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슬람 괴담에 대처하기 위한 10가지 제안

김동문 선교사, 기독인문학연구원 특강서 발표

2016-03-14     손동준 기자

“혐오는 범죄입니다. 혐오감의 거친 표출은 반기독교적입니다.”

기독교인들 사이에서 무분별하게 유포되고 있는 이슬람 관련 ‘괴담’에 대처하기 위한 10가지 방안이 제시됐다. 이집트와 요르단 등지에서 사역하고 있는 김동문 선교사(인터서브코리아)는 지난 9일과 10일 양일간 역삼동 기독인문학연구원에서 이슬람과 무슬림에 대한 정확한 이해를 돕기 위한 특별강연에 나섰다.

김 선교사는 ‘우리의 이슬람 이해 다시보기-진실과 상식, 복음의 토대 위에 서서’를 주제로 한 강연의 서두에서 “지속적으로 이슬람, 무슬림에 대해 괴담에 가까운 과장된 주장 또는 허위 사실을 퍼뜨리고, 이를 바탕으로 혐오감을 드러내는 집단행동 등은 사회적으로 옳지 않은 것입니다. 그리고 그것은 반성경적인 태도”라고 강하게 피력했다.

하물며 근거·이유 있는 혐오도 반인권적

김 선교사는 무슬림에 대한 혐오를 이민사회에서 한인들이 겪는 인종편견에 빗대면서, “우리는 특정 지역 출신, 인종과 종교 배경을 가진 이들에 대한 혐오 또는 배제가 윤리적이지 않다는 사실을 알고 있다”며 “그 배제의 이유와 근거가 있다고 해도, 그것이 얼마나 반인격적이고 반인권적인지도 알고 있다. 하물며 근거가 없거나 근거가 부족한, 잘못된 정보와 그릇된 인식을 바탕으로 한 배제는 더욱 큰 반사회적 행위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또 혐오와 배제가 성경적으로도 옳지 않은 이유로 △열방의 하나님이심을 부정하는 행위이기 때문 △사람을 귀하게 창조하신 하나님의 창조질서를 파괴하는 행위이기 때문 △하나님의 창조질서를 무시하는 반창조적인 행위이기 때문 △네 이웃에 대하여 거짓증거를 하지 말라는 말씀에 대한 불순종이기 때문 이라고 설명했다.

넘쳐나는 괴담들

김 선교사는 이어 최근 기독교인들 사이에서 유포되고 있는 괴담의 사례들을 소개했다. 그는 대표적인 사실 왜곡 사례로 익산 할랄단지 반대 운동과 관련된 사회 관계망 게시물을 소개했다. 이 글에는 할랄단지 반대서명을 청원하며 “인천공항 외국인 입국시 지문 확인도 안하고”, “5천5백억 들여서 익산시에 할랄 식품 공장을 짓고 50만평을 50년 동안 무상 임대”, “공사는 2016년까지 끝난다. 완공 후 3년 안에 이맘(종교지도자) 1백만명이 들어오고, 숙련 기능사 인력(도축원) 7천103명이 동시에 입국 예정”이라는 내용이 담겼다.

김 선교사는 이에 대해 조목조목 반박하며, △관계 당국에서는 의심되는 외국인과 무슬림에 대한 정보 수집 활동을 강화하고 있으며, 지문 채취와 지문 확인은 기본으로 엄격하게 진행되고 있다 △5천5백억의 비용은 익산 국가 식품클러스터 건설 사업비 총액일 뿐 할랄 사업만을 위한 비용이 아니며, 감면 혜택 또한 MOU 체결과 심사를 통과해야 하는 조건부이다 △중동 전체의 이맘 수보다 많은 1백만명이 들어온다는 것은 허무맹랑한 주장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인터넷에 떠도는 ‘IS 성직자의 크리스천 가정 아기 살해’ 사진 역시 “2010년 방글라데시에서 주술행위를 하는 사진을 이용한 거짓”이라며 “시간과 장소, 대상이 다른 사진이 때 아니게 IS 성직자가 어린 아이를 잔인하게 죽인다는 주장과 함께 돌았다”고 말했다.

괴담에 속지 않기 위한 10가지 제안

그러면서 김 선교사는 ‘괴담’에 속지 않기 위한 10가지 제안으로 △‘무늬만’ 현지 정보를 분별할 것 △정보의 원 출처를 확인할 것 △사실과 해석을 분리할 것 △정보의 ‘작성일 및 유효기간’을 확인할 것 △정보 공유자에게 출처를 확인할 것 △신뢰할만한 정보 체계를 구축할 것 △정보 공유 전에 일단 멈춰 생각할 것 △허위‧과장된 정보를 주는 사람이나 단체, 블로그 등에 대해 삼진아웃제를 적용할 것 △미디어의 허위 보도에 대해 삼진아웃제를 적용할 것 △합리적인 비판과 질문을 유통하는 공동체를 만들 것 등을 제안했다.

그는 마지막으로 “우리에게 주신 하나님 나라 복음은 원수까지 사랑하라 하신 것”이라며 “우리는 막연하게 원수 될 가능성이 있다는 혐의만으로도 혐오와 증오를 키워간다. 진정한 사랑은 두려움도 내쫓는다. 사랑을 말하는 교회와 그리스도인이 두려움을 조장하고 혐오를 강화시키고 있는 것은 극복되어야 할 과제”라고 지적했다.

김동문 선교사는 한국외국어대학교 아랍어과와 총신대학교 신학대학원, 웨스트민스터신학대학원대학교를 졸업한 뒤 1990년부터 현재까지 인터서브코리아에서 활동 중이다. 그는 한겨례21일 중동전문 언론인으로도 활동하고 있으며, 저서로는 ‘기독교와 이슬람 그 만남이 빚어낸 공존과 갈등’, ‘이슬람 신화깨기 무슬림 바로보기’, ‘가고픈 성서의 땅 요르단’, ‘오감으로 성경 읽기’ 등이 있다.

한편 기독인문학연구원은 “이슬람과 무슬림에 대한 논의가 봇물을 이루는 가운데, 그 속에는 오해와 편견과 왜곡과 괴담이 넘치는 것 같다”며 “진실과 상식과 복음을 기반으로 이슬람과 무슬림에 대한 우리의 이해를 다시 살펴보고자 했다”고 이번 행사의 취지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