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양한 경험

김승호 교수의 목회 준비 제대로 하기(56)

2012-01-16     운영자

신학대학원 과정에서 뛰어난 기량을 보이던 학생들 가운데서도 목회 현장에 나가서는 의외로 고전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이런 현상은 신학대학에서 신학이론에 대한 공부가 육화되지 않았기 때문으로 진단할 수 있다. 달리 말하면, 신학이론이 목회 현장에서 실제로 어떻게 적용되는지에 대한 경험적 차원의 훈련이 부족하다는 것이다.

어떻게 보면 신학이론이라는 것은 때가 묻지 않은 순수한 과일이라고 할 수 있다. 처음 개척하는 목회자보다는 개척에 실패해 본 경험이 있는 목회자가 다시 개척을 할 때 자립에 성공할 확률이 높다.

이것은 신학대학에서 배운 신학이 자기 것이 되기 위해서는 실천의 과정을 통해서 가능하다는 것을 증명해 준다. 남이 아니라 스스로 그러한 신학적 콘텐츠를 가지고 목회 현장에서 실천해 보면서 느끼는 경험을 통해 신학적 콘텐츠가 자기 것이 되는 것이다. 그런 적용의 과정을 통해 머리로만 알고 있던 신학적 개념이 몸으로 느낄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영향력 있는 목회자는 책상에서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라 현장에서 만들어진다. 언젠가 서울여자대학교 교수인 장경철 목사는 자신의 글을 전병욱 목사의 글과 비교하면서 전병욱 목사의 글이 자신의 글보다 더 힘이 있는 이유가 바로 전 목사의 현장성 때문이라고 진단한 바 있다.

또 신학대학에 입학하기 전 세상에서 다양한 직장의 경험이 있는 사람이 후에 더 목회를 잘 한다는 말이 있다. 이 또한 신학대학에서 배운 신학을 자신의 사회 경험과 연결시키는 능력이 뛰어나기 때문이다. 목회자는 신학교에서 배우는 신학의 내용에 영향을 받지만 동시에 이미 자신이 걸어온 삶의 과정에서 형성된 몸과 마음의 습관들에 더 영향을 받을 수 있다.

만약 신학대학원 학생이나 전임 교역자가 사회 경험이 부족하다면 스스로를 사회 경험 속을 던져놓을 필요가 있다. 살아가는 사람들의 삶의 구체적인 정황을 알지 못하고서는 제대로 된 목회를 할 수 없기 때문이다. 필자 역시 영국에서 공부할 때 2년 동안 하루 2시간씩 BT(British Telecom)에서 청소 일을 한 적이 있다.

외국인으로서 청소부의 애환을 경험하면서 많은 것을 깨닫는 계기가 됐다. 청소 일을 통해 겸손과 섬기는 법을 배우게 됐고, 이런 경험이 이후의 목회활동에 많은 도움이 된 것은 두말할 나위가 없다. 특히, 사회 경험이 부족한 신학대학원 학생일수록 스스로 관심 있는 분야에서 단기간 동안만이라도 다양한 삶의 현장을 경험할 필요가 있다. 이런 경험을 통해서 비로소 머리로 받아들였던 신학이 몸으로 육화될 수 있기 때문이다.<영남신학대학교>

# 목회를 위한 팁
1) 자원해 궂은일을 해 보라.
책상에만 앉아있던 목회자는 교인들의 상황과 동떨어진 허공을 치는 목회를 할 가능성이 있다. 교인들의 사정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목회자가 궂은 일, 천한 일, 낮은 일을 해 볼 필요가 있다. 이런 경험을 통해서 인간에 대한 이해의 폭이 넓어질 수 있다.

2) 실패의 경험에 감사하라.
나에게 실패의 경험이 없다는 것은 시도하지 않았다는 증거라고 볼 수 있다. 실패의 경험을 가지기 위해서라도 다양한 시도를 해 보라. 다양한 실패를 통해서 진정한 승리에 도달할 수 있다.

3) 잘못된 습관을 고치려고 시도하라.
습관이란 수십 년에 걸쳐 형성된 것이어서 쉽게 바뀌지 않는다. 그러나 목회자는 스스로 잘못된 습관을 갖고 있다는 사실을 알면 그것을 바꾸도록 애써야 한다. 잘못된 습관의 변화를 통해 목회자로서의 소양을 다져 나갈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