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수 사랑' 정신으로 기독교 도덕 체계 구축해야

박철호 교수(성산효대학원대학교)

2015-04-29     운영자

예수의 ‘원수사랑’ 윤리적 덕목은 최대도덕으로서 기독교 공동체의 도덕형성체계에 보편성을 가진 덕목으로 자리매김한다. 원수사랑은 이웃사랑이나 형제사랑이 다 포괄하지 못하는 영역까지 남김없이 포괄하는 사랑의 무한대대적인 확장을 내포하고 있다. 사랑할만한 가치나 이유가 있어서 사랑하는 것이 아니라 사랑할만한 가치도 없고 이유도 없는 사람을 사랑하는 것이 바로 원수사랑이다. 원수사랑은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사람들, 이들이 도덕적으로나 정치적으로 혹은 종교적으로나 경제적으로 지리적으로 시대적으로 어떤 상황에 처해 있든지 상관없이 예수의 사랑을 받을 수 있다는 것이다.


이 원수사랑의 덕목을 지금까지의 모든 계명을 뛰어 넘는 ‘새로운 계명’, 지금까지의 모든 윤리를 능가하는 전혀 “새로운 윤리적 지표”이다. 원수사랑은 예수가 인간에 대한 윤리적 가르침의 가장 철저한 덕목이다. 원수사랑은 철저하고 무조건적이며 무제약적이고 무한계적인 인간 사랑이다. 이런 의미에서 원수사랑은 인류 보편적 덕목이 된다.


산상수훈을 분석하면 ‘원수사랑’의 덕목이 보편성을 구축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즉 산상수훈의 절정은 바로 원수사랑에 있으며 여기서 하나님은 우리에게 ‘완전’함을 요구한다. 이로써 기독교 공동체는 십계명과 황금률 그리고 보편 덕목으로서 원수사랑에 의해 보편적 도덕형성체계를 구축하게 된다. 이제 인류 최고의 윤리적 덕목으로서 ‘원수사랑’은 세례 받은 율법과 함께 기독교 공동체의 통합적 도덕형성체계의 구축을 마련하였다. 이로써 기독교도덕형성체계는 모든 인류 공동체의 존속을 위한 새로운 대안이 되었다. 이를 통해 기독교 공동체는 다른 여타 공동체와 상호작용의 틀을 가지게 되며 서로 소통하는 길을 마련하였다.


이제 한국 교회는 보편성을 확보한 십계명과 황금률 등의 율법에 의해 최소도덕을 구축하고 최대도덕으로서 원수사랑에 의한 기독교도덕형성체계에 기초한 공동체 존속 방안을 마련하게 되면 이제 제대로 한국 교회의 그리스도인들에게 다양한 훈련이나 활동 그리고 교육을 통해 이러한 도덕형성체계를 습득시키는 작업이 필요하다. 기독교도덕형성체계를 습득시키는 방안으로는 무엇보다 습관화와 이를 통한 성품의 구축이다. 물론 습관화와 성품의 중간 과정에 죄책감이 관여한다. 따라서 이제 공동체의 최소 도덕으로서 법칙이나 원리를 정당화를 통해 아동들에게 내면화하기보다 반복적 훈련과 수련을 통해 습관의 형성에 초점을 둘 필요가 있다.


또한 이러한 습관화의 과정은 덕과 성품으로 연결되게 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런 의미에서 원수 사덕을 성품으로 연결하기 위해서 한국 교회는 지속적으로 예수의 구원에 대한 은혜를 아동들에게 부각시키고 이러한 구원자 예수의 명령으로서 원수 사랑을 제대로 실천하지 못하는 죄책감을 갖게 하는 것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 예수 구원에 대한 다양한 의미의 학습과 사랑의 실천 방안을 구안하고 이를 통한 성품 구축을 확대시키는 방안이 긴요함을 이해하게 된다.


이러한 작업은 오늘날 세계 곳곳에서 그리고 각 국가의 내부에서 벌어지는 다양한 갈등을 해소하는 평화의 길을 구축하는 첫 걸음이 된다. 이러한 의미에서 기독교 공동체는 원수사랑에 의해 개별성을 통한 보편성을 확보하여 평화의 공동체로서, 하나님의 도구로서 자리매김을 분명히 할 것이다. 이는 그 동안 한국 교회가 세상으로부터 요청된 한국 교회의 도덕적 성숙과 관련이 있다. 이러한 도덕적 성숙은 한국 교회에 통합적 기독교도덕형성체계에 의한 도덕 형성 과정이 자리를 잡는데서 시작한다. 이제 이러한 작업을 위해 주일 학교 등의 윤리 교재의 마련이 시급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