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수 복음 변질시키는 신학, 성령과 함께 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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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수 복음 변질시키는 신학, 성령과 함께 해야”
  • 이인창 기자
  • 승인 2024.10.22 21: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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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혁주의생명신학회, 지난 19일 한국개혁신학회와 공동학술대회 개최
'신학회복운동' 주제로 .... "‘신학이 학문이 아니다’ 신학자들 공감대 확산"
개혁주의생명신학회는 지난 19일 서울 방배동 백석대학교에서 ‘신학회복운동’을 주제로 한국개혁신학회와 공동학술대회를 개최했다.
개혁주의생명신학회는 지난 19일 서울 방배동 백석대학교에서 ‘신학회복운동’을 주제로 한국개혁신학회와 공동학술대회를 개최했다.

“신학이 학문이 아닌 이유는 성경의 저자가 하나님이기 때문이고, 영이신 하나님을 학문의 대상으로 삼을 수 없기 때문이며 참된 신학과 달리 학문은 우리에게 구원을 주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학문으로는 무한하시고 영이신 하나님을 알 수 없습니다.”

2003년 세계적인 신학자들이 대거 참석했던 한국복음주의신학회 국제학술대회에서 ‘신학은 학문이 아니다’라고 선언했던 하은 장종현 목사(백석학원 설립자). 사변화 되어 버린 한국교회 신학교육을 정면 비판하면서 외쳤던 선언은 예수 그리스도의 생명의 복음을 회복해야 한다는 간절한 소망이었다. 

한때 학문을 배격하는 반지성주의라는 비판이 거세게 제기되기도 했지만, 20년 넘는 세월이 지나면서 진정한 신학교육의 회복을 염원했던 하은의 진정성 있는 외침에 공감하는 학자들과 목회자들도 많아졌다. 

개혁주의생명신학회(회장:이춘길 박사)는 지난 19일 서울 방배동 백석대학교 대학원에서 한국개혁신학회(회장:이경직 박사)와 공동학술대회를 개최하고, 장종현 박사의 ‘신학은 학문이 아니다’는 선언의 의미를 집중 탐구하는 연구논문들을 다수 발표했다.

논문 발표에 앞서 드린 개회예배에서 말씀을 전한 장종현 목사(백석대 총장)는 “신학은 학문이 아니라 예수 그리스도의 생명의 복음이라는 진리를 붙잡아야 한다. 성령의 인도하심을 따라 참된 신앙의 본질을 회복할 때 영혼이 살아나고 한국교회가 살아날 수 있다”면서 “신학의 결과는 지식이 아니라 예수 그리스도의 사랑을 나타내는 것이어야 한다”고 재차 천명했다.

학술대회를 축하하며 서울백석학원 이사장 양병희 목사, 예장 백석 총회장 이규환 목사, 서울신대 황덕형 총장이 축사를 전했으며, 강성교회 박요일 원로목사의 축도 후 기조강연이 진행됐다. 

19세기 개혁신학자 헤페와 바빙크를 중심으로 ‘신학은 학문이 아니다’는 의제를 탐구한 주도홍 박사(신학은학문이아니다연구소장·역사신학)는 “20년 전 장종현 박사가 신학은 학문이 아니라고 외쳤을 때 신학계와 교계의 반응은 냉소적이거나 반지성주의라고 비판하는 것이었다. 하지만 역사적으로 평가받는 신학자 대부분은 신학의 학문성에 대해 숙고하며, 학문으로서 신학에 맹목적으로 동의하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주도홍 교수에 따르면 19세기 독일의 개혁신학자 하인리히 루드비히 헤페(1820~1879)와 네덜란드 개혁신학자 헤르만 바빙크(1854~1921)를 비롯해 20세기 미국의 개혁신학자 루이스 벌코프(1873~1957), 21세기 영국의 탁월한 신학자 알리스터 맥그라스(1953~현재)에 이르기까지, 위대한 신학자들은 학문에서 그치는 신학에 대해 비판적 시각을 보유하고 있었다는 점을 자세히 다뤘다.

주 교수는 “바빙크는 신학과 철학의 만남을 잘못된 혼인으로 묘사하면서, 신학을 원래 기독교와 그리스 철학의 불행한 혼인에서 탄생한 ‘사생아’라고까지 언급했다. 순수하고 단순한 예수 복음을 변형시켜 버렸고, 그리스도적 사랑의 생활이 무미건조한 전통주의, 곧 지식으로 바뀌어버리면서 현대 학문과 충돌을 일으키고 있다고 언급했다”며 주장의 근거를 제시했다. 

신학자 헤페의 경우, 하나님을 아는 지식으로 ‘신학’의 전 단계이자 전제가 ‘신앙’이라고 규정하고 있다. 주 교수는 “신앙은 아는 것 차원이 아니라 살아내는 것이고 인간의 내면적 존재를 결정하는 것이며, 하나님에 대한 인간의 절대 의존을 인정하는 기초로 헤페는 바라봤다”면서 “헤페는 이성에 집중하면서도 성령과 말씀에 따라 거듭난 이성을 강조했다”고 설명했다. 

주 교수는 “신학자들은 신학을 학문으로 여기지만, 일반 학계에서는 신학을 학문으로 인정하지 않는 아이러니도 보게 된다”면서 “신학의 큰 문제점은 신학의 대상인 하나님으로부터 떠나 종교학이 되어버린 것”이라고 신학이 지닌 한계를 지적했다.

주 교수는 “위대한 신학자들은 모두 학문의 중요한 도구로서 이성을 긍정적으로 보지만, 하나님을 아는 일에 있어서 연약하고 한계를 갖고 있음을 분명히 하고 있다. 신학은 인간 이성에 권위를 부여하는 과학이나 학문이 아니라 신앙과 계시, 성령의 조명을 받는 신앙이어야 하고 거듭난 이성을 도구로 행하고 삶으로 살아내는 것이어야 한다”면서 “장종현 박사가 말한 ‘신학은 학문이 아니다’는 외침을 결코 비난할 수 없다”고 역설했다. 

또 다른 기조강연자 기독교학술원 원장 김영한 박사(숭실대 명예교수)는 ‘카이퍼의 영역주권론과 반립사상’ 논문을 발표하면서, “장종현 박사가 선언한 ‘신학은 학문이 아니다’는 개혁주의 신학의 회복을 의미하는 것으로 단순한 이데올로기를 넘어서는 고차원적인 선언”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네덜란드의 수상까지 지낸 정치가이자 교육가, 신학자였던 아브라함 카이퍼(1837~1920)의 신학에 대해 연구한 김영한 박사는 “카이퍼는 이성을 중립적이지 않고 세계관에 종속된다고 보았다. 그리고 칼빈주의를 하나님의 중심에서 기독교 세계관으로 정립하고자 했다”면서 “오늘날 환경을 볼 때 세속주의를 간과한 한계가 있지만, 그리스도인들이 삶의 각 영역에서 기독교 세계관을 갖고 믿음의 선한 싸움을 싸워야 한다는 관점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고 분석했다.

김 박사는 “아프라함 카이퍼의 사상은 ‘신학이 학문이 아니다’는 선언과도 맥을 같이 한다”고 조명하면서 “한국개혁신학회와 개혁주의생명신학회가 함께 공감할 수 있는 신학의 새로운 패러다임으로서 의미가 있다”고 강조했다.

기조강연 이후 개혁주의생명신학회는 신학회복운동 관점에서 ‘신학은 학문이 아니다’를 주제로 논문발표 세션을 진행했고, 한국개혁신학회는 ‘아브라함 카이퍼의 신학’을 주제로 여러 연구 논문들을 발표했다. 

백석대 이춘길 박사가 가치중립의 관점에서 신학은 학문이 아니다는 명제를 고찰하고, 서울성경신학대학원대학교 이동영 박사는 신학의 학문성에 관한 바빙크의 생각을 연구했다. 백석대 김종희 박사는 신학이 학문인지 아닌지 여부에 대한 두 명제의 양립 가능성, 백석대 유선명 박사는 개혁주의생명신학 7대 실천운동 중 신학회복운동 중심에서 ‘하나님을 앎과 하나님에 대해 앎에 대한 탐구’를 발표했다. 생명수샘교회 윤훈중 박사는 ‘구약성경해석학적 관점에서 신학은 학문이 아니다에 관한 연구 논문을 발표했다. 

학회 때마다 현장 사역자의 사례발표를 듣고 있는 개혁주의생명신학회는 모두교회 차성진 목사를 초청해 MZ세대를 향한 목회적 관점과 방향을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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