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재(天災)와 지재(地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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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재(天災)와 지재(地災)
  • 승인 2001.06.2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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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0년 내의 가뭄. 1907년이래 가장 극심했던 가뭄으로 천심, 인심, 농심이 타들어 갔던 때 지난 17일과 18일 양일간 내린 비로 전 국토가 해갈됐으며, 일부 지역에는 호우주의보까지 발령됐다. 참으로 하늘의 기적이다. 엄청난 국고를 들여 양수기가 동이 날 지경으로 지하수를 끌어올리고, 민·관·군이 동원돼 레미콘과 소방차, 심지어는 분뇨차까지 동원하여 야심한 밤까지 힘겨운 물싸움을 했다. 어진 백성들은 힘을 모아 가뭄돕기성금도 보냈다.

이런 때 단비가 내리니 하늘을 쳐다보며 감사하다고 피사리하던 농사꾼 부부의 얼굴에 떨어지는 빗물에서 생명의 환희를 엿본다. 지난 10일 주일이다. 어떤 교회 목사는 카랑카랑한 목소리로 가뭄은 하나님의 진노에서 오는 것이라며 대하 7:14 이하의 성경을 인용하여 ‘성경의 기우제’라는 제목으로 설교했다. “내 백성이 악한 길에서 떠나 스스로 겸비하고 기도하여 내 얼굴을 구하면 내가 하늘에서 듣고 그 죄를 사하고 그 땅을 고칠지라”고…맞다. 지금 우리 백성들이 지나치게 악에 익숙해졌고 양심과 윤리는 파산됐다.

이번 가뭄은 이런데서 오는 하나님의 경고로 겸비하게 받아들여야 할 것이다. 이번 가뭄에서 얻는 교훈은 한국 교회가 좀더 빨리 천재나 지재나 인재시 겸비하게 무릎을 꿇는 일이다. 엘리야의 기도는 비가 내리지 않게도 하였고 내리게도 했다. 의인의 간구는 힘이 많다고 하셨다.

오늘의 국난을 불러온 죄의 관영을 누가 책임질 것인가. 교회의 몫이다. 그것은 이 진리를 알기 때문이다. 그리고 또 한가지 알 것은 막연하게 하늘만 쳐다볼 것이 아니라 치산치수(治山治水)의 슬기로운 예방대책으로 평상시 적수처리를 위한 저수지나 강 관리를 위한 대담한 예산투자와 함께 수방대책 등 근본적인 대책을 세워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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