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혜의 샘물] 헌금을 돌려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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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혜의 샘물] 헌금을 돌려주세요
  • 심기섭 장로
  • 승인 2024.08.14 14: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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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기섭 장로/서울시민교회, 전 서울은혜초등학교 교장
심기섭 장로/서울시민교회, 전 서울은혜초등학교 교장

어느 주일 당회실로 여 집사 한 분이 나를 찾아왔다. “장로님, 제가 헌금한 돈, 돌려주세요.” 순간 당황했다. 헌금한 돈을 돌려 달라니. “집사님, 하나님께 헌금한 돈이니 제가 결정할 수 없고 당회에 이야기해 보아야겠어요.”

우리 교회는 교회 설립 40주년 기념으로 분립 개척교회를 하기로 결정했다. 분립 개척 교회는 본 교회에서 반경 8㎞이내에 본 교단 교회가 없는 곳으로 정하고 20억 원을 지원하기로 했다. 이는 온전한 교회 예배당 건물을 갖추어 분립 개척에 동참하는 성도들이 부담 없이 동참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함이었다. 분립 개척에 동참하는 유형을 1) 완전히 동참하는 사람 2) 1년에서 3년을 도와주고 본교회로 돌아오는 사람 3) 물질과 기도로 후원하는 사람으로 나누어 신청서를 받았다. 분립 개척에 완전히 동참하는 사람은 시무장로 3명을 비롯하여 120여 명의 성도였다.

구리시 수택동에 있는, 바닥 면적이 102평인 지하 1층, 지상 5층인 학원 건물을 32억 원에 매입했다. 지하에 본당 예배실, 1층은 카페 코이노니아, 2층은 교육관으로 리모델링했다. 은행에서 대출받은 12억 원에 대한 이자는 3층에서 5층까지 세 들어 있는 학원에서 받는 돈으로 충당하고도 남았다.

우리 교회 1년 경상비 수입은 20억 원이 조금 넘는다. 그래서 분립 개척을 위해서 성도 개인이 1년 동안 헌금하는 금액을 한 번 더하면 분립 개척 헌금이 모아진다고 광고한 결과 19억 원이 조금 넘는 금액이 모아졌다. 교회를 더 크게 확장하기보다 교회를 분립 개척한다는 명분이 앞서다 보니 성도들이 힘써 헌금한 것 같았다. 얼마나 감사한 일인가.

헌금한 것을 돌려달라고 한 여 집사는 내가 잘 모르는 사람이다. 분립 개척교회를 위해 헌금한 지가 6개월이 넘었는데 이제 와서 헌금을 돌려달라니 도무지 이해가 되지 않았다. ‘얼마 전 권사 선출을 위한 공동의회가 있었는데 떨어져서 그랬다는 말인가? 그러면 권사가 되기 위해서 헌금을 했단 말인가?’ 씁쓸했다.

새벽기도 시간에 누군가 뒤에서 내 어깨를 툭툭 쳤다. 돌아보니 헌금을 돌려달라고 했던 그 여집사였다. “장로님, 제 헌금 중에서 2백만 원은 S목사님에 드리고 나머지를 돌려주세요.” 이 또한 무슨 뜬금없는 소린가 곰곰이 생각해보니 S목사(부목사)가 새벽기도 설교 중에 도와주어야 할 사람이 있다고 했는데 그 소리를 들었던 모양이다.

당회에 그 이야기를 했더니 모두 난감해했다. 하나님께 헌금한 돈이니 돌려줄 수가 없다. 이것이 선례가 되면 안 되니 돌려주어서는 안 된다는 의견이 대다수였다. 얼마 뒤 장로 한 분의 부인인 권사가 나에게 전화를 했다. “장로님, 제 남편으로부터 이야기 들었어요. 이 이야기를 제 언니한테 했더니만 대뜸 ‘교회에 헌금한 돈을 어떻게 돌려줄 수가 있니? 내가 너희 교회 목사님 설교를 듣고 은혜를 많이 받고 있어. 그래서 내가 5백만 원 낼 터이니 네가 5백만 원 내어서 처리해라’고 이야기하네요. 그래서 제가 처리할게요.” 당회가 고민하던 문제를 한 번에 해결하게 되었다. 하나님은 참 묘한 방법으로 우리의 걱정을 덜어주신다.

2014년 12월 31일. 송구영신 예배를 드릴 때 분립 개척 교회 파송식을 함께 했다. 몇십 년을 함께 동고동락했던 믿음의 형제들과 헤어지는 슬픔도 있었지만, 또 하나의 주님의 교회가 든든히 세워지는 것에 대한 감사함이 더 컸다.

120여명의 성도들을 보내고 2015년도 경상비 수입이 걱정되었는데 우리 하나님께서는 참 묘한 방법으로 2014년도 경상비 수입보다 더 넉넉히 채워 주셨다. 하나님께서 기뻐하시는 일을 하게 되면 하나님께서는 우리가 알지 못하는 방법으로 은혜를 베풀어 주시는 분이심을 다시 한번 알게 되었다. 할렐루야!

시간이 흘러 지금 이 글을 쓰고 있는 순간. 우리 교회가 분립 개척한 구리 우리 시민교회는 5층 건물 전체를 교회가 사용하는 든든한 교회로 성장하고 있다. 모든 영광을 하나님께 돌린다. 하나님께 영광! 하나님께 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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