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앙고백으로까지 이어진 최초의 교리 모음집
상태바
신앙고백으로까지 이어진 최초의 교리 모음집
  • 김태현 기자
  • 승인 2024.09.30 23:21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한국 기독교 유산을 찾아서 22 // 교리서를 시작으로 출판 시작한 대한기독교서회 (중)

성도들에게 있어 교리란 그리스도인으로서 지켜야할 삶의 교본이다. 처음 복음이 들어온 후 조선인들에게 낯선 성경의 진리를 받아드리는 데 있어 교리는 큰 역할을 했다.

이에 대한기독교서회가 창립한 후 가장 먼저 출판한 책이 『셩교촬리(聖敎撮理)』였다. 성교촬리를 풀어 해석해 보면 ‘기독교 교리 모음집’이다. 원저자는 중국 선교사였던 그리피스 존으로 한문으로 쓰였다. 당시 조선 사회에서의 중국 문화의 영향력이 강했기 때문에 언더우드가 한국어로 번역해 한글로 발간했다.

존 선교사는 “성교(예수교)를 중국에 전한 지 오랜지라 교의 중요한 도리를 새기어 책을 만든 것이 많으나 사람이 다 얻어 보기 어렵기로 이제 요긴한 말을 모아 한편을 만드니 청컨대 도를 중히 여기는 이는 자세히 보고 보는 대로 믿기를 감히 바라노라”고 밝힌다. 즉, 존 선교사는 기독교의 근본 교리를 알리겠다는 목적으로 저술한 것이고, 언더우드는 조선에 기독교 교리를 전파하기 위해 번역한 것이다.

교리 모음집이자 전도서의 성격을 가지고 있었던 셩교촬리는 신론(약 3면), 인간론(약 3면), 기독론(약 3면), 성령론(약 1면), 그리스도인의 생활(약 4면), 종말론(약 1.5면), 성경(약 0.5면)에 관한 설명으로 구성되어 있다. 끝으로 “누구든지 예수교를 알고자 하면 서울 정동과 각처에 있는 예수교회 교사를 찾아 물으면 자세히 알리라”고 하며 전도지로서의 역할을 충실히 수행했다.

책은 하나님을 중국인과 조선인의 사고 체계 안에서 설명하고자 노력했다. 하나님의 권위를 강조하기보다 성경은 ‘마땅히 믿어야 하는 이치’로 하나님은 ‘마땅히 믿어야 할 신’으로 지칭하는 등 거부감을 줄이기 위한 세심한 노력을 기울였다.

셩교촬리는 교인의 교리 습득을 이끌어냈으며, 전도에도 사용됐다. 셩교촬리는 성공적 사명을 감당했고 출판 후 3년이 지나자 신앙문답서의 탄생으로까지 이어졌다. 장로교에서는 『그리스도문답』을 감리교에는 『의경문답유히』를 출간하며 성도들을 건전한 신앙생활로 이끌었다.

후에 언더우드는 『상뎨진리(上帝眞理)』라는 전도문서도 만들어 전도에 사용하기도 했다. 상뎨는 상제(上帝)로 중국은 하나님을 상제로 부른다. 당시 조선 기독교는 ‘하나님’이라는 고유명사를 정립하지 못했기 때문에 하나님을 상제로 불렀다. 상뎨진리는 유일신이신 하나님의 올바른 의미와 성격을 논리적으로 전하며 유일하신 하나님을 믿으라는 권면을 끝을 맺는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