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교회는 복기할 능력을 잃어버렸다"

한국크리스천기자협회, 지난 24~25일 상반기 세미나 및 수련회 개최

2016-06-28     이인창 기자

한국교회가 지금 겪는 위기 상황에서 우리가 꿈꾸어야 할 교회는 무엇일까? 예수님이라면? 그 해답을 찾기 위해 현장 속에서 예수님이 바라시는 교회를 위해 꿈꾸는 사역자들이 한국교회가 나갈 방향을 제시했다.

한국크리스천기자협회(회장:신동명)가 지난 24~25일 서울 인수동 영락기도회에서 개최한 ‘2016년 상반기 세미나 및 여름수련회’에는 서울 소망교회 김지철 목사와 감신대 이정배 전 교수, 함께여는교회 방인성 목사가 패널로 참석해 현장 기자들과 종교개혁 500주년을 앞두고 한국교회의 갱신에 대해 공감대를 나눴다.

큰 교회 담임목사, 신학자, 사회선교 사역자로 각자의 위치를 공고히 지켜가고 있는 세 사람은 자신의 현장에서 바라본 개혁과제들을 제시했다.

김지철 목사는 “십자가 신학이 결핍되면 반드시 타락하고 영광의 신학이 결핍되면 교회는 능력을 상실한다”며 “한국교회가 기득권을 뒤집어버리는 사역을 중요하게 여기셨던 가진 것을 조금 더 내려놓고, 성령의 역사에 모든 것을 개방하는 교회와 믿는 자들이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목사는 또 “지금의 한국교회 모습에 대해 아무렇게나 바둑을 두고 복기할 능력이 없는 상태와 같다”고 비유하고, “두려움을 잃어버린 신앙인들이 성령의 은사를 따라 품성을 바꿀 수 있어야 한다. 종교개혁 500주년의 핵심은 바로 회개”라고 전했다.

구체적인 실천방법에 대해 김 목사는 ‘목사 장로 임기제 및 신임제’, ‘예수의 성품 닮기 운동’ 전개, ‘성도들의 자율성과 자발성 확보’ 등을 제안했다. 특히 소모적인 교회연합 행사 축소가 필요하다면서 교인들을 동원하고 설교자가 큰 비용부담을 져야 하는 구조를 깨야한다고 밝혀 눈길을 끌었다.

이정배 교수는 “‘오직 믿음’ ‘오직 은총’ ‘오직 성서’라는 종교개혁 3대 원리가 지금의 한국교회에서 오용되면서 오히려 비판의 대상이 되고 있다. 이 시대에는 타락한 중세교회가 있는 것이 아니라 타락한 개신교가 있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특히 이 교수는 “기독교의 존재양식 자체가 자본주의화 돼 버렸다. 그리스도 안에 존재한다면서 행동하지 않는다”며 기존 체재 밖에서 사유하는 교회가 될 것을 제안했다. 자본주의에서 벗어나 초대교회 가치를 실현할 수 있는 작은 교회들이 더 많아져야 한다고 역설했다.

방인성 목사는 “교회가 돈과 명예, 권력은 사랑하지만 세상을 사랑하지 않는 교회가 돼서는 안 된다. 예수님은 자기 아들을 내줄 만큼 세상을 사랑했는데, 목회자들이 예수님의 공동체를 섬기면서 세상과 담쌓을 수 있겠는가”라고 반문하며 자성을 촉구했다.

방 목사는 “고통 받고 소외받는 이들과 함께 했던 예수 그리스도의 사역이 사회선교이고, 따라서 주님이 이 땅에 오신 일 자체가 사회선교”라면서, 그러나 ‘한국교회 선교관의 편협성과 반목’, ‘무의미한 개인구원과 사회구원 간의 논쟁’ ‘교권에 가면을 쓴 맘몬숭배’는 오히려 한국교회의 사회선교에 있어 걸림돌이 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방 목사는 “한국교회가 사회적 약자를 우선순위에 놓고 우는 자와 함께 울고, 희년 명령이 지켜지는 사회를 향하여 나아가는 것이 정의의 하나님께 순종하는 길이며 한국교회가 살 길”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기자협회는 17개 회원사 50여명 기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수련회를 진행하고 친교의 시간을 가졌다. 이날 수련회 개회예배에는 김양재 목사(우리들교회)가 설교를 전하고 “말씀이 회복되는 신앙공동체를 이뤄가는 한국교회가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