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정교회’, 한국교회 살릴 역동적 대안

전문가가 제안하는 2015년 목회(1)

2015-01-28     공종은 기자

목회컨설팅연구소장 김성진 목사

성도들을 교회 생활에 묶어두지 말라

‘교제’ 통한 ‘멘토링’ 관계 형성 중요

‘교회를 가정처럼!’ 한때 이 구호가 전국 교회에 퍼져나갔다. 내 집에 있는 것처럼 편한 교회가 되게 하자는 다짐이 담긴 구호였다. 교회들 또한 그런 교회가 되기 위해 많은 애를 썼다. 교회 내 조직 구성을 바꾸는가 있는가 하면 심지어 인테리어까지 바꾸는 교회도 등장했다. 하지만 불과 몇 년 사이 흐름이 바뀌었다.

‘가정을 교회처럼!’ 이제 교회에서 ‘가정’으로 관심사가 이동했다. 가족과 가정의 중요성이 대두된 사회적 흐름과 함께 의식의 변화도 한몫을 했다. 교회도 이를 적극 받아들였다. 주일을 제외한 6일. 그 ‘일상적인 날, 교인들은 어떤 삶을 살아야 할까’에 초점을 맞춘 것이다. 그렇다면 교회는, 목회자는 성도들에게 무엇을 요구해야 할까.

# 주 6일은 가정이 바로 교회

목회컨설팅연구소장 김성진 목사는 모든 교회들이 올 한해 ‘가정교회’에 집중할 것을 제안한다. “교인들이 지체의식을 가질 수 있는 창구가 가정교회밖에 없고, 서로를 돌보고 치유할 수 있는 자율적인 사역 역시 가정교회를 통해서 가능하기 때문”이라는 것이 그 이유다.

주일 이외의 6일 동안 ‘가정이 교회가 되게 하라’는 말이다. 그러나 상가 건물이나 특정 지역에 설립되는, 그리고 가정에 개척되는 가정 교회는 아니다. 말 그대로 가정이 교회가 되는 생활 신앙 그 자체를 말한다.

김 목사가 말하는 가정교회는 어떤 교회일까. 흔히 교회 안에서 조직되는 일반적인 소그룹과 가정교회의 근본적인 차이는 ‘교회적 기능’의 유무에 있다. “일반적인 소그룹은 모임에 비중을 두는 반면 가정교회는 교회적 기능을 감당하기 때문에 리더들이 갖고 있는 생각 자체가 작은 목사가 되게 하는 작업이 필요하다”고 설명한다.

가정교회에 대한 김 목사의 주장은 단호하다. 이제 공 예배로는 치유할 수 없고 돌봄도 일어나지 않는다는 이유에서다. 양육 또한 대그룹을 통해서는 불가능하다고 본다. 그 범위의 한계성을 가정교회를 통해 확장해야 한다는 것이 김 목사의 주장. “(주일 이후) 흩어져 있는 사람들끼리 지체의식을 갖게 하기 위해서는 이들이 함께 모일 수 있는 가정이라는 소그룹으로 들어오게 해야 한다”고 말한다. 6일 동안의 지친 삶이 가정교회를 통해 치유 받고 지체가 된 교인들 스스로가 돌봄을 통해 가정에서의 교회를 이루어 가야 한다는 것이다.

# 사역을 줄이라

김 목사는 가정교회 성공의 키워드를 ‘심플’로 규정한다. ‘심플 미니스트리’, ‘심플 처치’, ‘심플 라이프’. 사역을 줄이라는 말이다. 모든 사역을 혼자 통제해야 하고 교회 안에서 일어나는 모든 일을 다 알아야 한다는 욕심을 버리라는 것이다. 이러기 위해서는 목회자의 노력이 무엇보다 필요하다.

목회자의 사역이 단순해졌다면 교인들의 사역도 단순화시킬 필요가 있다. 목회자의 사역은 단순한데 교인들의 사역이 복잡하고 벅차다면 사역의 불균형을 초래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또 “성도들을 예배나 교회 생활에 묶어두려고 하지 말라”고 강조한다. 오히려 “그 시간에 성도들이 삶을 영위할 수 있도록, 그리고 어떻게 인생을 살아가야 하는지를 가르치고 실제로 삶 속에 녹여낼 수 있게 해야 한다”고 말한다.

주일날 교인들의 생활 대부분은 부모가 아침 일찍 교회에 가서 저녁에야 들어오고, 정작 돌봄을 받아야 할 아이들은 그때까지 방치되고 있는 것이 현실. 심할 경우 10시간 이상을 교회에 묶여 있는 경우도 다반사다. 이 엄연한 현실은 교인들의 사역을 단순화시키고 짐을 덜어주어야 할 강한 필요성을 부각시키고, 그 책임 또한 목회자에게 있다는 점을 지적한다.

이런 이유로 김 목사는 “교인들은 슈퍼맨이 아니다. 그들이 살아가는 생활이 있는데도 교회가 이들을 하루 종일 붙들어 놓고 있다. 교회가 이들이 쉼과 충전을 갖게 해주어야 한다. 이제는 교회 사역을 아주 단순화해서 가정교회를 통해 주님을 경험하게 하고, 성도들의 사랑도 경험하게 해야 한다”고 말한다. 교인들이 가정에서 교회를 경험하게 해야 하기 때문이다.

# 가정교회가 중심이 되는 교회

그렇다면 가정교회는 어떻게 운영하는 것이 좋을까. ‘가정교회가 중심이 되는 교회로 갈 것인가, 가정교회가 있는 교회로 갈 것인가’를 우선 결정해야 한다. “가정교회가 있는 교회로 가려면 하지 않는 것이 좋고, 가정교회가 중심이 되는 교회로 가려면 완전히 다시 포맷을 해야 한다”고 김 목사는 말한다.

개성과 특색에 따라 맞춤형 가정교회로 가는 것이 좋은데, 60세 이상은 익숙한 구역예배 형태를 유지하도록 한다. 반면 30~50대의 경우 가정교회를 조직하고 운영하는 것이 더 효과적이다. 은사 중심적이거나 직업별, 연령별 가정교회를 세우는 것도 필요하다. 그러나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문화에 맞는 맞춤형 가정교회’를 세워야 한다.

가정교회에서 보편적으로 나누어지는 것은 ‘담임목사의 설교’. 대부분의 가정교회가 주일 예배 때 들었던 설교를 함께 나누는 것으로 모임을 진행해 간다는 말이다. 그러나 김 목사는 여기에 더해 ‘교제’를 추가할 것을 강하게 주장한다. “만남이 좋고, 기다려지고, 만나면서 행복해지는 멘토링 팰로우십이 필요하다. 그 속에서 선배의 신앙과 삶을 배우는 시간이 돼야 한다”고 김 목사는 말하는데, 한국적 상황에서는 멘토링 교제에 비중을 두어야 한다는 점을 역설한다.

또 한 가지 중요한 것은 가정교회에서의 모임이 학술적이어서는 안 된다는 것. 신앙은 삶이며, 공부로 신앙이 성숙되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김 목사는 “삶으로 하나님을 경험하게 해주어야 하는데, 우리는 자꾸 지식만 가르치려고 한다. 체험할 수 있는 신앙이 되게 이끌어주어야 한다”고 말한다.

결국 김 목사가 제안하는 가정교회는 요한계시록에 나타나는 소아시아 일곱 교회가 그 모델이다. 교인이 살고, 가정이 회복되며, 그들이 모이는 세포가 건강하게 되는 것이 가정교회가 가져다 주는 결과라고 김 목사는 말하는데, “그러기에 교회는 자동적으로 건강해질 수밖에 없다. 총체적으로 한국교회를 살릴 수 있는 유일하고 역동적인 대안은 가정교회다”라고 김 목사는 말한다.

“미치든지 목숨을 걸든지 하라.” 목회자들에 대한 애정 어린 충고다. 목사들이 교회가 잘 되기를 바라면서도 목회에 목숨을 걸지 않는다는 절박함에서다. “목회자들이 하나님 앞에 헌신했다면 목회에 미치고 죽어야 하는데, ‘적당히’ 하려고 한다. 목회는 적당히 하면서 좋은 결과가 나오기를 기대하니까 안 된다”며 일침을 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