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 정상화 되면 노조 즉시 탈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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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회 정상화 되면 노조 즉시 탈퇴”
  • 공종은
  • 승인 2005.01.19 1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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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성교회 `직장폐쇄 결정` 그 이후

부목사 8명 입장 표명

광성교회의 ‘직장 폐쇄’ 결정은 한국교회 초유라는 이유 외에도 교회 내에 노조가 설립되고 그동안 성직자로 분류돼 노조와의 연관성이 없어 보였던 ‘부목사’들의 노조 가입이라는 측면에서도 적잖은 충격을 주었다. 그동안 기독노조에 가입한 노조원들의 경우 교회 직원들이 100%. 이런 점에서 광성교회 부목사들의 노조 가입은 노조 가입 사실 하나만으로도 관심을 끌기에 충분하다.

사회적으로는 별다른 이슈가 되지 못하는 노조문제가 광성교회 사태로 인해 사회적 이목을 끄는 것은 노조에 대한 한국교회의 정서가 노조에 대해 지나치리만치 부정적이라는 것과, 이렇게 부정적인 노조가 이번 사태에서는 일부이긴 하지만 교회의 환영을 이끌어내고 있다는 점이다.

노조가 광성교회에서 그나마 환영받고 있는 것은 현재 원로목사 지지측과 담임목사 지지측으로 양분돼 대립하고 있는 교회 구조도 한몫을 한다. 담임목사를 반대하는 8명의 부목사들이 교인들의 핵심에 있고 이들이 원로목사 지지측 교인들의 지지를 받음으로써 노조의 기반을 확고히 하고 있다.

광성교회 사태 해결 위한 구심점

그러나 부목사들의 노조 가입은 광성교회 문제와 부목사 개개인의 문제가 해결될 경우 탈퇴쪽으로 방향이 기울 것으로 보여, 부목사들의 노조 가입은 교회 내 문제 해결과 함께 막을 내릴 가능성이 많다는 지적도 상당하다. 이같은 전망은 최근 부목사들이 “부목사 8명은 광성교회 사태 해결을 위한 구심점이다. 노회와 총회의 도움을 받기에는 시간이 너무 걸린다. 국가법으로 신변의 보호를 받기 위해 노조 가입을 선택했다. 광성교회가 정상화되면 지금이라도 노조를 탈퇴할 것”이라고 밝힌 데서도 잘 드러난다.

노조에 가입한 광성교회 부목사 8인의 경우 이들이 기독 노조를 인정했다는 측면보다는 광성교회 문제와 자신들에게 가해지는 각종 부당한 대우 및 비상식적 처우를 해결하기 위한 일시적 방편으로 노조에 가입한 것으로 보는 견해가 지배적이다. 노조에 가입했을 경우 직위 해임, 보직 박탈, 지 교회로의 일방적 발령 등 담임목사의 일방적 전횡으로부터 보호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이들의 노조 탈퇴는 그들의 ‘향후 목회 일정에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라는 교계 정서도 한 부분을 차지한다. 서울 목동에서 목회하고 있는 김상진목사(45세. 가명)는 “목회자들의 노조 가입 사실은 그들의 앞으로의 목회 일정에 절대 도움이 되지 않는다. 도움은 커녕 앞길을 막는 걸림돌로 작용할 가능성이 더 크다”고 말한다.
  

소속 노회나 총회 마땅한 대안 없어 고민

광성교회 소속 노회인 동남노회나 예장통합총회도 이 문제에 대해서는 상당한 곤혹스럽기는 마찬가지다. 지난 11일 곤지암에서 열린 노회에서 광성교회 문제 해결을 위한 ‘수습 전권위원회’를 구성했지만 이렇다 할 대책은 내놓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광성교회 부목사 8인을 비롯한 반대측 교인이나 담임목사 지지측 교인들 또한 수습전권위원회의 원만한 사태 해결을 기대하고 있지만, 감정의 골이 깊어질 대로 깊어진 현재의 상황에서는 그 어느 해결책도 받아들여질 가능성이 희박하다는 전망이다.

문제의 해결은 이성곤 담임목사의 결정에 달려있다는 것이 교계의 지론. 노회가 적절한 타협안을 내놓는다 해도 담임목사와 교회가 이를 따르지 않을 경우 문제가 해결되기 보다는 오히려 ‘교회의 분열’이라는 원하지 않는 결과를 낳을 수도 있다는 일부의 예측도 있기 때문이다.

광성교회 문제는 광성교회나 노회, 총회적으로도 해결의 실마리가 현재로서는 보이지 않고 있다. 교회는 교회대로 노회는 노회대로 이에 대한 수습책을 준비하고 있지만, 교회 내의 대립과 반목이 먼저 해결되지 않는 이상 문제의 해결은 요원하다는 것이 교계의 판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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