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황 오류 덮기 위해 가톨릭의 부정직 숨기며 ‘기만 구조’ 형성

2014-07-30     이성원 기자

 교황은 ‘이미지메이킹의 달인’이란 의구심 지울 수 없어
‘절대권력은 절대 부패한다’는 격언은 교황권 지칭한 말

로마 가톨릭교회의 프란치스코 교황의 방한을 계기로 교계 일각에선 이번 기회에 로마 가톨릭교회의 비성경적인 교리에 대해 개신교가 분명한 입장을 정리하여 평신도들에게 종교개혁으로 시작된 개혁교회의 올바른 길을 제시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개신교와 가톨릭의 교리적 차이는 적지 않지만 그중에서도 가장 핵심이 되는 것은 ‘교황 무오설’. 같은 하나님을 믿는 개신교와 마찰을 일으키는 가톨릭 교리들의 대부분이 성경 보다는 교황의 교설에 근거하며, 교황 무오설이 이를 보증하고 있는 형국이기 때문이다.

국제신학대학원대학교 부총장 김재성 교수(조직신학)는 교황제도에 대해 “개혁주의 신앙을 배우면서부터 로마 가톨릭의 모순이 바로 인간 교황제도임을 깨달았다. 이탈리아에는 돈과 조직을 주무르는 암흑가의 마피아가 있고 종교계를 지배하는 교황이 있다. 둘 다 로마제국의 현대판 화신들이기 때문에 이들에게 배울 것도 없고 배워서는 안되는 우상이다”라고 못박았다.

 

인격보다 더 중요한 교리
김 교수에 따르면 한국 개신교의 일부가 최근 물의를 빚고 있다지만 그렇다 하더라도 로마 교황청보다 나쁘지는 않다는 것. 개신교의 일부 교회 지도자들 중에 현 프란치스코 교황보다 윤리적으로 부족한 사람들, 심지어 부패한 사람들이 있다고 하더라도, 교리적으로 기독교 구원에 대해 근본적으로 왜곡을 수정하고 있지 않는 교황권은 더욱 무서운 도그마 즉 교조화라고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동안 세계적으로 신교와 구교가 일치운동을 여러차례 시도했는데 그때마다 교황제도로 인해 결렬된 것이 바로 그 증거라는 것이다.

가톨릭의 교황무오설(혹은 교황무류성: 교황이 신앙 및 도덕에 관하여 내린 정식 결정은 하느님의 특별한 은총으로 말미암아 오류가 있을 수 없다고 하는 주장)은 먼저 성경적으로 문제를 안고 있다. 가톨릭의 1대 교황인 베드로는 신약성경에서 여러차례 ‘오류’가 있는 결정과 행동을 보이고 있다.

역사적으로도 가톨릭 교황은 지난 1992년에는 지동설을 주장한 갈릴레오 갈릴레이에 대한 가톨릭의 이단 재판이 잘못되었다고 시인했으며, 2000년에는 타종교와 유대인에 대한 차별과 박해 등 그동안 여러 가지 잘못된 가톨릭의 결정과 행위에 대해 참회한 바 있다. 즉 그 자체가 교황이 무오하지 않다는 사실을 스스로 입증한 것이라고 학자들은 보고 있다.

가톨릭에선 인간으로서 교황에게 오류나 죄가 없다는 게 아니라, 교황이 교리나 도덕에 관해 선포한 칙령에 오류가 없다는 의미라고 주장하지만, 이렇게 결정을 뒤집은 내용들을 살펴보면 교황 개인의 잘못이 아니라 교회의 신앙과 교리에 관한 문제였다. 로마 가톨릭의 교황제도와 그 무오성 교리에 대한 문제는 가톨릭교회 내에서도 그동안 계속 지적되어 왔다.

“권력은 부패하고 절대 권력은 절대 부패한다”는 유명한 말은 가톨릭 역사학자 앤턴 경이 교황 절대주의를 정조준한 말이다. 유명한 가톨릭 신학자 한스 큉 역시 그의 저서 ‘가톨릭의 역사’에서 “가톨릭교회의 역사는 성공의 역사라고 볼 수 있지만 그러나 오늘날 가톨릭 신자들조차 교황이 책임지지 않으면 안되는 끔찍한 실수가 많지 않았던가, 하는 질문을 던지게 된다”고 소개하고 있다.

그는 이 책에서 “피임 금지, 성직자 결혼금지, 여자사제 서품금지 등의 방법으로 여성을 이처럼 차별하는 기관도 없을 것이다. 유산, 동성애, 안락사의 문제에 대한 비타협적 입장, 마치 하느님 자신의 의지라도 되는 양 결코 오류가 있을 수 없다는 교황무류성의 후광으로 감싼 그와 같은 태도 때문에 이처럼 세계적으로 사회와 정치를 양극단으로 분열시키는 단체는 가톨릭교회 이외에는 없을 것이다”라고 확신하고 있다.

“교황도 죄 지을 수 있다”
미국 노스웨스턴 대학 역사학 교수로 퓰리쳐상을 수상한 문화비평가 게리 윌스는 그의 역저 ‘기만구조: 교황의 죄’의 첫 서두를 “가톨릭인들은 교황도 많은 죄를 지을 수 있다는 사실을 서로에게 일깨우던 건전한 옛 관행을 잃어버렸다...과거에는 그림이나 문학작품 등에서 지옥의 불길 속에 있는 교황을 종종 묘사하곤 했다”로 머리말을 시작하면서 본격적으로 ‘교황의 죄’를 파헤치고 있다.

그는 이 책에서 오늘날 교황들은 과거의 교황들이 저지른 성추문이나 살인, 정복전쟁과 같은 과오를 저지르지는 않지만 ‘지성의 배신’에서 비롯한 은밀하지만 보다 심각한 타락, 혹은 ‘기만구조’가 존재한다고 탄식한다. 그동안 가톨릭이 교의적 일관성을 유지해온 방법은 구조화된 기만구조, 부정직, 혹은 거짓이라는 것이다.

그는 이 가톨릭의 기만구조를 ‘역사적 부정직’과 ‘교의적 부정직’으로 나누는데, 역사적 부정직의 한 예로 나치시절 비오 12세 교황이 나치의 유대인 학살을 방조했을 뿐만 아니라 그후의 교황인 요한바오로2세가 이것을 왜곡시킨 사건을 들고 있다.

교황 요한바오로 2세는 1998년 아우슈비츠에서 희생당한 유대인 수녀 에디스 슈타인을 가톨릭 순교자로 시성함으로써 참회 의식을 거행했다. 그러나 그 수녀는 가톨릭이기 때문에 죽은 것이 아니라 유대인이라는 이유로 처형됐다(당시 아돌프 히틀러, 하인리히 히믈러, 파울 요제프 괴벨스 등 나치 괴수들은 가톨릭 신자였으며 이들은 전쟁 후에 가톨릭에서 파문되지 않았다).

그러나 요한바오로2세 교황은 그 수녀가 가톨릭이기 때문에 순교한 것으로 시성함으로써 가톨릭교회를 나치학살의 가해자에서 피해자로 바꾸려고 했던 ‘죄’를 저질렀다는 것이다. 즉 이런 가톨릭의 기만 구조는 오늘날로 말하면 교묘한 ‘이미지 메이킹’이라고 비난받을 수 있는 대목이다.
 


게리 윌스는 가톨릭의 역사적 부정직에 이어 교의적 부정직도 자세히 열거하고 있다. 사제독신, 여성 사제 배제, 피임, 사제 계급제도 등 이 모든 가톨릭의 교의가 사실은 가톨릭교회와 교황권을 유지하기 위한 교의적 부정직함에서 비롯됐다는 것이다.

예를 들면 가톨릭은 여성의 사제 임명을 줄곧 반대하는데 그 이유로 “여성은 열등한 존재여서 이 존엄한 직분을 담당할 자격이 없다는 것과 여성은 월경같은 생리적 이유로 예식 수행에 걸맞지 않은 불결함 때문에 제단에 다가가서는 안된다는 것”을 든다.

그는 이에 대해 “오늘날 여성에 대한 이런 잘못된 편견이 깨졌지만 여전히 변화가 없다. 교회가 여성들의 처우에 잘못을 범했을 리가 없다고 고집함으로써 여성들에 대한 학대를 영속시키려 드는 것은 현대의 죄요, 교황의 죄이며, 사악한 과거의 유산을 지지하는 구조는 극복할 수 없는 무지가 아니라 배양된 무지, 그것이다”라고 꼬집고 있다.

결국 게리 윌스는 로마 가톨릭교회의 이런 기만구조가 교황의 죄이며 이런 교황이 무오하며 절대적 권한을 가지고 있어야 하는지에 대해서 의문을 제기한다. 가톨릭의 피임에 관한 교리 역시 잘못된 성경해석 등에 근거한 것이 제2차 바티칸공의회 기간 중에 문제가 되었을 때에 한 사제가 “만일 이 규범들이 합당한 것이 아니라면 우리가 그 동안 지옥에 보낸 수백만의 사람들은 어떻게 되는 것인가?”라고 말한 것은 가톨릭의 기만구조가 왜 생겨날 수밖에 없었는지 잘 설명해준다.

“성경보다 로마제국 본딴 가톨릭”
이렇게 드러난 역사적 사실로 의심할 수밖에 없는 것은 가톨릭교회는 그 동안 옳고 그름 보다는 교황권의 훼손 여부에 더 관심을 가지지 않았을까 하는 점이다. 가톨릭교회가 그동안 현대의 상황에 맞게 ‘개선작업’을 해왔지만 이것은 가톨릭교회 안의 모순을 덮고 교황 무오설을 유지하려는 ‘기만 구조’였다는 것. 근본적인 보수 보다는 미장 보수 공사에 머물렀다는 말이다.

학자들은 루터의 종교개혁으로 개신교가 갈라져 나가면서 가톨릭교회 안에는 과거에 대한 부인이 매우 위험한 일이 되었다고 분석한다. 과거의 잘못을 인정하면 교회의 권위는 추락하고 그렇다면 가톨릭교회는 수많은 교리와 교파로 나뉘어진 “개신교처럼” 된다는 위기의식을 가지고 있다는 것이다.

이런 맥락에서 이번에 프란치스코 교황이 방한하기도 전에 방한 일정으로 작은 차를 타고 다니면서 위안부 할머니들을 만나고 음성 꽃동네와 세월호 현장 등을 방문한다는 내용이 기사화된 것에 대해서 곱지 않은 시각도 형성되고 있다. 교황의 이런 방한 활동의 내용이 앞서 지적된 ‘기만 구조’ 속에 있는 ‘이미지 메이킹’의 일부가 아니냐는 의구심이 일고 있는 것이다.

브니엘신학대학교 총장 최덕성 교수(교의학)는 “교황 제도를 가진 로마 가톨릭 교회는 성경이나 사도들이 알지 못했던 교회의 형태이고 철저히 로마화된, 로마제국의 황제 제도와 원로원제도를 본받은 조직체로서 성경이 증언하는 신앙고백공동체로서의 교회의 모습과는 거리가 멀다”고 로마 가톨릭교회와 교황제도의 비성경적인 모습을 지적했다.

최 교수는 이어 “교황을 제일 꼭대기에 놓고 이뤄지는 ‘하이어라키’(Hierarchy, 계급주의) 역시 성경에 없는 것인데 그들은 이 하이어라키를 도입해서 천사들도, 교권도, 심지어 교리마저도 계급화시켰는데 이것 역시 성경이 말하는 교회의 모습과는 사뭇 다르다”면서 “교황이 바티칸이라는 국가의 수장으로 오기 때문에 우리나라에서도 국빈 대접을 하지 않을 수 없겠지만 개신교는 이런 분위기에 휩쓸리기 보다는 무엇이 옳고 그른지 다시 한번 깊이 되새기는 계기가 되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