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과 청년인가? 여성이며 청년인가?
상태바
여성과 청년인가? 여성이며 청년인가?
  • 운영자
  • 승인 2005.04.20 11:04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김경인 목사<예장통합총회 기획국장>


지난 3월 31일부터 4월 6일까지 태국의 치앙마이에서 제12차 아시아교회협의회 총회가 열렸다. ‘모두를 위한 평화의 공동체를 세우기’(Building Communities of Peace for All)라는 주제로 열린 이번 총회는 아시아의 18개 국, 89개 회원 교회, 15개 나라별 교회협의회의 대표 1백63명을 포함한 참관인, 언론사 기자들 약 5백여 명이 참석했다.

아시아교회협의회는 5년마다 한 번씩 총회를 갖는다. 총회를 통하여 CCA는 아시아에서의 인간 존엄성 보호와 하나님의 창조 보존을 위한 공동 목표를 이루기 위한 노력을 기울여왔다. 또한 이 총회는 신앙 전통이 다른 교회들 사이의 이해와 협력 관계의 증진을 위하여 노력하며, 아시아 국가들이 당면한 다양한 이슈들과 이를 위한 교회들의 책임과 역할을 확인하고 서로의 헌신과 결단을 나누는 자리이기도하다.

총회를 시작하면서 투표 과정이 필요한 과제들을 나누기 전에, 총대자격심사위원회 (Credential committee)가 열렸다. 이 위원회는 각 회원 교회와 교회협의회의 총대들의 구성이 아시아교회협의회가 강조하는 대로 여성, 평신도, 청년의 대표성을 담보할 수 있는지 여부를 심의하는 것이 주 목적이었다. 이것은 아시아 교회들이 공통적으로 가지는 남성 목회자 중심의 대표성으로부터 평신도와 여성, 청년의 참여를 통한 보다 포괄적인 대표성을 가지기 위한 작업이었다.

지금까지는 그저 각 회원 교회들에 협조를 요청하던 소극적인 방향으로부터 엄격하게 총대 자격을 규제하는 적극적인 자세로의 변화를 의미하는 것이기도 했다. 50만 명 이상의 교인 수를 가진 회원 교회의 경우 3명의 총대를 파송할 수 있다. 그래서 예장통합의 경우는 여성 목회자 1명, 남성 목회자 1명, 그리고 청년 대표 1명의 총대가 파송되었는데, 이중 여성과 남성 목회자가 목회자 대표 1인의 범위에 저촉되어 투표권을 2명만 인정받는 결과를 가져왔다.
 

교회를 대표하는 총대로서 가지는 권한 중에 중요한 피선거권과 투표권을 균형 있는 대표성에 주기 위하여 총대의 자격 요건을 엄격히 제한하기 시작한 아시아교회협의회의 용기 있는 결정에 우선 박수를 보낸다. 그러나 이 대표성이 가지는 애매함이 있다. 여성, 남성의 구별이 없이 목회자, 평신도, 청년으로 대표성을 이야기 할 경우 여성들의 참여 가능성이 매우 희박해 지는 것이 현재 아시아의 대부분 교회들이 가지는 어려움이다. 더군다나 여성과 청년을 한 범주로 묶어서 처리하려는 경향이 많이 나타난다. 여성 청년을 한 명 파송함으로써 여성, 청년, 평신도의 모든 카테고리를 채운다는 식이다.

회원 교회의 이런 결정들은 교회 전체가 건강해 지기 위하여 각각의 지체들을 참여시키려는 본래의 의도를 희석시킬 뿐만 아니라 여성이나 청년들의 의사 결정권에의 참여를 다시 한 번 희생시키는 결과를 가져올 뿐이다. 여성과 청년은 교회의 의사 결정 과정에 반드시 참여해야 할 사람들이고, 여성이면서 청년인 한사람의 대표로 ‘눈 가리고 아웅’ 식의 구색 맞추기에 그쳐서는 안 될 것이다.
 

이번 총회의 주제가 말하듯이 모두를 위하여(For All) 교회의 의사 결정 과정은 열려야한다. 여기에는 청년들의 때 묻지 않은, 주의 몸 된 교회를 사랑하는 마음이 반영되어져야 하고, 여성들이 가지는 어머니의 사랑이 그 안에서 받아들여져야 할 것이다. 여성과 청년이 자연스럽고도 당당하게 교회의 대표로 자리매김하는 날도 멀지 않다는 믿음으로 아시아교회협의회의 다음 총회를 기다린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