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경본문을 “다 찾으신 줄 <믿고>”라는 말에 대하여

2007-03-13     













 

바른 말 바로 쓰기

성경본문을 “다 찾으신 줄 <믿고>”라는 말에 대하여
 

예배 인도자가 설교할 성경본문의 읽을 장.절을 회중에게 찾게 한 후 “다 찾으신 줄로 <믿고> 낭독하겠다”라는 말을 흔히 듣는다. 이 말 중에 <믿고>라는 말은 이러한 경우에서 쓸 수 있는 용어로는 적절하지 않다. 이 <믿음>이라는 말을 두 가지 경우에서 쓰고 있는데 그 하나는 종교적인 면에서 볼 때 기본적으로 신.구약에서 “하나님에 대한 인간의 의지(依支)와 신뢰”로 표현하고 있다. 그것은 예수님께서 ‘그리스도이시고’, ‘하나님의 아들’이시며(요20:31), ‘육신으로’ 오셨고(요일 4:2), 하나님 아버지에 의해 보내신 바 되었음을 믿고(요16:27). 예수님은 하나님 ‘안에’ 계시며 하나님도 예수님 ‘안에’ 계시는 두 분은 하나의 존재이시며(요14:10-11) 특히 예수님은 죽으셨다가 부활하신 분이심(요11:25)을 믿는 것을 말하는 것으로서 이 신앙은 체험에 의해서만 <믿게>되는 것이 아니고(요20:29) 지적인 부분까지 포함하는 것이(요4:42, 6:69) 기독교의 <믿음>에 관한 내용이라고 볼 수 있다. 또 다른 하나는 윤리적인 면에서는 <믿음>이란 인간의 상호 관계에서와 시간과 공간과 상황을 달리한 배경에서 인격적인 내면성이나 행위에 바탕을 둔 그 인격의 작용에 관하여 미확인된 사실을 확인한 것과 같이 수용하고 신뢰하는 것을 <믿음>이라고 할 수 있다.

그렇다면 예배 인도자가 설교의 근거가 될 성경본문의 장.절의 범위를 회중에게 찾게 하고 “다 찾으신 줄 <믿고> 읽겠습니다”라는 표현에서 믿음의 대상과 내용에 대한 <믿고>라는 말의 사용은 부적절 한 것이다. 회중들이 처한 시간적 배경은 ‘지금’이고 공간적 배경은 화자(話者)와 청중이 교감하고 있는 ‘여기’이며 상황적으로 현장성을 지각하고 인식하며 즉시적 확인이 가능한 현재적 경우인데, 마치 미확인된 상황을 기대조건으로 미루어 신뢰한다는 듯이 표현하는 것은 부자연스러운 것이다. 교인들이 성경본문의 장.절을 찾는 행위는 지금 확인될 인식의 범주에 있는 행동적 요소인데 굳이 성경본문을 찾고 못 찾은 여부를 불문하고 어느 한 면을 일방적으로 추정 단안(斷案)하여 <믿고>로 대응하는 것은 작은 일이지만 실상을 그르칠 상황인식방법의 오류로 볼 수밖에 없다. 이러한 경우라면 성경 장.절을 잘 찾을 수 있도록 안내된 연후이기 때문에 그 여부를 확인하는 말로 “다 찾으신 줄 <알고> 낭독하겠다고 해야 옳을 것이다. 이는 분명히 ‘지각’과 ‘인식’의 상황이지 ‘믿음’의 내용은 아니기 때문이다. 회중 가운데는 채 못 찾은 이도 있을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다 찾은 줄 ‘안다’는 것은 어떤 대상에 대한 인식의 착오와 판단의 오류는 있을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안 믿어야 할 일을 추상하여 의지(意志)적으로 <믿겠다>고 선언하는 것은 바른 공적인 언어가 될 수 없다. 따라서 다 찾은 줄 <믿고>라는 말은 다 찾은 줄로 <알고>로 교정하여 회중들을 바르게 인도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