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집·공부방 교사가 아동학대 예방해야”

부모는 ‘정당한 훈육’이란 생각 버리고, 교회의 예방교육 중요

2016-08-17     김성해 기자

“아동학대란 보호자를 포함한 성인이 아동의 건강 또는 복지를 해치거나 정상적 발달을 저해할 수 있는 신체적·정신적·성적 폭력이나 가혹행위를 하는 것과 아동의 보호자가 아동을 유기하거나 방임하는 것을 말한다.” (아동복지법 제 3조 제 7호)

최근 아동학대 피해 관련 소식이 끊이질 않는다. 지난 2일 양치질을 하다 숨진 4살 아이가 어머니에게 학대를 받은 사실이 드러나 충격을 준 바 있다. 또 10일에는 자신의 말을 듣지 않았다는 이유만으로 3살 조카를 살해한 이모 역시 평소 아이를 학대한 것으로 밝혀졌다.

보건복지부 내 학대피해아동 연도별 신고접수 현황 조사에 따르면, 2014년 신고접수는 17,791건으로 2013년 접수된 13,076건보다 4,715건 증가했다. 이중 약 80%는 부모가 학대행위자인 것으로 확인됐다. 

중앙아동보호전문기관 홍창표 팀장은 “아동학대행위자 중 부모의 비율이 높은 원
인은 ‘자신이 하는 행위는 아동학대가 아닌 훈육’이라는 생각이 깊게 자리 잡혀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홍 팀장은 “학대로 인해 아이가 사망한 사건들의 시초로 거슬러 올라가면 대부분 훈육적인 체벌이었다”며 “아이들의 부모가 ‘나는 아동학대 가정들의 부모와 다르며 내가 하는 것은 학대가 아닌 훈육’이라는 생각을 버려야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어른들의 훈육적인 체벌이 아이들에게는 극심한 학대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경각심을 항상 가져야한다”고 강조했다. 

홍창표 팀장은 아동학대 신고의 중요성에 대해서도 조언했다. 홍 팀장은 “아동학대의 건수는 매년 증가하고 있지만 신고율이 저조한 까닭에 발견이 늦어지고 상황이 심각해지는 경우가 많다”며 ‘아동학대 발견율’을 예시로 삼아 국내 아동학대 시스템에 대해 설명했다.

‘아동학대 발견율’이란 아동인구 1000명 중 아동학대로 발견되는 비율을 의미하는 것으로 아동학대 발견율이 높을수록 사회 내에서 아동들과 관련된 안전망이 제대로 구축돼 있는 것이다. 홍 팀장은 “미국과 호주의 아동학대 발견율은 1000명 중 10~18명 이상인 것으로 확인되지만 우리나라는 1.1명 정도에도 미치지 못한다. 그만큼 한국 내 아동학대 사건이 은폐되고 있다는 현실”이라고 밝혔다.

그는 또 아동학대 신고의무자의 역할에 대해 주장했다. 아동학대 신고의무자는 어
린이집, 유치원, 초·중·고등학교 교사 등 24개 직군 종사자들을 뜻한다. 아동학대처벌법 제10조 제2항에 따라 이들은 직무를 수행하면서 아동학대범죄를 알게 되거나 그 의심이 있는 경우에는 아동보호전문기관 또는 수사기관에 신고할 의무가 있다. 만약 신고의무자가 아동학대를 신고하지 않을 경우 500만원 이하의 과태료가 부과된다.

홍창표 팀장은 “부모들은 목회자 혹은 교사에게 조언을 들을 때 크게 영향을 받는 부분이 있다”며 “어린이집이나 유치원, 초·중·고등학교 교사 등의 직분자는 부모에게 ‘아동학대’에 대한 주의를 주고, 정보들을 제공하여 사전에 예방해야한다”고 지적했다. 홍 팀장은 또 “아동학대 피해자들이 잘못 자라면 학교, 사회에서 부적응하게 되고, 그들이 범죄를 저지를 확률이 높아진다”며 “아동학대 만큼은 남의 가정 아이들이라도 내 가족처럼 여기고 신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교회 내 공부방 등 어린이 사역을 맡고 있는 박경양 목사(평화의교회) 역시 아동복지기관은 전적으로 아이들을 중심으로 사역할 것을 강조했다. 그는 “만약 아동기관 내 아이가 학대받고 있다면, 가해자가 친부모라도 반드시 보호기관에 신고하고 부모에게 경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박경양 목사는 “성경에서 ‘사람은 하나님의 형상을 본떠서 만들었다’고 표현할 정도로 각 사람을 소중하게 여기고 있다”며 “하지만 부모들이 아이를 독립적인 존재로 보지 않고 자신의 소유물로 생각하기 때문에 아동학대와 같은 사건들이 발생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박 목사는 또 “어른들은 아이도 스스로 말하고 생각하며 행동하는 사람임을 인지하고 하나의 인격체로 보아야한다”고 충고하며 “한국교회가 부모들을 먼저 교육하여 아이가 개인의 소유물이 아닌, 하나님이 맡긴 소중한 인격체라는 사실을 인식시켜야한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