익숙한 것과 결별하는 용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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익숙한 것과 결별하는 용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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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05.03.02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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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승진 목사<남서울안산교회> 

‘다른 것’과 ‘틀린 것’은 동의어가 아니다. ‘익숙한 것’과 ‘좋은 것’은 같은 말이 아니다. ‘편한 것’과 ‘맞는 것’은 동일한 말이 아니다. 내 생각과 ‘다르다’고 해서 ‘틀리다’고 말할 수 없다. 나에게 ‘낯설다’고 해서 ‘나쁘다’고 할 수 없다. 나에게 ‘익숙하다’고 해서 ‘좋다’고 볼 수 없다. 진리는 훨씬 다르고, 낯설고, 생소하고, 편치 않은 것일 수 있다.

더 발전하고 성장하기를 원하면, 먼저 현재의 것을 깨끗이 잊는 것이 필요하다. 아무리 좋은 화가라도 밑그림이 남아 있는 상태에서는 좋은 그림을 그릴 수 없다. 기성의 개념을 벗으라. 기존의 전통을 답습하지 말라. 익숙한 것과의 결별을 선언하라. 과거에 붙잡혀 있는 한, 새로운 미래는 없다.

202년 된 장수 기업인 미국 듀폰사의 CEO는 “너무 늦기 전에 과거를 잊으라”고 충고한다. 지속적인 환골탈태(換骨奪胎)만이 냉엄한 현실 가운데 살아남을 수 있는 비결이다. 과거의 업적과 실적에 집착하는 순간, 누구든지 도태될 수밖에 없다. 계속적인 혁신만이 발전과 성장을 가능하게 한다. 과거를 잊고 다시 시작하는 조직만이, 초일류로 살아남을 수 있다.

장기 침체를 겪고 있던 일본의 경제를 고독하게 견인했던 도요타는 끊임없는 가이젠(改善) 정신으로 활로를 찾았다. 도요타 공장의 연간 가이젠 건수는 무려 60만 건이나 된다. 현재의 문제점을 해결하고, 또 다른 문제를 다시 찾는 가이젠 정신이 오늘의 도요타가 있게 했다.
    

현재 한국 경제를 주도하는 삼성! 국가적 금융 위기를 가뿐히 넘기고 초고속 성장을 계속하는 삼성의 오늘은 바로 10여 년 전 마누라와 자식 외에는 다 바꾸라는 신경영의 선언으로 시작되었다. 당시 삼성의 중공업은 영양실조, 건설은 영양실조에다 당뇨병, 종합화학은 선천성 불구기형, 전자는 말기 암에 걸려 있었다.

그러나 삼성은 1년 간 회사 문을 닫는 한이 있더라도 제품 불량률을 없애겠다는 결단을 가지고, 500억 원어치에 해당하는 불량품을 모두 소각하며 본질적이고 충격적인 변화를 추구했다. 그 결과 10년 만에 무려 66배의 수익 증가와 함께, 세계 1위의 브랜드 가치 증가율을 보이게 되었다.

지금까지 내가 가지고 있던 그림을 다 지워야 한다. 기존 관념으로는 새로운 역사를 이룰 수 없다. 과거에 살지 말라. 내가 알고 있던 것과 다른 것을 이상하게 여기지 말라. 오히려 같은 것을 불편하게 여기라. 할 수만 있다면 다 잊으라. 잊고 또 잊으라.

그래도 여전히 우리의 경험과 상식은 자꾸 안에서 소리를 내게 되어 있다. 미련 없이 다 버려도, 꼭 필요한 것은 남아 있게 되어 있다. 걱정하지 말고, 단호하게 익숙한 것과의 결별을 선언하라. 오리지날이 되라. 새로운 패러다임을 만들라. 모방과 흉내가 아닌, 파격적인 변신을 추구하라. 새 술은 오직 새 부대에 담아야 한다. 새로운 견본 주택을 만드는 일에 있어, 최선두에 서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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