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자 다른 삶을 살아온 네 분 장로님(김기창, 이복규, 임문혁, 최운식)께서 매주 발표하신 신앙 에세이를 한 권의 책으로 엮어낸 『은혜의 샘물』은 그야말로 하나님의 은혜를 퍼내는 우물과 같습니다. 이 책이 독자들에게 사랑을 받는 이유는 두 가지입니다.
첫째, 『은혜의 샘물』은 진솔한 삶의 발자취가 녹아있는 글이기 때문입니다. 요즈음 우리 주위에는 수많은 글들로 넘칩니다. 특히, 신문에 실린 글들은 대부분 정보를 제공하며 독자들에게 유익을 주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책은 필자들이 겪은 소박한 삶을 이야기하면서 독자들과 소통하기 때문에 친근감을 자아내고 있습니다.
자칫 잘못하면 필자들의 자랑이 될 수도 있을 법하지만 도리어 자신들의 부족함을 숨김없이 고백하는 겸손함을 보여줍니다. 자랑이 아니라 도리어 자신들을 돌아보는 겸허한 모습을 보노라면 때로는 눈시울이 뜨거워지곤 합니다.
이복규 장로님의 ‘앞자리의 은혜’를 읽으면서 정말 세 살 버릇이 여든까지 간다는 속담에 고개가 끄덕입니다. 설교자를 통해 하나님의 은혜를 사모하는 장로님의 열정이 모든 성도들에게 주어진다면 한국교회는 분명히 다시 소생하리라 믿습니다. 임문혁 장로님의 ‘골방’은 새해를 맞이하여 새로운 소망과 결심과 삶의 원동력이 되는 기도의 처소를 꾸미고 실천하는 모습에서 고개가 저절로 숙여집니다. 참된 신학은 기도로 시작하고 기도로 맺기 때문입니다.
최운식 장로님의 ‘교도소까지 전해진 <은혜의 샘물>’을 읽으면서 하나님께서 그토록 찾고 계시는 전도자의 모습을 보는 듯했습니다. 장로님께서, 편지를 보낸 한 죄수 형제를 사랑하는 마음으로 송금하신 7만 원이 백 배의 결실을 맺길 기도합니다. 『은혜의 샘물』은 인생의 마음 깊은 곳에서 두레박으로 하나님의 은혜를 길어서 독자들의 갈증을 씻어주곤 합니다.
둘째, 『은혜의 샘물』은 진솔한 삶의 이야기에 머물지 않고 영원한 생명을 향한 삶과 죽음의 철학이 담겨 있기 때문에 독자들의 사랑을 받습니다. 오늘날 수많은 글들은 인기를 끌기 위해서 각종 미사여구를 갖다 붙이곤 합니다. 독자들의 관심을 끌기 위해서 인기영합적인 묘사를 쏟아내기 위해 안간힘을 씁니다.
하지만 이 책은 필자들이 한평생 살아오면서 진지하게 맞닥뜨렸던 인생의 근본적인 문제들을 독자들과 함께 고민하면서 공유하는 소통의 장입니다. 단순한 글이 아니라 마음에서 마음으로 나아가기에 비록 어려운 문제들을 신앙의 울타리 안에서 담백하게 풀어가고 있습니다. 어느 날 <은혜의 샘물>의 글을 읽고 문자를 보냈습니다.
“사랑하고 존경하는 김기창 장로님! 장로님의 글 ‘기회가 오기만 하면…’을 읽으면서 영혼 구령을 향한 잔잔한 감동과 함께 눈시울이 뜨거워집니다. 먼저 아내를 하늘나라에 보내고 큰 슬픔에 잠겨 있는 L형에게 보낸 위로의 글과 발인 예배에서 장로님의 기도는 목회의 진면목을 보여줍니다. 죽음을 관조(觀照)하시는 장로님의 사색(思索)을 배우며 감사하는 마음을 올립니다.”
발인 예배의 장로님 기도를 인용합니다. ‘믿는 자의 죽음은 공포나 두려움의 대상이 아니라 이 세상 저 너머에 있는 하늘나라 본향으로 가는 입구라는 사실. 곧 이 땅에서의 삶의 끝은 천국에서의 새로운 삶의 시작이고, 죽음이라는 관문을 통과하지 않고는 그곳에 갈 수 없기 때문에 우리는 세상 사람들의 임종과는 달리 소망을 갖는다는 진리를 확인시키고 싶었다. 또, 나그네와 같은 이 땅에서의 삶의 고통과 질병과 환난의 연속이요, 하나님께서 허락하신 안식의 세계는 근심, 걱정 없는 복된 나라라는 것도 강조했다.’
그렇습니다. 『은혜의 샘물』은 또 하나의 책이 아니라, 진솔한 삶의 이야기이자 하나님의 한없는 은혜를 가득 담고 있는 보고(寶庫)입니다. 이 책을 통해 많은 분들이 삶 속의 신앙, 신앙 속의 삶에 대해 성찰하는 시간을 가져 보시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