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살은 사회적 질병", 교회는 무엇을 해야 할까?

지용근 대표(지앤컴리서치)의 통계로 보는 세상 ⑬

2016-08-30     지용근 대표

몇 년전 롯데그룹 임원으로 있는 친한 친구와 식사를 하면서 들은 이야기다.

필자가 기독교인인 것을 아는 친구는 교회 장로인 자신의 회사 상사 자랑을 늘어놓았다. 보통은 사적인 자리에서 직장 상사를 자랑하고 칭찬하기란 쉽지 않은데 친구는 그 상사가 그룹 부회장으로서 롯데에 대한 강한 자부심이 있고 인품이 매우 훌륭해서 모든 직원으로부터 존경받는 그런 사람이라고 했다.

그 분이 이번에 자살한 이인원 부회장이다.

처음 이 분이 자살한 소식을 접하고 내 귀를 의심했다. ‘어... 그럴 분이 아닌데...’ 그룹에 대한 검찰의 전방위적 압박이 심해지면서 당일 검찰 조사를 앞두고 벌어진 일이다. 이유를 떠나 가슴아픈 일이다. 가족, 교회, 회사 그리고 존경받는 한 기독교 리더를 잃은 우리 모두가 침통해 할 일이다. 

우리나라는 현재 OECD국가 중 자살률 1위 국가이다. 하루에 38명씩 죽는다. 즉 38분 마다 1명씩 죽는 꼴이다(2014년 기준). 인구 10만명 기준으로 OECD평균은 12명인데 한국은 이보다 2배 이상 많은 29명이다. 65세 이상 노인 자살률도 OECD 1위이다.

청소년의 경우 OECD회원국의 청소년 자살률은 감소하는 추세에 있는데 우리나라 청소년은 증가하고 있다. 우리나라 사망자의 사망원인을 보면 전체적으로 암이 가장 높으며, 그다음 심장질환, 뇌혈관질환, 자살의 순이다.

자살이 사망원인 4번째에 해당된다. 1992년에는 자살이 사망원인 10위였는데 2010년이 넘어가면서 4위까지 급상승했다. 특히 10대~30대의 경우 사망원인 1위가 자살이며, 40-50대는 암 다음으로 자살이 2위를 차치했다.

  이 정도되면 자살은 더 이상 개인적 문제가 아닌 사회적 질병으로 평가될 만하다. 이런 자살이 만연된 한국사회에서 전문가들은 교회가 자살 예방에 영향을 끼칠 수 있다고 공통적으로 말하고 있다. 실제 설교 중에 들은 몇 마디의 도전, 교회 공동체의 위로, 성경에 기초한 바른 가치관 확립 등은 자살을 생각하는 사람들을 붙잡을 수 있다.

  이제 한국교회는 그간의 ‘자살은 최고의 악이다’, ‘자살하면 지옥 간다’는 불명확한 교리인식의 틀에서 벗어나 자살에 대한 심각성을 인식하고 자살관련 세미나, 연구 활동, 신학적 정립 등을 통해 자살에 대한 분명한 태도 정립이 필요할 때인 것 같다.

한국교회의 선도적인 자살 예방 운동을 통해 또 다른 안타까운 자살자가 나오지 않도록 선한 역할을 감당하길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