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혼의 위로자 ‘설교자 주기철 목사’
상태바
영혼의 위로자 ‘설교자 주기철 목사’
  • 공종은
  • 승인 2005.04.27 16:02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이상규 교수, 설교자로서의 주기철 조명
 


‘설교자 주기철 목사’. ‘순교자’, ‘일사각오’로 기억되는 주기철의 이름 뒤에 가려진 또 수식어다.

주기철 목사가 한국 교회를 대표하는 설교자라는 사실에 주목하는 사람들은 그리 많지 않다. 해방 이후 진행된 신사참배 반대와 투쟁 등 한국 교회의 역사와 신앙적 삶에 끼친 핏빛 발자취 때문이다. 그러나 숨겨진 또 다른 이름 설교자 주기철 또한 그만큼의 비중으로 각인되기에 충분하다.

이상규 교수는 장로회신학대학교가 주기철 목사 순교 61주년을 맞아 최근 개최한 ‘주기철 강좌’에서 설교자 주기철 목사에 대해 세밀하게 접근했다.
 

이 교수는 ‘주기철 목사의 설교’를 주제로 발제, “흔히 주기철 목사의 설교에서 ‘일사각오’로 상징되는 우상숭배에 대한 저항과 투쟁에 강조를 두지만, 이것은 주 목사의 설교에 대한 종합적인 판단이라고 볼 수 없다”면서 “그동안 한국 교회가 ‘순교자로서의 주기철’상에 집착해 ‘영혼의 목자로서의 주기철’ 상을 동시에 보지 못했다”는 점을 지적했다.

이 교수는 주 목사가 산정현교회 담임으로 재직할 당시 이미 한국 교회의 대표적 설교자로 두각을 나타내고 있었다면서 “1937년 한 해 동안 설교 10편이 설교 전문 잡지인 ‘설교’에 게재되기도 했고, 문창교회 재직 시부터는 부흥사경회 강사로 초청받고 장로교 목사 수양회, 장로회 26회 총회 당시 강사로 초청된 점 등은 그가 설교자로 명성을 얻었음을 보여주는 증거”라며 설교자 주기철 목사로서의 위치 또한 명확함을 주장했다.

“제목 중심의 설교로 설정된 주제를 강화해 가는 방식을 따르고 있고 때로는 예화와 비유가 사용됐다”는 것이 이 교수의 주장. ‘모범식 설교’의 대표적 유형이라는 평가다. 이 교수가 말하는 모범식 설교는 성경이 말하는 가르침을 우리가 따라야 할 모범으로 이해하고 선포하는 설교 방식. 이 설교 방식은 도덕적 혹은 윤리적 설교라는 특징을 가진다는 설명이다.

이 교수는 이 설교 방식이 “구약보다는 신약에 치중하는 경향이 있고, 성경 본문의 구속사적 관점을 무시하거나 경시하는 약점이 있다”면서 확인된 설교 본문을 보면 신약을 본문으로 한 설교가 20회인 반면 구약 본문의 설교는 6회에 그쳐 천제 설교의 20%에 그친다고 말했다.

이 교수는 주 목사의 설교가 ▲영적 변화와 성령의 역사 강조 ▲분명한 사생관 ▲십자가와 부활에 대한 확신 ▲역사 심판사상 등의 4가지 특징이 분명히 나타난다고 분석한다.
 

‘영으로 살자’, ‘성신을 받으라’, ‘성신과 기도’ 등 수많은 주 목사의 설교들에 나타나는 영적 변화와 성령의 역사는 그의 설교 속에 나타난 가장 보편적인 특징이라는 설명. 그리고 설교에 나타난 사생관은 순교적 투쟁을 가능하게 했고, 국가 권력의 부당한 간섭에 대해 저항할 수 있었던 힘이었다는 것이 이 교수의 주장이다. 또한 “설교 속에 나타나는 십자가와 부활로부터 오는 희망은 장기간의 고난에도 견딜 수 있는 희망이 됐으며, 역사 심판사상은 신사 불참배론자들의 예심 종결서에 공통적으로 나타나는 특징”이라고 설명한다.
 

이 교수는 그러나 주기철 목사의 신사참배 반대와 저항을 민족주의적 동기로 관찰하는 것에 대해 반대 의견을 표시, “주 목사의 의의 추구와 그 고난의 여정을 왜곡하거나 폄하하는 결과를 가져온다”고 지적한다. 이 교수는 “주 목사의 신사참배 반대는 민족적 울분이나 반일적 차원에서 출발한 것이 아니라, 신사참배 강요가 제 1계명과 제 2계명을 범하는 우상숭배의 강요로 보았고, 하나님의 계명에 대한 충성 때문이었다”면서 주 목사가 민족주의와는 어느 정도 경계선을 설정하려는 강한 의지를 여러 차례 보여주었다고 밝혔다.

이 교수는 또한 주 목사가 “국가 권력의 한계를 설정하고 국가나 국가 권력의 교회 지배나 간섭을 배제했다”고 주장하는데, 서양사적으로 볼 때 ‘황제교황주의’나 ‘에라스티안주의’를 반대하고 도리어 ‘장로교 정신’을 강하게 주창한 것을 그 이유로 들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