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보 교육감 시대 속 기독교교육 ‘WIN-WIN’ 하자

기독교 학교 및 기독교 대안학교, 新 교육 정책 파악 및 대안 모색

2014-07-24     김목화 기자


신앙인에게 ‘교육’은 매우 신앙적인 것
학생 종교적 인권 존중된 교육 이뤄져야

지난 6월 4일 지방선거에서 당선된 새로운 교육감들의 교육정책과 방향이 향후 기독교 학교교육 분야에 어떤 영향을 끼치게 될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전국 시도교육감 당선인이 보수 4명, 진보 13명이 당선돼 상당한 변화가 예상되기 때문이다.

이에 기독교학교교육연구소(소장:박상진, 이하 기교연)가 지난 18일 한국교회100주년기념관 소강당에서 ‘새로운 교육감의 교육정책과 기독교학교교육’을 주제로 2014년 정책세미나를 열었다.

“조희연 서울교육감을 포함해 전국 13개 시도지역에 진보 성향의 교육감이 당선됐다. 지방자치시대이긴 하지만, 시도교육감이 교육부에 비해 가지고 있는 권한이 크지 않고, 또 교육이라는 것이 우리 사회 체제와 맞물려 있기 때문에 진보교육감 당선만으로 당장 큰 교육의 변화가 올 것이라고 기대하기는 힘들다. 하지만 진보 성향의 교육감이 처음으로 6개 지역에서 교육감으로 당선됐고, 이에 어떤 정책을 펼치느냐에 따라 학교 단위의 작은 변화와 움직임은 충분히 끌어낼 수 있다.”

지난 4년 경기도 교육청은 진보 교육감이 우리 교육을 얼마나 바꿀 수 있고 어떤 변화를 가져올 것인지 가장 선명하게 보여줬다. 2010년 6월 당선된 김상곤 교육감은 무상급식, 혁신학교, 교육청 쇄신, 학생인권, 교원업무 정상화 등 개혁을 선도해 “진보 교육감의 시대가 열렸다”는 평가도 받았다. 이에 반해 서울 교육청은 곽노현 교육감에서 문용린 교육감으로 바뀌는 혼란을 겪으면서 이에 따른 파장이 교육의 현장인 학교에 고스란히 나타났다.

서울이 갖는 위상과 상징성을 생각할 때 서울시 교육청이 어떤 정책을 취하느냐에 따라 한국 전체의 교육에 미칠 영향력은 결코 작지 않다.

좋은교사운동 정병오 정책위원은 “앞으로 서울시 교육이 어떻게 변할지 가늠해보려면 교육감의 ‘정책 공약’을 살펴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서울교육감직 인수위원회는 선거 기간 동안 조희연 교육감이 내걸었던 공약들을 구체화하고 다듬는 작업을 통해 17개 영역 59개의 공약과제를 확정했다. 이 가운데 서울시 교육에 가장 큰 변화를 가져올 수 있는 내용을 살펴보면 △학교 자율성 강화 및 혁신 학교 확대 △고교체제 정상화 및 일반고 살리기 △교육 비리 척결 △학교 밖 아이 및 교육 소외 계층 지원 강화 △지자체, 마을 단위와 학교 협력 강화 △학생 인권 및 민주 시민 교육 강화 등이다.

이날 세미나에서 발제자들은 교육계를 가장 먼저 강타할 변화에 대해 ‘자율형 사립고’를 꼽았다. 기교연 이종철 연구원은 “진보 성향 조희연 교육감은 일반고의 위기에 대해 ‘제2의 고교 평준화’를 주장하며, 서열화 되어 있는 현재 고교 체제를 개편할 의사를 내비쳤다”며 “자율형 사립고 문제가 주로 주목 받긴 했지만, 사실 진보 교육감 교육 정책은 고교 선택제(선지원 후추첨제) 개선, 입시 비리 국제중 취소, 선행 학습 금지, 대입 제도 개선을 위한 사회적 논의 추진 등 입시 경쟁 완하와 평등 교육을 주된 지향점으로 제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주요 공약에서 예상되는 서울시 교육의 변화에는 △학교 자율성 강화 및 혁신학교 확대 △학교 밖 아이 및 교육 소회 계층 지원 강화 △지자체, 마을 단위와 학교 협력 강화 △학생 인권 및 민주 시민 교육 강화가 있다.

자사고 폐지, 혁신학교 확대와 입시 위주 교육의 극복, 교육의 공공성 강화 등 진보, 보수 교육감의 정책 방향은 기독교 학교 교육에 긍정적인 영향을 주는 부분도 분명 있지만, 장애물이 되기도 한다.

이종철 연구원은 “입시위주 교육이 강화되면 기독교 학교 교육은 설 자리를 잃는다”며 “나와 내 자녀가 뒤쳐질까 두려워하는 심리가 경쟁적인 교육을 만들어 학생들의 신앙을 돕는 모든 교육 활동은 축소되고, 심지어 신앙조차 입시 성적을 위한 도구가 된다”고 꼬집었다.

학교 교육에서의 종교 중립 요구 또한 현재 갈등을 겪고 있는 부분이다. 이 연구원은 “우리의 삶에서 ‘종교’를 분리하는 것은 불가능하기 때문에 학교 교육에서 종교적인 면을 삭제하는 것은 ‘무종교의 종교’를 가르치는 것”이라고 언급했다. 그는 “진정한 신앙인에게 있어 ‘교육’은 매우 신앙적인 것이고, 학생의 종교적 인권은 매우 중요한 가치이기 때문에 학교의 교육권도 동일하게 존중되어야 하는데 종교 중립 요구는 미션스쿨, 기독교 대안학교를 위기로 몰고 있다”고 지적했다. 때문에 그는 “정책 방향에 있어 학생과 학교의 권리가 모두 윈윈(win-win) 할 수 있도록 바꾸어 나가야 한다”고 덧붙였다.

진보 교육감 시대의 도래는 교육에 있어 향후 많은 변화를 예견한다. 이러한 변화는 기독교 학교는 물론 기독교 교육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친다. 박상진 소장(장신대, 기독교교육학)은 “기독교적 가치 자체가 진보적 성격과 보수적 성격을 모두 포함하고 있기 때문에, 진보와 보수 중 어느 하나를 기독교적 가치와 동일시할 수는 없다”며 “기독교 교육이 교육의 영역에서 하나님 나라를 구현하는 길은, 특정 이념에 매이거나 진영 논리에 빠져서 갈등의 한쪽 축을 형성하는 것이 아니라 사안별로 현실을 직시하고 기독교적 비판을 통해 건강한 대안을 모색하고 이를 실천하는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