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교대안학교 유형화 관련 전문적 연구 지속돼야”

박상진 교수 (장로회신학대학교)

2013-08-13     운영자

최근 한 일간지에 따르면 초등학교부터 고3에 이르는 713만 명의 학생 중 학교에서 이탈한 학생 수는 총 28만여 명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우리 사회에서 학생 100명 중 4명은 어떤 이유에서건 학교에 다니지 않고 있는 것이다. 이는 대안교육의 필요성이 급증하고 있는 진단으로도 연결되고 있다. 또한 올 하반기에 여야 정당은 모두 관련 법안을 다루기로 결정한 상황. 기독교학교교육연구소는 최근 ‘기독교학교 교사 콘퍼런스’에서 관련사항을 진단해보는 시간을 가졌다. 콘퍼런스에서 발표된 대안학교 관련 논문 두 편을 정리해 실었다. <편집자 주>

한국에서 기독교대안학교가 설립되기 시작한 지 10년 이상의 세월이 흘러가고 있고, 이제는 150개교에 가까운 많은 수의 기독교대안학교가 설립, 운영되고 있다. 이들 기독교대안학교 중에는 1998년 특성화학교로 설립된 인가받은 학교들이 포함되어 있으나 현재 대부분의 기독교대안학교는 미인가의 형태이다.

도시형과 전원형, 기숙형과 비기숙형, 초등과 중등, 해외 대학 준비에 치중하는 국제형과 국내형, 기독교성을 강조하는 학교와 대안성을 강조하는 학교, 그리고 설립주체에 따른 다양한 학교들이 존재하고 있다.
이러한 가운데 기독교대안학교를 의미 있게 유형화하고 범주화함으로써 기독교대안학교들을 하위 군으로 구분하는 기준을 제시하는 일은 필요한 일이다. 즉 유형화, 범주화는 기독교대안학교의 정체성 확립하고 기독교대안학교에 대한 평가 또는 연구에 의미 있는 기준을 제시함으로 공헌할 수 있을 것이다.

일반 대안학교의 발생 근거가 근대주의 교육 한계에 대한 포스트모던 대안 모색과 진보주의 교육, 그리고 사회비평주의로 볼 수 있다면, 기독교대안학교의 발생은 일반 대안학교의 발생 근거만으로는 다 설명할 수 없는 부분이 있고, 이것이 대안학교 분류 방식을 그대로 기독교대안학교 분류방식으로 적용하는 것을 어렵게 하고 있다. 일반 대안학교의 발생 근거와는 다른 기독교대안학교의 발생 근거에는 기독교세계관을 통한 접근, 기독교교육운동, 그리고 기독교적 수월성 교육을 통한 기독교인재양성을 들 수 있다. 이 세 가지 발생 근거를 통칭한다면 학교교육에 대한 ‘기독교교육적 접근’이라고 할 수 있는데, ‘대안교육적 접근’과 때로 공통점을 가지면서도 서로 다른 요소를 지닌다.

이런 관점에서 진정한 의미에서의 기독교학교 교육은 세 가지 사항을 분류해 볼 수 있을 것이다. 첫째, 학교교육에 대한 기독교교육적 접근의 하나로 기독교세계관을 통한 접근을 들 수 있다. 둘째, 기독교대안학교의 발생 근거로서 기독교교육운동, 특히 기독교사운동을 들 수 있다. 셋째, 기독교대안학교의 또 다른 발생 근거로서 기독교적 수월성 교육으로서 기독교인재양성에 대한 추구가 있다. 이것은 기독교교육에 대한 강조와 동시에 ‘수월성’(excellence)을 추구하는 경향을 지닌다.

한국에서 설립된 기독교대안학교들 가운데 상당수는 기존의 교육의 한계를 직시하고 그 ‘대안’을 추구하는 학교들이다. 나름대로 이러한 대안교육이 기독교교육 정신과 일맥상통함을 깨닫고 대안학교를 설립하되 기독교정신으로 설립하는 것이다. ‘기독교 교리’나 ‘신앙교육’ 자체의 관심보다는 왜곡된 교육현실에 대한 ‘대안’을 모색하되 ‘기독교적 대안’을 추구하는 접근이라고 할 수 있다.

기독교대안학교의 발생 근거의 다양성은 기독교대안학교의 정체성이 다양할 수 있음을 보여준다. 이는 기독교대안학교가 하나의 성격이 아니라 복잡한 성격을 지니며, 그만큼 분명하게 유형화하기가 어려움을 의미하기도 한다. 기독교대안학교는 기독교학교이며 대안학교이고, ‘기독교성’을 강조하기도 하고 ‘대안성’을 강조하기도 한다. 이러한 복잡성은 그만큼 기독교대안학교의 유형화와 하위 영역 구분이 중요함을 의미한다고도 볼 수 있다. 그러면 어떻게 기독교대안학교를 유형화할 수 있을 것인가.

일반 대안학교의 분류 기준과 기독교 교육적 접근의 다양성을 고려할 때 기독교대안학교의 다양한 준거들을 추출할 수 있다. 특히 기독교대안학교의 정체성, 설립형태, 교육기회, 환경요인에 근거하여 기독교대안학교의 성격을 규정짓는 여러 가지 준거들을 발견할 수 있다. 기독교대안학교의 정체성과 관련해서는 기독교성을 강조하는지, 대안성을 강조하는지, 국제화를 어느 정도 강조하는지, 교과에서 기독교적 접근을 시도하는지 등의 기준이 있다.

기독교대안학교 여러 기준 중에는 먼저 △인가/비인가 △기독교성/대안성 △국제지향/국내지향 △엘리트교육/긍휼교육 △도시형/전원형 △기숙형/비기숙형 △장애인 통합/비통합 △고급형 /서민형 등으로 분류된다. 또한 기독교대안학교의 유형분류 기준에 의하면 △기독교미인가학교 △기독교수월성학교 △기독교국제학교 △기독교긍휼학교 △대안기독교학교 등으로 나눌 수 있다. 하지만 지금 제안된 기독교대안학교의 유형화는 하나의 시도일 뿐이다.

실제적으로 기독교대안학교들이 이 유형들 중 어디에 속하는 지를 파악하는 통계적 연구 및 질적 연구가 후속적으로 이어져야 할 것이다. 또한 보다 선명하게 유형의 정체성과 특성을 드러내는 구체적인 근거를 밝히는 연구도 필요할 것이다. 기독교대안학교의 유형화에 대한 논의를 통해 기독교대안학교가 보다 성숙하고, 이 땅에 하나님의 교육이 보다힘 있게 실현될 수 있기를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