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진실을 전하는 언론
상태바
[기자수첩] 진실을 전하는 언론
  • 김태현 기자
  • 승인 2024.09.04 13:04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괴물과 싸우는 사람은 그 싸움 속에서 스스로 괴물이 되지 않도록 조심해야 한다. 당신이 심연을 오랫동안 들여다본다면, 심연 또한 당신을 들여다볼 것이다.”

니체의 명언으로 인터넷상에서 꽤나 유명한 말이다. 최근 일어난 ‘텔레그램 딥페이크 사건’을 취재하며 이 말에 대해 크게 공감했다. 범죄에 대해 알아가면 알아갈수록 내 영혼마저 오염되는듯한 느낌을 받았다. 내면을 분노가 잠식해가는 것 같았다.

그러나 진정으로 가슴을 서늘하게 만들었던 것은 가해자들의 범죄행위가 아니었다. 오히려 갈등과 혐오를 조장하는듯한 언론의 행태에 눈길이 갔다. 범죄를 저지를 괴물과 싸우며 괴물이 되길 자처한 것 같았다.

이번 사건이 조명되자 언론들은 앞다투어 가해자가 22만명이라고 보도했다. 어떤 언론에서는 한국의 개인택시가 24만대인 점에 착안해 택시만큼이나 범죄자들이 많다는 뉘앙스의 칼럼을 게재하기도 했다.

그러나 22만명의 한국인 가해자가 존재한다는 것은 지난달 27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회의에서 오보라는 것이 밝혀졌다. 다수의 기사에서 언급된 텔레그램 채널은 딥페이크 음란물을 제작하는 봇(AI) 채널이다. 해외에서 개발 및 운영하고 있는 봇 채널의 이용자는 한국인을 비롯해 전 세계에 분포돼 있다. 전 세계 사용자가 22만명인 것이지, 한국인 이용자가 22만명이라는 것은 아니다. 실제 한국인 이용자가 얼마나 되는 지에 대해서는 전혀 밝혀진 바가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많은 언론에서는 여전히 22만명이라는 숫자를 헤드라인으로 사용하고 있다.

갈등과 불일치를 조정하고 중재하는 역할을 담당해야 할 언론이 오히려 갈등을 조장하며 자극적인 단어로 관심을 끌려는 것으로밖에 해석되지 않는다. 한국기자협회 윤리강령에는 “우리는 뉴스를 보도함에 있어서 진실을 존중하여 정확한 정보만을 취사선택하며, 엄정한 객관성을 유지한다”고 명시하고 있다.

초보 기자로서 그리고 교계 기자로서 갈등과 혐오를 조장하기보다 예수님의 가르침인 ‘사랑’을 전파하는 기자가 되길 소원해본다. 항상 하나님 앞에 서 있다는 마음가짐으로 진실만을 보도하길 소망해본다. 이 초심을 잃지 않기를 하나님께 간구해본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