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임의 짐을 나눠지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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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임의 짐을 나눠지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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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05.01.19 1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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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형룡 총장 / 합동신학대학원대학교
 

2004년이 가고 이제 2005년의 새해가 우리 앞에 전개됐다. 해가 바뀌면 우리는 감상에 젖기도 하고 새로운 각오로 다짐하기도 한다.

2004년은 사회적으로, 정치적으로, 그리고 교회적으로 참 어려운 한 해였다. 사회적인 불안정, 정치적인 무기력, 경제적인 불확실성, 그리고 한국교회의 정체 현상 등은 우리들의 삶을 지치게 하고 절망의 문턱으로 우리를 이끌어 간다.

우리의 시선이 닿는 곳마다 희망보다는 절망의 그림자가 드리워져있다. 이렇게 우리의 주변 상황이 어렵다보면 우리는 우리 주변의 부정적인 상황에 깊이 매몰되어 ‘땅의 기초를 놓으시고’오늘도 해와 달과 별을 주관하고 계시는 하나님으로부터 우리의 눈을 돌리게 된다.

터널 속에서는 우리의 시야가 제한을 받는 것처럼 그리고 작은 손바닥을 눈에 가까이 대면 모든 세상이 가려지는 것처럼, 우리가 우리들의 절망적인 현 상황에 매몰되면, 우리들은 더 넓고, 더 높은 곳을 볼 수가 없다.

우리는 이제는 웃으면서 이야기 할 수 있는 악몽과 같은, 1997년의 IMF 상황을 생생하게 기억한다. 고용 불안, 물가 상승, 기업 퇴출, 은행 퇴출 등의 상황이 우리를 괴롭혔다. 1998년 1월 17일의 종합주가지수는 488.10이었고 환율은 1달러 대 1621.90원이었다. 한 달 뒤 1998년 2월 18일의 종합주가지수는 471.73이었고 환율은 1달러 대 1707.30원이었다.

그 때 우리는 절망의 구렁텅이에서 벗어 날 수 있을까 두려워했다. 한국호가 좌초할 것처럼 염려했다. 우리는 또한 1999년에서 2000년으로 넘어가면서 Y2K문제로 염려와 걱정에 싸여 힘겨운 나날들을 보냈다. 컴퓨터가 2000년을 인식할 수 있을지를 걱정했고 이런 문제는 정치·경제·사회·군사적인 면에서 큰 혼란을 야기하게 될 것으로 생각하여 모든 나라가 비상에 걸렸다.

그런데 우리는 이제 이런 과거의 문제들을 웃으면서 이야기할 수 있게 되었다. 이 말은 무엇을 뜻 하는가? 우리는 역사의 주인이신 하나님이 2005년 지금 이 순간에도 여전히 ‘역사의 주관자’로 살아계심을 굳게 믿어야 한다. 산타야나(G. Santayana)가 “역사를 통해 배우지 않는 사람은 잘못을 재연하게 된다”라고 말한 것처럼 우리는 인간이 역사의 주관자가 아니요 전능하신 하나님이 역사의 주관자이심을 믿어야 한다.

물론 2005년 새 해에도 크고 작은 어려움들이 우리를 항상 괴롭힐 것이다. 그러나 우리는 역사의 주관자시요, 시작과 끝을 동시에 보시는 하나님이 우리와 함께 계심을 믿고 전진해야 한다.

한편 우리는 우리에게 맡겨진 짐을 지고 가야 한다. 성도들의 삶은 짐을 피해가거나 버리고 가는 삶이 아니다. 성도들의 삶은 짐을 지고 가는 삶이다. 우리의 죄 짐은 예수님께 맡기고 우리에게 맡겨주신 책임의 짐은 우리가 함께 지고 가야 한다.

예수님께서는 우리에게 “수고하고 무거운 짐 진 자들아 …… 나의 멍에를 메고 내게 배우라”(마 11:28~30)라고 하시면서 우리의 죄 짐을 내려놓으라고 말씀하셨지 우리에게 짐이 없다고 말씀하시지 않으셨다.

우리의 죄 짐은 예수님이 맡으셨으니 이제 2005년도에는 하나님께서 우리 각자에게 맡겨주신 책임의 짐을 서로 나누며 함께 지고 가야 한다. 멍에는 혼자 메는 것보다 둘이 메면 훨씬 가볍다. 우리 각자가 맡은 일을 성실하게 이행하면 우리의 수고가 주 안에서 헛되지 않은 줄을 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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