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의 마음에 공감하는 부모, 노력으로 완성된다

책에서 배운다, 통하는 엄마가 자녀를 성공시킨다

2013-06-27     이현주 기자

자녀교육은 모든 부모에게 있어 영원한 숙제다. 특히 속도와 경쟁으로 내몰리는 한국 사회에서 자녀의 마음을 부모가 전적으로 이해하기란 쉽지 않은 일이다. 학교폭력과 경제문제, 우울증, 부부갈등 등 가정을 둘러싼 악재도 켜켜이 쌓이고 있다. 부모와 자녀가 말을 하지 않는 ‘무언 가족’이 늘고 있다는 보도도, 매일 40명의 생명이 삶을 포기한다는 소식도 더 이상 충격적이지 않은 시대에 살고 있다.

우리의 미래를 이끌어 갈 자녀들. 단순히 명문대학을 보내고 대기업에 취직시켜 먹고사는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자녀의 성공은 아니다. 이웃을 사랑하는 온기 있는 마음, 나와 다른 사람을 인정하고 배려하는 태도, 어려움이 닥쳐도 이겨낼 수 있는 용기와 끈기…. 이 모든 것이 부모가 자녀에게 물려주어야 할 삶의 태도다. 어떻게 하면 아이의 마음을 품고 아이와 통하며 성공하는 자녀로 이끌 수 있을까. 서울교대에서 상담학을 가르치며 ‘안희정심리상담연구소’를 이끌고 있는 엄마 안희정 박사가 자녀와 친하게 지내고 싶은 부모를 위한 가이드북을 내놓았다. ‘통!하는 엄마가 자녀를 성공시킨다’(나눔사)는 제목부터 친밀하게 다가온다. <편집자 주>

 

부모에게 받은 양육방식도 좋은 것만 자녀에게 적용해야
소통하고 칭찬하는 부모되기 위해선 나부터 변화가 필수

좋은 부모가 되기 위해선 자신의 뿌리를 돌아봐야
말투도 공감도 습관
따뜻한 말투와 부드러운 얼굴표정이 중요

남의 자식 이야기 함부로 하지 말라는 말이 있다. 그만큼 자녀교육은 장담할 수 없다는 이야기다. 이유는 간단하다. 누구나 처음 엄마가 되고 아빠가 되기 때문이다. 아이를 잉태하고 뱃속에서 10개월. 그리고 세상에 첫 선을 보인 아이는 부모에게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보석과 같은 존재다. 그러나 예쁘고 사랑스러운 것과 아이를 잘 키우는 것은 다르다. 부모가 주는 사랑의 방식이 정답도 아니다. 세상에 이처럼 어려운 일이 또 어디 있을까.

좋은 엄마가 되려면
안희정 박사는 “자녀를 잘 키우고 싶은 마음도 10년, 15년 세월이 흐르면서 무뎌지고 소홀해질 수 있다”며 “그냥 내키는대로 아이에게 말하고 행동하며 부모 노릇한답시고 아이에게 간섭하고, 가르친다고 아이에게 윽박지르기도 한다”고 말했다. 보통 우리 부모의 모습이다. 안 박사는 “이러는 사이 우리는 나이가 들었고 아이는 커버렸다. 이렇게 순식간에 세월이 흘렀고 어느새 지금 이 모양이 됐다”고 부모들의 한탄을 들려주었다.

안 박사가 이런 안타까움을 토로하는 것은 그의 상담사례를 통해 보았던 아이들의 모습 때문이다. 상담을 받으러 오는 아이들을 접하며 ‘도대체 이 아이는 무엇을 보고, 무엇을 느끼고, 무슨 말을 듣고, 어떤 대우를 받으며 살았기에 이럴까’ 싶어 속상하고 가슴이 아프다고 했다. 안 박사는 “처음은 몰라서 그랬다고 하더라고 해가 지날수록 자녀와의 관계가 더 좋아져야 하는데 점점 더 힘들어지고 어려워진다면 분명 무엇인가 잘못되었다고 여기고 제대로 점검해보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좋은 부모가 되기 위해서는 먼저 자신의 뿌리를 돌아보는 시간이 필요하다. 부모에게 받은 영향이 남아 있고, 부모의 양육태도를 답습하고 있는 것이 일반적인 모습. 안 박사는 “긍정적이고 좋은 점은 자녀에게 사용해도 되지만 부정적이고 힘들었던 점은 내 자녀에게 적용하지 말라”고 말했다.

중요한 것은 부모가 변하지 않으면 아이들은 달라지지 않는다는 것. 문제 부모는 있어도 문제 자녀는 없다는 것이 모든 상담가들의 지론이다.

자녀와 소통하는 법
부모가 자녀에게 가장 많이 쓰는 말투는 ‘명령’이다. “컴퓨터 좀 그만해!”, “빨리 밥 먹어”, “가서 책 좀 봐” 등등 부모는 명령조의 말을 입에 달고 산다. 아이의 마음을 읽고 힘을 주는 고운 말을 부모는 하루에 몇 번이나 할까?

말투도 습관이다. 안 박사는 “아이와의 공감을 위해서는 따뜻한 말투와 부드러운 얼굴 표정을 항상 유지해야 한다”고 전했다.

“오늘 어떻게 지냈어?”, “아, 그런일이 있었구나.”, “그래서 속상했겠구나?” 등 아이가 그 때 느낀 감정에 공감해야 한다는 것. 이 때 자녀의 대답이 순순히 나올 것이라는 기대도 부모의 일방적인 마음이라고 안 박사는 말했다. 아이들은 무덤덤하거나 귀찮다는 듯이 반응할 수도 있다는 것. 그는 그럴 때조차 “아, 그랬구나” 한 마디면 족하다고 조언했다.

친구같은 아들과 딸을 얻으려면 어렸을 때부터 꾸준히 공감하는 태도로 자녀를 대해야 한다. ‘공감’은 상대방의 입장이 되어 상대방의 감정을 함께 느낄 수 있는 능력으로, 이런 태도는 자녀가 아동기, 청소년기, 청년기가 되어도 필요한 부모의 태도라는 것. 안 박사는 “공감능력은 하루 아침에 키워지는 능력이 아니기 때문에 오랜 시간을 두고 노력해서 몸에 익히게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칭찬은 자존감의 뼈대
공감과 더불어 자녀 양육에서 가장 중요한 또 한 가지 요소는 ‘칭찬’에 있다. 부모의 칭찬이 필요한 나이는 ‘평생’이다. 사람에겐 끊임없는 인정 욕구가 있기 때문이다. 특히 유아기와 아동기, 청소년기에는 부모가 자녀들에게 칭찬을 많이 하는 것이 좋다. 그 칭찬들이 모여 자신에 대해 ‘괜찮은 사람’이라는 자존감이 싹트게 되기 때문이다.

칭찬에도 방법이 있다. 안희정 박사는 ‘칭찬하기 규칙’을 세우라고 말했다. 바람직한 행동을 했을 때 바로 칭찬하고, 작은 것에도 의미를 주어 칭찬하라고 했다. 예를 들어 “동생 손을 꼭 잡고 걷네, 동생이 넘어지지 않게.” “형 말을 잘 듣고 따라하는 구나”와 같이 작은 일이지만 의미를 부여하는 것이 중요하다.

또 구체적으로 칭찬하되, 너무 과장된 칭찬은 하지 말라고 귀뜸했다. 마지막으로 자녀의 품성에 대한 칭찬은 아끼지 말라고 말했다. 한 가지라도 품성에 대해 꾸준히 칭찬을 해주면 아이의 자존감이 튼튼해지고, 그 품성이 아이의 강점이 될 것이라고 안 박사는 조언했다.

어린 시절부터 신앙생활을 하고 목사 남편과 함께 가정을 꾸린 안희정 박사는 아동, 청소년, 부부 상담 전문가로 활동하고 있다. 부모교육 분야 명강사로 ‘KBS 생생정보통’과 ‘MBC 생방송 오늘의 아침’ 등에서 상담과 강의를 하고 있다.

전국을 다니며 부모교육과 상담교육 강의를 10년 넘게 해온 저자는 “한 두 시간의 짧은 특강으로 부모들에게 전하고 싶은 내용을 모두 알려드리는데 한계가 있었다”며 “자녀를 잘 키울 수 있다는 자신감을 부모에게 심어주고 부모 역할을 잘 해내는 능력을 알려주고자 책을 펴내게 됐다”고 밝혔다.

딸 하은양을 키우면서 겪었던 엄마의 삶과 목사 남편을 존경하고 사랑하며 살았던 아내의 삶이 녹아난 이 책은 좋은 엄마가 되는 법과 자녀와의 소통법, 아이들의 고민과 상처, 감정의 조절, 건강한 가정과 부부관계까지 폭넓은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