 표어 ‘오직 성경, 오직 그리스도, 오직 은혜, 오직 믿음, 오직 하나님께 영광’을 우리 마음 속에 심고, 실천하자는 뜻을 담고 있다.

장종현 목사는 “500년 전 종교개혁 정신으로 돌아가자는 것은 지식이 아니라 무릎으로 돌아가는 것, 하나님의 말씀을 읽고 무릎 꿇고 기도하는 것”이라며 “신대원 3년 동안 열심히 배우고도 목회를 못한다면 무슨 의미가 있겠나. 지식으로는 목회할 수 없다. 그리스도의 영으로 말씀을 선포하는 목회자, 기도로 은사가 넘치는 목회자들이 되길 바란다”고 격려했다.

또 신학생들을 이끌어갈 교수들에게도 “신학자들이 먼저 영적으로 학생을 지도해서 죽어가는 영혼을 구원하는 그런 신학생을 길러내라”며, ‘오직 복음’을 강조했다.
6년 전부터 시작된 신대원 신입생 영성수련회는 설립자의 이와 같은 의지가 전적으로 반영됐다. 특히 올해는 성경통독의 대가 조병호 박사가 강사로 초청돼, 수련회 기간 동안 모든 신입생이 성경 1독을 마무리했다.

조병호 박사는 “나도 여기서 열흘째다. 이곳에 와서 느낀 것은 기도와 성경, 신학이 균형을 갖추고 있는 사실이었다. 많은 신학교들이 이 세 가지의 균형을 잃기 쉬운데, 130년 한국교회 역사에서 가장 규모 있고, 가장 균형을 갖춘 신학교라는 확신을 갖게 됐다”고 소감을 밝혔다.

그는 “40여개 신학교 어디에서도 신입생을 대상으로 2주 가까이 이런 프로그램을 진행하는 곳은 없다. 하더라도 학교 책임자와 교수들이 끝까지 자리를 같이 하는 경우는 없다”며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

매일 새벽 6시 부흥집회로 시작된 영성수련회는 창세기부터 요한계시록까지 성경 66권을 완독하고 연대기 순으로 성경의 맥을 짚는 강의가 이어졌다. 새벽집회는 교수들이 인도했고, 저녁 부흥성회는 간증과 선배 목회자들의 영성강좌로 뜨겁게 채워졌다.

부흥집회 후에는 밤 10시까지 한 시간 동안 방석을 깔고 앉아 ‘무릎기도’를 드렸다. 수련회에 참석한 한 교수는 “무릎을 꿇는 것이 가장 힘들었다. ‘내가 그동안 정말 기도생활을 게을리 했구나’ 하는 회개의 시간이 됐다”고 고백했다.

16일 저녁 통성기도를 인도한 대학원 교목본부장 장동민 목사는 “신학교 3년 동안 하얀 백지에 그림을 그리자”며 “생계형 지도자가 아니라 영적 충만으로 생명을 살리는 지도자가 되자”고 강조했다. 또 “한 시간씩 필수적으로 기도하고 말씀 읽는 것을 가장 우선으로 하길 바란다”며 부지런한 신학도가 될 것을 권면했다.

성경통독 프로그램을 계획한 신대원장 임원택 목사는 “개혁주의생명신학의 출발이 기도와 말씀에 있기에 성경 전체를 읽고 그 맛을 알아가도록 하는데 중점을 두었다”며 “말씀과 찬양, 기도에 능통한 사역자를 양성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신입생 김형임 학우는 “설립자님뿐만 아니라 교수님들까지 저희들과 2주간 함께 하셨다는 사실이 너무 감동스럽고 고맙다”며 “이 시대 한국교회를 세워나가는 지도자로 우리를 준비시키시는 시간이었다. 예수님의 생명을 마음에 심고 새롭게 학업을 시작할 수 있어 정말 기쁘다”고 소감을 밝혔다.

백석대학교 2017학년도 신대원 신입생 영성수련회는 지난 7일부터 18일까지 ‘너, 기도자여!’를 주제로 열렸다. 신대원은 24일 개강영성수련회를 시작으로 오는 28일 첫 수업을 시작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