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교회 과연 위기인가! `집착과 욕심 포기의 성령대수술 요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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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교회 과연 위기인가! `집착과 욕심 포기의 성령대수술 요청`
  • 윤영호
  • 승인 2005.01.12 1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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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글 싣는 순서

<중> “영적 기관이냐 사회 기관이냐”
         펼쳐보는 교회론
<하> “그때그때 달라요”
        이중 생활 익숙한 크리스천

신년기획 : 한국교회 과연 위기인가 

집착과 욕심포기의 ‘성령대수술’ 요청


<상> 사람의 위기와 하나님의 기회



한국교회의 위기는 교회가 제도화된데서 시작됐다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는다. 제도는 권력욕을 낳아 영적다스림보다 규율과 정치질서를 우위로 생각하기 때문이다. 사진은 교회갱신협의회 수련회에서 간절히 기도하는 모습.

한국교회 위기의식 내용은 대략 두 축으로 압축된다. 하나는 교회입장에서 바라본 위기의식이고 또 하나는 교회 밖의 시각, 즉 사회적 입장에서 갖는 위기의식이다. 교회입장은, 늘 그렇듯이 신앙의 질과 교회성장 침체를 위기의 주된 요소로 진단하고 있으며 사회적인 입장은, 공익(公益)에 얼마나 봉사하느냐를 기준으로 위기여부를 진단하고 있다. 두 입장을 종합해 볼 때 최근 나타나는 한국교회에 대한 위기의식은 한마디로, ‘침체된 기독교의 신앙환경’과 기대이하의 ‘저조한 사회적 공익역할’에서 비롯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한국기독교에 대한 이같은 위기의식을 놓고 목회현장에서 느끼는 내용과 신학교 교단에서 느끼는 내용들은 무엇일까.


평생 제자목회로 주목을 받으며 제자화훈련을 확산시킨 옥한흠목사(국제제자훈련원 원장, 사랑의교회 원로목사)는 한국교회의 위기를 한국사회와 비교하며 과장과 결과가 매우 흡사하다고 평했다. 그는 경제성장을 향해 질주하던 근대화운동 결과 한국경제의 눈부신 발전이 이루어졌다는 평가와 함께 목표지향적 정책이 안겨준 ‘과정상의 윤리’를 혹독하게 비판했다. 그런 까닭에 현재 한국사회가 부정직과 뇌물, 부정부패로 어려움을 당하고 있다는 것이다. 교회 역시 예외가 아니어서 성장목표 달성을 위해 비기독교적 방법들을 혼용, 부실성장과 부도덕의 비난을 면치 못하고 있다고 밝혔다.


옥목사는 교회에 대해 이렇게 말한다. “교회 안에도 우리가 걷어내야 할 거품이 한 두가지가 아니다. 수적인 목표달성을 위해서라면 교회지도자들이 목회 윤리마저 예사로 파기하는가 하면 세상적인 마케팅전략을 비판없이 받아들이고 어떤 경우에는 무속적인 요소마저 도입하는 영적인 혼란을 자초해 왔다.”


학문영역에서 오랫동안 사역해왔던 전광식교수(고신대 신학과)는 ‘제도화된 교회’에 주목하며 교회의 세속화 경향을 강하게 비판했다. 그는 “사도행전의 교회는 제도를 가지고 있었지만 오늘날의 교회는 제도가 되어버렸다”고 그의 생각을 집약했다.


“교회가 제도화되었다는 것은 두 가지 의미가 내포되어 있다고 보여 지는데 먼저 그 실존에 있어 교회가 마치 하나의 사회적 기관처럼 되어버렸다는 뜻이고, 다음으로는 그 교회내부에서 하나님의 말씀인 성경과 성령님이 주관하는 것이 아니라, 법과 규범, 정치논리가 지배한다는 뜻이다.”


이 말을 연장해서 그는 “세인들은 이러한 제도적 교회에 대해 무관심과 불신의 태도를 견지할 뿐 아니라 때로는 그 교만함과 화려함에 대해 불쾌해 하고 분노하기도 한다”면서 세인들의 이같은 반응에 대해서도 “그들은 교회란 돈과 권력을 효과적으로 관리하는 일종의 대기업같은 곳이 아니라 고차원의 가치와 과제를 갖고 있는 곳으로 이미 알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들의 견해가 한국기독교의 위기를 진단한 바로미터는 아닐찌라도 이 견해를 종합하면 나름대로 위기상황에 접근해 있는 근사치가 돌출된다. 즉, 세속가치관으로 수립한 목표실현을 위해 반성없이 고도의 속도전을 펼치며 달음질한 결과 어느덧 교회가 세상기관의 일부가 되었다는 것이다.


우리는 여기서 도대체 왜 우리가 교회개혁을 이야기하며 신앙갱신을 목놓아 외쳐야 하는지 다시 생각해야 한다. 각성한 지도자들은 그것이 하나님이 필요로 하셨던 지상의 하나님나라 모형으로서의 교회를 회복해야 한다는 성령의 역동성 때문이라고 말한다. 그리고 이것을 깨달은 것은 모두 하나님의 은혜라고 강조한다.


개혁과 갱신을 한국기독교의 과제로 받아들이는 것은 단순히 교회성장이 침체되거나 더 이상 부흥하지 않는 신앙 때문이 아니라는 사실을 알게 된다. 수년 동안 우리는 성장정체 현상에 참담했고 그 원인을 찾느라 분주했다. 식상한 목회프로그램을 신선한 것으로 대체하기도 했으며 양육시스템을 정비하느라 마치 고장난 자동차수리를 위해 헐거워진 부분을 조사하는 것처럼 시스템정비에 땀 꽤나 흘렸다. 심지어 우리나라 교회에는 단 한번도 소개되지 않은 교육프로그램을 찾아서 미국과 영국 등 세계 곳곳을 다니며 품질높은 선진국들의 기독교상품들을 수입하기까지 한다.


대형교회들이 적용하는 교육프로그램(우리는 이런 것들이 자체개발된 것으로 알고 있다)중 일부가 서구교회들이 적용하고 있는 교육프로그램이라는 사실은 우리들에게 많은 것을 깨닫게 한다. 성장을 가능하게 하는 온갖 종류의 프로그램을 죄다 들여오고 있는 것이다. 이것이 반복될 경우 우리 교회는 치명적인 결과에 직면하게 된다. 자생력 결핍, 대외의존도 증가가 그것이다. 지난 70-80년대에 지적됐던 한국경제의 대외의존 심화현상을 상기하면 앞으로 닥칠 한국교회의 위기는 불을 보듯 자명해 진다.


이런 맥락에서 한국교회는 체계적인 개혁드라이브 청사진 마련에 주목해야 한다. 최근 제시되고 있는 청사진들은 다행스럽게도 성장보다는 ‘각성’에 쏠려있고 ‘회개’와 ‘자성’에 많은 비중을 할애하고 있다. 14개 교단이 비공식적으로 참여하고 있는 ‘한국기독교목회자협의회’라든가 ‘한국교회미래를 준비하는 모임’, ‘한국복음주의협의회’ ‘신촌포럼’ 등 각양의 단체들이 제안하는 교회개혁 방안들은 그런 면에서 미래에 소망을 준다.


이들 단체들이 천명하는 교회위기의 핵심은, 성장정체와 침체에 빠진 교회의 긴급상황에 비중을 두기보다 이미 세상의 기관으로 되어버린 교회의 현 실태에 맞춰져 있다. 위기를 바라보는 교회의 입장은 매우 중요하다. 단순히 성장정체를 위기로 본다면, 갱신이나 개혁 등 위기로부터 탈출할 대처방안 역시 성장을 가능하게 하는 대처법이겠기 때문이다.


따라서 교회개혁과 갱신은 세상의 기관으로 이미 진행되고 있는 교회의 현 상황을 가슴 아픈 눈으로 바라볼 줄 아는데서 출발한다. 제도화되어서 권력욕으로까지 확대된 교회 부패상을 뒤집는 ‘개혁’은 어쩌면 종교권력자의 집착을 단번에 꺾을 혁명으로 나타날지도 모르고, 또 자신의 안정적인 삶만을 갈구하는 이기적인 신앙의 ‘갱신’역시 뼈아픈 각성과 포기를 요구할지도 모를 일이다.


제도와 신앙 모두 총제적인 위기상황에 직면한 한국기독교는 올 2005년을 출발하면서 신앙적 아픔을 피하는 것만이 하나님의 은혜가 아니라는 점을 알아야 한다. 아픔에는 각성과 회개를 동반하는 엄청난 힘이 담겨 있다. 이 아픔은 어떤 때는 동료사역자로부터, 성도로부터, 기도후원자로부터 오기도 하지만 다른 때는 세상의 비난과 비판의 옷을 입고 다가온다. 얼마 전 KBS가 방송보도한 기독교 관련 내용은 성역을 침범한 매스컴의 경박함에 앞서 고귀한 영적 가치관을 제대로 드러내지 못한 우리 교회들을 향한 질타로 이해할만 하다.


지금 우리 교회는 영적기관인지 사회기관인지 교회 안에서 조차 그 정체성문제로 논쟁이 치열하다. 사회구조적인 문제에 대한 영적기관으로서의 치유책을 제시하지 못하는 거듭되는 악순환은 교회의 권위를 손상시키는 결과로 이어진다. 또 교회의 가르침을 직장과 사회에서 적용하지 못하는 대다수 기독인들의 이중생활 역시 주목할 만한 부분이다.


한국교회의 위기는 따라서 부분을 넘은 총제적인 문제로 캠페인적인 운동보다는 성도 개개인의 아픔과 교회지도자들의 집착포기를 동반하는 ‘성령의 대수술’ 속에서 그 해결전망이 비춰지리라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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