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탈주민 433명, 북에서 성경책 봤다”

‘2015 북한 종교자유백서’ 발간…탈북자 47.3% ‘기독교’ 믿어

2015-11-06     이인창 기자

2000년대 이후 북한 지역에서 성경을 직접 목격한 주민들이 꾸준히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볼 수 있는 조사결과가 발표됐다. 하지만 종교 활동에 대한 북한 당국의 처벌 수준이 여전히 매우 높은 상태로, 주민들의 종교 인권탄압에 대한 국내외적 관심이 요청되고 있다.

(사)북한인권정보센터(소장:임웅기) 부설 ‘북한인권기록보존소’가 최근 발간한 ‘2015 북한 종교자유 백서’에 따르면, 2007년 이후 남한에 입국한 북한이탈주민의 433명은 ‘성경을 본 경험이 있다’고 응답했다.

이같이 답한 응답자 중 탈북한 시기가 2000년 이전인 탈북주민은 9명에 불과했으며, 나머지 424명은 모두 2000년 이후에 탈북 주민들이었다. 북한인권정보센터는 “최근 북한에 성경 유입이 증가하면서 목격 사례도 늘어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는 분석을 내놓았다.

발표된 ‘2015 북한 종교자유 백서’는 2007년 이후 입국한 북한이탈주민 10,756명의 종교자유에 대한 인식조사와 북한인권정보센터 통합인권 데이터베이스 55,866건 등을 토대로 작성된 것으로, 433명은 전체 응답자에 4.2%였다.

북한에 머물 당시 비밀리에 종교활동을 한 경험이 있는지에 대한 다른 질문에서 단 1.2%(128명)만 ‘참가한 경험이 있다’고 답했다. 이 경우도 128명 중 122명은 2001년 이후 탈북한 이들로, 남한에도 잘 알려진 지하교회 활동이 실제로 일어나고 있음을 간접적으로 알 수 있다.

반면 북한이탈주민들은 압도적으로 북한 내 종교의 자유가 없음을 밝혔다. ‘북한에서 자유롭게 종교활동을 할 수 있는가’ 문항에 응답한 10,183명 중 99.6% 10,146명이 ‘자유롭게 활동할 수 없다’고 답했고, ‘평양이 아닌 지방에 당국이 인정하는 합법적인 가정예배 처소가 있는지’에 대해서도 10.298명 중 98.8%나 ‘그런 장소가 없다’고 답했다.

종교 활동 시 처벌 수준을 묻는 질문에는 9735명이 응답한 가운데, 정치범수용소행이 전체 절반이 넘는 53.4%로 5,203명이나 됐다. 북한 사회에서 정치범수용소행은 가장 높은 수위의 처벌의 하나라는 점에서 북한의 종교탄압이 심각함을 알 수 있다.

또 교화소(교도소)행은 11.5%(1,116명), 처벌수위가 비교적 낮은 노동단련형은 2.8%(274명)이었다.

설문조사에 응한 북한이탈주민들의 47.3%(4,801명)는 현재 자신의 종교를 ‘기독교’라고 응답해, 불교 11.4%(1,151명), 천주교 1,101명(10.9%)보다 5배 가까이 많았으며, 종교가 없다고 한 응답자는 30.1%(3,051명)로 조사됐다.

한편, (사)북한인권정보센터는 보유 중인 ‘통합인권 데이터베이스’(2015년 7월 기준) 중 종교박해 사건은 1,165건으로, 세부적으로는 종교활동 595건, 종교물품 소지 277건, 종교전파 127건, 종교인 접촉 59건이었다.

또 종교박해 목격 당시 처벌 수준에 대한 질문에, 구금이 690건(59.2%)로 가장 많았다. 사망과 실종을 합하면 179건(15.4%), 이동의 제한 133건(11.4%), 추방 및 강제이송 40건(3.4%), 상해 36건(3.1%) 순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