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뎀나무 - 기다림과 은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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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뎀나무 - 기다림과 은혜
  • 승인 2001.07.1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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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전 870년경 이스라엘 전역에 3년 6개월에 걸쳐 한발이 극심했었는데 그것은 아합 왕의 실정으로 인한 것이었다. 아합 왕이 정략 결혼한 이세셀의 간교로 바알과 아세라 우상을 만들어 단을 쌓고 섬겨 숭배하여 역대 왕보다 악이 극심했고 여호와의 노를 결발하게 되었다고 성경은 교훈하고 있다. 오늘 우리에게 닥친 90년만의 가뭄에 대하여 김대통령께서는 “비가 오지 않는 것은 하늘이 내리는 천재(天災)”라며 “이를 최소화하는 것은 사람의 힘”이라고 했다.

지도자 엘리야는 통치자에 대하여 민심을 이반시키기 위해 데모를 일으키거나 한발의 원인에 대해 통치자의 잘못을 퍼뜨린 것이 아니라, 오히려 하나님의 명을 따라 그릿 시냇가 골짜기에 숨어 3년간 남모르는 영적 수련을 쌓았다. 이 수련으로 하나님의 능력을 받아 거짓 선지자 850명과의 대결에서 불로 응답받고 그들을 진멸시키고, 큰 비도 내리게 함으로써 하나님의 의도가 성취되었다. 그럼에도 그 후 곧 아합의 보복이 두려워 낙심하여 로뎀 나무 아래에서 탄식하는 엘리야의 모습이 오늘의 종교 지도자들의 모습이 아닌가 생각된다.

따지고 보면 갈멜 산에서의 대결을 위해 떡과 고기를 먹이시던 하나님께서 호렙 산에서도 말씀을 받기까지 떡과 물을 먹이신 놀라운 섭리적 사건을 간과했다는 얘기이다. 죽음이 아니라 승천이며, 종결이 아니라 후계자를 세우게 하시는 하나님의 은혜와 섭리를 보지 못했다는 것이다.

오늘날 교계 지도자들은 길거리로 나서기보다는 먼저 그릿 시냇가에 숨듯 큰 교회나 기도원에 모여 말씀에 서고 기도의 능력으로 무장하여 하나님의 능력 가운데 불의를 척결하고 하나님의 뜻을 성취할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다. 갈멜 산과 호렙 산을 전제하고 ‘로뎀 나무 아래에서’ 미래사를 하나님께 맡기는 지도자상이 정립되기를 소원한다.

우희영목사(천안대학교 인성교육훈련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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