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 자연 속에서 하나님을 만날 시간

‘자연과 함께하는 기도모임’에 함께하다

2014-04-02     김동근 기자

크리스천, 비크리스천을 불문하고 현대인들은 일상의 분주함 속에 살아가고 있다. 하루에 몇 시간 이상은 텔레비전이나 컴퓨터, 휴대폰을 들여다보고, 뭔가에 쫓기듯 “빨리, 빨리”를 되뇌며 살아가는 우리네 삶.
최근 이런 현대인의 삶에서 벗어나 자연의 향기를 맡고 온 몸으로 느끼는 기도모임이 열렸다.

기독교환경운동연대 부설 한국교회환경연구소와 한국살렘영성훈련원이 지난 31일 서울 관악구 삼성동 신양교회(차정규 목사)에서 시작한 ‘자연과 함께하는 기도모임’에는 20여 명이 참석자들이 함께 봄을 깨웠다. 꽃 피우는 가지, 겨우내 꽁꽁 얼었던 땅이 녹으며 그 틈새로 머릴 내미는 새싹들, 내리쬐는 햇볕, 분주히 날아다니는 꿀벌까지. 그 틈에서 함께한 기도모임에 동참했다.

봄을 느끼다
눈을 감고, 조용히 자신의 둘 숨과 날 숨 소리에 귀를 기울인 참가자들은 자신을 아직 피어나지 않은 꽃이라 상상하며 하나님으로부터 어떤 빛깔과 종류, 모양 그리고 향기를 가지고 피어날지에 대해 생각했다.

또 좋아하는 꽃을 상상하기도 하고 새로운 꽃을 머릿속에 떠올리기도 했다. 이른 아침 태양이 떠오르는 모습, 어느 곳의 차가움까지. 눈을 감고 묵상했다.

평소 생각지 않았던 부분들을 생각하고 느끼며, 그야말로 자연 속에서 하나님을 찾았다.

“지난 가을에 이 모임에 참가했었는데, 가을의 모습과 봄의 모습은 또 다른 것 같네요. 오늘도 새로운 경험을 기대합니다.”

“자연 속에서 하나님을 만나고 말씀을 묵상하며 살아간다는 것의 기쁨을 느끼고 싶습니다.”

“자연의 일부인 인간으로 자연 속에서 하나님의 사랑을 느낄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참가자들 각자의 느낌은 조금씩 달랐지만, 자연 속에서 하나님을 만나고자 하는 기대는 모두 같았다.

몸으로 기도를 드리는 시간. 떼제 수도원의 찬양이 울려 퍼지고 참가자들은 함께 엘름 댄스(느릅나무 춤)을 추기 시작했다. 느릅나무 춤은 체르노빌 원자력 발전소 사고 당시 인간의 피해를 줄이기 위해 인공적인 핵 구름을 만들어 비가 내리게 했는데, 그 비가 내렸던 곳이 느릅나무 숲이었고, 이들을 위로하고 원폭 피해자들의 치유를 기원하며 만들어진 춤이다.

잠깐의 묵상 그리고 기도 떼제 찬양에 맞춰 춤을 추고난 후에는 각자의 묵상에 대해 나누는 시간을 가졌다. 기쁨과 평안함 아쉬움 등이 참가자들의 얼굴에 떠올랐다.

자연 속으로
신을 갈아 신고 예배당 바깥으로 나왔다. 이진권 목사(새봄교회)의 간단한 설명 후 참가자들이 그 뒤를 따랐다. 교회 뒤편 동산을 오르자 초록의 새싹과 노랑의 산수유 꽃, 진달래, 개나리 등이 자신의 존재로 봄이 왔음을 알렸다. 자연의 일부인 스스로를 느끼며 말을 하기보다 침묵으로 묵상의 시간을 갖고 자연 속 하나님의 목소리의 귀를 기울이며 다시 예배당 앞으로 되돌아왔다.

주먹밥 한 개와 사과 한 알이 점심식사로 준비됐다. 각자 점심식사를 전해 받은 후 일산 백석교회 신석현 목사의 기도가 이어졌다.

“하나님, 이 밥이 식탁위에 오르기까지 햇빛과 흙, 물과 바람 등 수많은 자연의 은총으로 함께해 주시니 감사합니다. 당신의 계속되는 창조활동의 열매를 먹을 때 마다 사람 안에서 펼쳐지는 당신의 생명과 돌봄을 기억하게 하소서.”

기도와 함께하는 식사 시간, 몇몇은 자연 속으로, 몇몇은 햇볕을 느끼며 하나님께 나아갔다.

기독교환경운동연대 안홍철 사무총장은 “자연을 느낄 수 있어 기쁜 날”이라며 “늘 이렇게 살아야 하는데 라는 생각에서 벗어나 자연과 함께하는 삶을 살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날 참가자들은 이밖에도 소그룹 나눔과 각자의 짧은 나눔, 침묵기도 등으로 순서를 마쳤다.

한편, 자연과 함께하는 기도모임은 지난해 가을에 시작해 이번이 두 번째며, 올 여름에 세 번째 모임을 계획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