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개발지역 목사들이 거리에 누운 이유는?

기독교사회책임, 재개발법 개정 촉구 거리 시위

2009-11-18     최창민

대낮에 50여 명의 목회자와 성도들이 서울 광화문광장에 드러누웠다. 가운에 스톨까지 두르고 나온 목사도 있다. 목회 현장을 누벼야할 목사들이 몸을 한껏 움츠려야할 날씨에도 벌써 6차례나 시위를 벌인 것은 재개발지역에서 있는 임대교회들이 문을 닫을 위기에 처했기 때문이다.

기독교사회책임(공동대표:서경석목사, 이하 기사책)은 16일 서울 광화문 세종문화회관 앞에서 거리로 내몰린 목회자 50여명과 함께 재개발관련 법안의 부당성을 역설하고 원주민 재정착을 우선하는 재개발 정책을 수립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들은 성명서를 통해 “지난 용산참사는 신도시 재개발 사업방식에 대한 근본적인 의문을 갖게 했다”며 “세입자와 원주민을 내쫓는 비인간적인 방식의 택지개발촉진법을 폐기하라”고 촉구했다. 이들은 “신도시 뉴타운 재개발 방식을 전면철거 후 대단위 아파트를 짓는 방식을 지양해야 한다”며 “그동안 정부는 원주민의 희생을 배경으로 예산 한 푼 들이지 않고 도시를 개발해 왔다”고 말했다.

특히 “임대교회들은 이사비용만 받고 쫓겨나고 건물을 소유한 자립교회 조차도 대부분 낮은 보상비와 높은 종교부지 가격을 감당하지 못하고 미자립교회로 전락하고 있다”며 “원주민과 임대교회가 재정착이 가능하도록 재개발 후 증대되는 세액을 감안해 정부와 지자체가 예산을 투입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최근 김포지역에서 재개발로 인해 60여개 임대교회가 이사비용만 받고 내쫓겼다. 건물이 있던 23개 교회도 시세의 60%만 받고 쫓겨난 후 4배에 달하는 종교부지 구입비를 감당하지 못하고 떠나야했다. 기사책은 "이들 교회는 교인들도 뿔뿔이 흩어져 미자립교회로 전락하고 있는 실정"이라고 밝혔다. 

기사책은 지난 4월 시청앞 집회를 시작으로 10월 12일에도 국회 앞 대규모 집회를 가지는 등 6차례 시위를 벌이며 재개발법 개정을 촉구했다. 오는 24일에도 서울 광화문에서 집회를 가질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