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고의 지도력이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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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고의 지도력이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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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05.02.16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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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인 목사 / 예장통합총회 기획국장


요즈음 우리들은 지도력의 부재를 한탄하거나, 진정한 지도력을 향한 갈망을 표현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정치적 지도력, 경제를 위한 지도력, 종교적 지도력 등 시민 사회 전반을 이끌어 줄 지도력이 상실된 것은 아닌가 하는 우려가 높다.

‘최고의 지도력’, ‘최고의 리더십’은 무엇일까? 지금까지 흔히 지도력을 이야기 할 때는 지도자가 가져야 할 타고난 카리스마, 조직력, 통솔력 등을 이야기하는 것이 일반적인 경우였다. 그러나 최근에 발간된 하버드 경영대학원의 세 사람의 교수가(다니엘 골맨 외 2명) 저술한 ‘근본적 지도력; 감성적 지성으로 이끌기를 배움’이라는 책은 우리들을 지도력에 대하여 새롭게 이해하고 받아들이도록 인도한다.
 

강한 힘으로 밀어 붙이거나 끌어당기는 지도력이 아니라 사람들의 감정을 자극하고 감정적 동의를 얻어냄으로 이루어지는 감성적 지성을 동원한 리더십이 그들이 이야기하는 최고의 지도력인 것이다. 이런 감성적 지도력이야말로 사람들로부터 가장 긍정적인 반향을 일으키고 그들이 가지는 최고의 가능성을 이끌어 내는 지도력이라는 것이 이 책의 골자라고 할 수 있겠다.

동양의 역사 속에서 뛰어난 지도력을 발휘했던 지도자들을 흔히 용장, 지장, 덕장이란 구분을 통해서 평가하곤 했다. 이 중에 가장 효과적으로 부하들을 다스릴 뿐 만 아니라 부하들 스스로가 자신의 임무를 위해 능력을 백배 발휘할 수 있도록 만들어주는 지도자의 유형에 가장 가까운 것이 덕장이라는 이야기를 한다. 그 이유는 지혜나 용기도 지도자의 덕목 중 중요한 것이기는 하지만 덕이야말로 지도력의 가장 근본이 되기 때문이다. 동양에서는 먼 옛날부터 용기도 지혜도, 힘도 아닌 덕으로 아랫사람들을 다스리려했던 지도력의 모범이 이제 서양에서는 감성적 지성으로 이끄는 근본적 지도력이라는 말로 표현되는 것은 아닐까?
 

위의 책에서 말하기를 지도자가 해야 할 가장 근본적인 것은 그들이 이끄는 사람들이 최고의 기분을 느끼도록 만들어 주는 일이라고 한다. 이렇게 되려면, 지도자가 사람들로부터 긍정적인 반향을 얻을 수 있어야 하고, 그러기 위해서는 상호 신뢰의 축적을 통해 같이 일을 할 때 서로를 지지해주는 공명현상을 일으킬 수 있어야 하고, 이런 긍정적인 반응이 사람들이 가진 가장 최선 가능성을 이끌어 내는 것이 된다.
 

누구나 한 가지 이상씩 다른 사람들이 가질 수 없는 최고의 장점들을 가지고 있다.  그리고 그 장점들은 최고의 기분을 가질 수 있을 때 최대한 발휘되는 것이다. 각각이 지닌 최고의 장점들이 어우러져 최대의 효과를 낼 수 있도록 하는 새로운 지도력의 근본적인 임무가 바로 서로의 감정을 통해 일하는 것이다.

그러나 이런 근본적인 지도력의 차원, 즉 감정이라는 면은 흔히 겉으로 보이지는 않는다. 혹은 많은 경우에 있어서 감정이라는 지도력의 차원이 통째로 무시되곤 한다. 이 ‘감정적인 측면’이야말로 한 명의 지도자가 얼마나 많은 일을 할 수 있는지, 아닌지를 결정하는 것이 된다. 그래서 이 ‘감성적 지성’(emotional intelligence)이 성공적인 지도력의 커다란 관건이 되는 것이다.
 

최선의 지도력은 감정적 지성을 사용하기를 촉구한다. 감성적인 지성이 왜 긍정적인 반향을 일으킬 수 있는지를 아는 것과 어떻게 이 감성적 지성의 힘과 긍정적 감정의 공명현상을 지도력으로 사용할 수 있는지를 인식하는 것이 성공적인 지도력을 갖는 일에 우선되는 것이다. 반대로 전혀 감정을 무시하거나 상대방으로 하여금 아주 나쁜 감정을 가지도록 만들면서 억압적으로 행해지는 지도력은 가장 나쁜 지도력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지금까지 우리들이 이해하고 사용하던 지도력의 개념이 바뀌면 공동체 안에서의 관계의 역동성이 달라질 수 있겠다. 지도력이란 위로부터 아래로 내려오는 힘이 아니라 서로를 배려하고 돌보는 힘이 되어져야 할 것이다. 상대방의 감정을 조절하고 최고의 상태로 이끌어 줌으로써 가장 최대의 효과를 가져 올 수 있다는 지도력에 대한 새로운 이해는 누가 지도자가 될 수 있는 가를 지금까지와는 다르게 결정할 수 있도록 한다.
 

지도력이 물리적인 힘을 요구한다는 종전의 이해야말로 지도자의 위치로부터 여성을 자연스럽게 배제하는 결과를 가져왔었다. 그러나 돌봄과 감성의 지도력이 요구될 때 여성이 가지는 감성적 지성이야말로 크게 각광을 받게 될 것이다. 더 나아가 교회의 지도력, 종교적인 지도력이야말로 이 감성적 지성이 힘이 가장 요구되는 지도력이다.

권위와 카리스마만을 고집하는 교회의 지도력은 이제 더 이상 설 자리를 찾기 힘들다. 지도력은 가장 꼭대기에 서 있는 한사람에게서만 나오는 것이 아니라 나누어져야 할 것이다. 공동체에 속한 누구에게서든지 어떤 방향으로든지 지도력은 발휘되고 사용되어질 것이다.

직위의 높낮이를 떠나 공동체에 속한 사람이라면 누구나가 발휘하는 지도력, 그 감성적 지도력이 실현된다면 우리가 당면한 지도력의 부재를 헤쳐 나갈 수 있을 것도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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