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멋대로 믿었던 ‘신앙’, 뿌리까지 뒤집어엎는다!

고 허운석 선교사 설교집 [내가 왕바리새인입니다]/두란노/허운석 지음

2016-05-16     정하라 기자

“교회 다니면 복 받는 줄 알았다. 며칠씩 철야하고 금식하면 기도하는 대로 다 이루어지는 줄 알았다. 내 멋대로 생각하고 믿은 신앙의 가르침 덕분에 한국교회에는 질투와 다툼, 허영과 가식이 십자가 예수님의 자리를 대신했다.”

우리는 지금껏 기도로 자신의 복과 형통을 구했고, 주시지 않으면 철야하고 금식하라고 배웠다. 그러나 ‘내가 왕바리새인입니다’의 저자 고(故) 허운석 선교사는 “신앙의 옳고 그름은 기도의 분량이 아니다. 봉사하고 헌금하고 은사를 구하는 것은 하나님 영광이 아니라 나를 위한 일”이라며, “이런 것들은 다 바리새인과 같은 율법주의가 낳은 잘못된 신앙의 가치관”이라고 진단한다.

책에서 그는 우리 안에 살아있는 ‘왕바리새인’의 모습을 적나라하게 묘사한다. 가식으로 뒤덮인 자아를 폭로하고, 내 멋대로 생각하고 믿었던 신앙을 뿌리 끝까지 뒤집어엎는다. 그래서 이 책은 “내가 가짜라는 것을 들통 내십시오. 그래야 하나님이 일하십니다”라고 말한다.

죄를 들켰을 때 자기 연민으로 치장하고 변명할 것이 아니라 “네, 주님. 저는 고쳐서도 쓸 수 없는 인간입니다! 완전히 죽어야만 살 수 있는 존재입니다!”하고 인정할 때에야 비로소 하나님이 일하실 수 있다는 것.

허운석 선교사는 대신총회 파송 선교사로 지난 25년간 아마존 강 유역에서 선교활동을 펼쳤다. 문만 열면 달려드는 독충(毒蟲)과 풍토병, 원주민들의 ‘창끝’ 같은 거부감 속에서도 사랑의 복음을 전했고, 그를 통해 20여 미접촉 부족들이 예수 그리스도를 만났다.

누구보다 아마존 인디언 부족을 사랑하는 마음으로 17개의 검은강 상류 신학교를 세웠으며, 100여 명의 졸업생과 50여 명의 목사를 배출했다. 이러한 공로로 허운석 선교사와 남편 김철기 선교사 부부는 2012년 연세대학교에서 수여하는 ‘제12회 언더우드 선교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2006년 폐암 진단을 받은 후에도, 그는 자신에게 독을 먹인 인디오에게 복음을 전하러 가야 한다며 다시 아마존 정글로 돌아갔다. 사역을 위해 제대로 치료를 받지 못한 허운석 선교사는 결국 2010년 암이 치료가 힘든 말기에 이르렀다는 진단을 받았다. 그리고 2013년 9월 12일, 주님의 품으로 돌아갔다.

“아마존은 그리스도의 능력이 아니면 살 수 없는 장소입니다. 문자 그대로 하나님의 능력을 의지하지 않고는 살 수 없습니다. 무엇보다 거기엔 아직 복음을 모르는 수많은 원주민 인디오들이 살고 있다는 것입니다. 그들이 예수를 믿어 예배하는 것보다 더 귀한 보물이 있을까요.”

‘내가 왕바리새인입니다’ 저서는 말기 암 통증이 극에 달했을 때 허운석 선교사가 자기 생명을 소진하면서 쏟아 놓은 주옥같은 설교들을 모아놓은 것이다. 그만큼 메시지는 강렬하고, 정제되지 않은 생생한 날것이어서 때로는 듣는 이를 불편하게 한다. 그럼에도 많은 사람이 그의 설교를 듣고 변했으며, 눈물을 흘리고 삶이 변화되는 회개가 계속 됐다.

남편 김철기 선교사는 “허운석 선교사의 살아 있는 신앙의 언어, 생생한 체험들, 유언처럼 외쳐진 메시지들이 한국교회와 크리스천의 굳어진 마음을 깨트리고 새롭게 하기를 기대한다. 책의 메시지를 통해 한국교회가 2016년 가슴을 치는 부흥, 삶이 바꾸어지는 부흥을 경험하길 바란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