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난의 경험을 한국교회에 나눠야 했다”

사랑의교회 갈등의 3년 기록, 책 ‘진실’의 저자 주연종 목사

2016-07-21     이인창 기자

서울 서초동 사랑의교회(담임:오정현 목사)가 겪어온 최근 3년의 진통을 기록한 책이 나와 그 내용에 세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20년간 군종목사로 사역하다 2011년부터 사랑의교회 부목사로 재임 중인 주연종 목사가 책 ‘진실’을 펴낸 것이다.

주 목사는 사랑의교회 갈등의 현장 한복판에서 활동해온, 그간의 사정에 대해 밝은 인물이다. 오정현 담임목사에 반대하는 측에서는 불편한 사람이기도 하다. 갈등이 한창일 때는 거친 발언으로 구설수에 오르기도 했다.

책 ‘진실’이 나온 이후 지난 15일 만난 주연종 목사는 매우 적극적이고 본인의 견해를 피력하는 데 거침이 없었다. 특히 책 ‘진실’에 담긴 지난 3년간의 기록은 ‘팩트’라고 강조하며, 그 어떤 불이익도 감수할 것이라고 자신감을 나타냈다.

오정현 담임목사에 반대하는 측에서는 끊임없이 오 목사에 대한 학력문제 의혹과 논문대필 의혹을 제기했다. 거기다 교회 건축과 관련한 주민소송, 최근에는 목사안수 자격 의혹까지 거쳐 오면서 갈등의 골은 깊었다. 특히 지난 3년간은 수많은 법적소송이 진행되며 첨예한 대립의 한복판이었다. 한마디로 치열했다.

그런데 의혹 덩어리로 여겨졌던 사랑의교회와 오정현 목사에 대한 상당수 소송에서 교회와 오 목사가 승소했다. 여전히 진행 중인 소송 결과를 봐야겠지만 큰 흐름은 결정된 분위기다.

책에 대해 주 목사는 “반대측은 책의 내용을 거짓이고 왜곡이라 할지 모른다. 그렇다면 어떤 명사든 형용사든 그 내용을 가지고 와서 문제 제기를 하라. 이번 책 기저에 흐르고 있는 관점은 거짓의 산맥을 드러낸 것이다. 책은 사실을 담았다. 실제 오정현 목사의 논문표절의 경우 인정하는 내용도 담았다”고 강하게 어필했다.

책은 1부 설계, 2부 도전, 3부 전환, 4부 열매로 구성된 가운데, 사랑의교회 갈등의 전체적인 흐름을 짚어보고 있다. 특히 교회와 반대측 인물들의 만남과 발언, 주요 소송 현황과 결과 등에 대해 430여쪽 분량으로 비교적 상세하게 기술하고 있다.

의외인 점은 주 목사가 책 ‘진실’이 오정현 담임목사와 상의 없이 나왔다고 언급한 점이다. 한국교회 보통의 풍토에서 납득이 되지 않은 부분이지만, 사역이 자발적인 사랑의교회 분위기이기이기에 충분히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주 목사는 “지난달 26일 처음 책이 나왔고 비서실을 통해 담임목사님에게 전달했다. 오 목사님이 적잖이 당황해 한 것으로 전해졌지만 팩트를 정리한 것에 대해 고마워 하셨다. 아마 책을 낸다고 했다면 막으셨을 수도 있었을 것이다”며 오 목사의 반응을 이야기했다.

그렇다면 아직 교회 갈등이 종식되지 않은 상태에서 이 책을 출판한 이유는 무엇일까. 그는 누군가를 사실을 기억하고 기록해야 한다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집필 논의가 처음 시작된 것은 지난해 3월. 교회 내 의지를 가지고 있는 교인들과 함께하면서였다. 초고는 2개월만에 완성돼 꾸준히 검토됐고, 그간 새로운 내용이 나올 때마다 추가했다. 주 목사에게 책을 쓴 이유를 더 자세히 언급했다.

“한국교회가 밟아서는 안 될 지뢰밭을 표시하고 싶은 심정이었다. 지뢰밭을 헤쳐 나오며 다른 교회들이 이 지뢰밭을 밟고 싶지 않은 심정이었다. 지뢰밭 표식을 하지 않는 것은 죄와 같은 것이다. 분쟁으로 고소되는 것만으로도 죄가 되는 세상이다. 결과를 알려고 하지 않는다. 이제는 다른 차원에서 교회를 돌봐야 한다.”

아마도 사랑의교회 갈등사태는 2010년 사랑의교회가 수천억대 교회 건물을 신축하겠다고 나서면서였지 않을까 생각된다. 옥한흠 목사의 제자훈련과 모범적인 교회성장으로 익숙한 사랑의교회라는 점 때문에 건축문제는 더욱 거세게 논란이었다.

4만명 교인들을 1980년대 8백명 규모로 설계된 건물로 감당할 수 없었던 사랑의교회는 당연히 새로운 예배당이 필요했다. 그러나 천문학적 건축비에 대해 교회 밖에서는 미운 털이 단단히 박혔다. 그리고 이러한 인식은 사랑의교회 내부 갈등이 커질 때마다 부정적 영향요소로 작용한 것이 사실이다.

이에 대해 주 목사는 “우리가 교만했던 것 같다. 이제는 사랑의교회 공동체 모두가 낮춰야 한다”면서 “지난 3년을 잘 돌아보면서 미래를 위해 일할 준비를 해야 한다”고 변화 필요성을 강조했다. 또 “한국교회를 섬기기 위해 형편이 어려운 목회자와 교회를 돕는 시스템을 만들고 있다”면서, 본인이 이 일에 참여하고 있다고 설명하기도 했다.

책 ‘진실’은 최종 결론을 담지 못하고 있다고 할 수 있다. 사랑의교회 갈등사태는 아직 끝나지 않았기 때문이다. 일부 소송도 진행 중이다. 한때 교계 원로들이 중재에 나섰지만 최종 성사단계에서 무산된 바도 있다. 납득할만한 합의 가능성은 현재로서는 매우 낮다. ‘진실’의 결론을 확인할 수 있는 때가 언제가 될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