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포켓몬 고’를 전도지로?

2017-02-08     김성해 기자

최근 증강현실 모바일 게임 ‘포켓몬 고(GO)’ 어플리케이션이 한국으로 도입되자마자 큰 인기를 얻고있다. 구글 플레이스토어에서 해당 어플리케이션을 다운로드한 수가 1억이 넘어선 것으로 확인되며, 사람들이 길거리에서 포켓몬고 게임을 하는 모습을 쉽게 볼 수 있다.

포켓몬고를 사용하는 사람들에게 중요한 것은 게임 속의 ‘포켓스톱’이다. 포켓스톱 근처로 가야 게임에서 필요한 아이템을 획득할 수 있기 때문이다. 현재 우리나라 곳곳에 위치한 교회들이 포켓스톱으로 지정되면서 게임을 하는 사람들이 교회까지 발걸음을 옮기는 일도 생겼다. 

교회에서는 각각 찬반의 입장이 일고 있다. 반대하는 쪽에서는 예배를 드려야 하는 교회가 게임 때문에 시끄러운 장소로 변질될 수 있다는 점, 혹은 게임을 하는 것 때문에 성도들이 말씀에 집중하지 않을 수도 있다는 점 등의 우려를 내놓고 있다.

실제로 지난 주일 예배를 드리러 교회 예배당에 앉아 있는데 건너편 한 학생이 포켓몬고 게임을 하고 있는 모습이 눈살을 찌푸리게 만들었다. 예배가 끝나고 예배당을 나서자 교회 근처에서 스마트폰을 들고 게임 하는 사람도 발견할 수 있었다. 

반면 찬성하는 입장에서는 게임을 통해서라도 사람들이 교회를 방문하는 것에 거부감이 줄어들수 있고, 또 교회로 방문한 이들에게 복음을 전할 수 있다는 의견이다. 이미 SNS 등에서 포켓몬고를 통해 전도에 성공한 사례도 찾아볼 수 있다. 

몇년 전 한 교단에서도 증강현실 어플리케이션으로 전도지를 개발한 사례가 있다. 당시 ‘세계 최초’, ‘입체 전도지’ 등의 호응을 불러일으켰다. 

획기적이면서 포켓몬고 게임과 같은 증강현실 어플리케이션이었음에도 불구하고 해당 전도지는 교단 산하 교회 내에서조차 활발하게 사용되지 않는 추세다. 일부 교회 성도들은 여전히 종이로 제작된 전도지를 들고 거리로 나간다. 좋은 아이템이 쓸모 없어진 셈이다.

전도를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것을 나쁘다고 할 수는 없다. 하지만 단순히 한 사람을 교회로 데려오는 것이 아니라 복음을 전하는 것이 전도의 참 본질임을 잊지말아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