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확전 속 폭격 이어진 레바논 … 선교사들 목숨 건 피란길에 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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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확전 속 폭격 이어진 레바논 … 선교사들 목숨 건 피란길에 올라”
  • 이현주 기자
  • 승인 2024.09.30 23:0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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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긴급 현지 인터뷰 // 위기 고조되는 ‘이스라엘-헤즈볼라’

베카지역에서 시리아 난민 선교하는 A선교사 가까스로 피난
긴박했던 폭격 상황 본지에 전해 와…중동 혼전속 확전 우려
아랍권에서 예수님의 기적과 간증 넘쳐, 한국교회 기도 요청
지난 28일 이스라엘이 헤즈볼라 지도부를 집중타격하면서 시가전으로 확전됐고 시민들은 피란길에 올랐다.
지난 28일 이스라엘이 헤즈볼라 지도부를 집중타격하면서 시가전으로 확전됐고 시민들은 피란길에 올랐다.

“2시간 후에 집중 폭격이 있습니다. 주민들은 빨리 1km 밖으로 대피하십시오.”

이스라엘의 최후통첩이 발표된 지 2시간 만에 A선교사가 거주하는 레바논 베카 인근에서 폭격이 시작됐다. 사이렌 소리가 요란하게 울리고 도시는 아비규환이었다. 밤사이 1,300개가 넘는 곳이 폭격을 받았고 피란민들로 도로가 꽉 막혔다. 도로와 항공이 마비된 상태에서 선교사 가정의 피란길은 쉽지 않았다. 

“밤낮 할 것 없이 이어지는 폭격으로 제가 사는 동네마저 집이 흔들릴 정도였습니다. 선교사님들끼리 서로 괜찮은지 계속해서 안부를 물었고, 학교와 교회가 임시 피란민 거처로 사용되었습니다. 레바논 내부에서는 헤즈볼라 수장의 사망을 애도하는 사람들과 축하하는 사람들의 총격전도 시작됐다는 소식이 들렸습니다. 이 전쟁이 빨리 끝나서 다시 복음을 전할 수 있도록 기도해주시길 바랍니다.”

레바논에서 난민사역을 하는 백석총회 파송 A선교사가 긴박했던 지난 28일 상황을 본지에 전해왔다. 주말에 이집트행 비행기표를 구해 간신히 레바논을 빠져나온 A선교사는 “중동전쟁 위기가 고조되면서 많은 선교사님들이 애써온 복음사역이 중단될까 그것이 가장 큰 걱정”이라며 “확전되지 않고 조속히 사태가 마무리되어 선교지로 돌아갈 수 있길” 바랐다. 

레바논 무장정파 헤즈볼라의 수장 하산 나스랄라가 이스라엘 공격으로 사망한지 이틀만인 지난 30일 이스라엘군이 레바논 수도 베이루트 도심을 공습하면서 전쟁이 확산되고 있다. 헤즈볼라 수장을 제거하기 위해 이스라엘은 민간 주거시설을 폭격했으며 이스라엘의 공세를 점점 확대되는 분위기다. 

레바논은 지난해 10월 8일 이후 헤즈볼라와 이스라엘의 국경지역 교전으로 인해 우리나라 외교부로부터 여행경보 4단계가 발령됐으며, 이에 따라 현지에 체류 중인 국민들은 철수를 권고받았다. 일부 선교사들이 레바논을 떠난 상황에서도 선교지를 지키고 있던 A선교사는 “중동지역이 조용한 적이 없어서 마음의 각오를 하고 사역하시는 선교사님들이 많이 있다. 중요한 것은 선교의 열매가 나타나는 곳이고 하나님께서 일하시는 선교지임에 분명하다”고 말했다. 

A선교사는 레바논에서 시리아 난민 사역을 하고 있다. 중동 대부분의 나라가 선교를 불허하고 있지만 레바논은 노방전도가 가능할 정도로 기독교에 열린 나라다. 프랑스 식민지의 영향으로 기독교와 이슬람교가 공존하고 서로 존중하는 문화가 자리잡고 있으며 전 국민의 1/4 이상이 시리아 난민들이다. A선교사는 레바논에서 노방전도와 시리아 난민촌 축호전도로 복음을 전하고 있다. 무슬림을 전도하며 매주 성경읽기도 하고 있고, 현지 대학생 성경공부도 인도하고 있다. 이번 공습으로 피란길에 나서면서 사랑하는 영혼들을 떠나있게 된 것이 A선교사의 가장 큰 슬픔이다. 

그러나 A선교사는 “시리아 난민의 꿈에서 예수님이 나타나 예수님을 믿게 된 놀라운 일들이 계속해서 일어나고 있다”며 “아랍권 선교를 위해 애굽사람들이 크게 쓰임받고 있으며 애굽 기독교인들이 아랍권으로 퍼져 나가 복음을 전하는 데 귀하게 쓰임받을 것이라고 확신한다”면서 전쟁 중에도 희망을 전해왔다. 

베카지역에서 사역하는 S선교사는 아직도 현지에 남아 공습이 끝나길 기다리고 있다. 평소 이스라엘이 기독교 지역을 피하거나 목표물만 정밀타격하는 것에 신뢰를 갖고 있었던 레바논 선교사들은 지난주 삐삐와 무전기 폭발 소식을 접하면서 언제든 폭격이 이루어질 수 있다는 불안을 느끼게 됐다. S선교사는 “곧 이스라엘의 공격이 있을 것 같다”며 아내에게 마음의 준비를 시켰고, 며칠 지나지 않아 대규모 공습으로 베카 지역 민가에 폭격이 가해지고 피란행렬로 도로가 마비되는 상황을 목격했다. 

S선교사는 “헤즈볼라가 전략적으로 기독교인들이 거주하는 마을에 무기를 숨겨두었고, 민가에 무기를 저장하면서 민가에 대한 폭격이 이루어진 것”이라고 설명했다. S선교사는 “시리아 난민을 핍박하던 레바논 사람들이 같은 처지에 놓이게 됐다. 이들이 서로를 이해하는 기회가 될 것 같다”며 “매주 여는 기도모임을 온라인으로 바꾸어 진행하고 있다”고 소식을 전해왔다. 

레바논 현지, 그리고 레바논 인근 국가로 피신한 선교사들은 “레바논 교회마다 구국 기도가 심어지고, 이 상황이 전도의 문을 여는 기회가 되게 해달라”고 기도했다. 또한 “중동 선교를 위해 한국교회가 마지막 선교의 사명을 감당하는 일에 사용되길 바란다”며 “선교사의 안위뿐만 아니라 예수님의 지상명령이 중단되지 않고 완수되도록 기도해달라”고 요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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